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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책입니다???

by 오인환

나의 글 마지막에 이런 글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다. "출판사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책입니다." 뒷광고 이야기가무성하던 시기,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마치 자신이 돈을 주고 구매한 것 처럼 꾸미던, 많은 상품에 대해, '광고'였다고 밝혔다. 여기에 꽤 많은 대중이 분노했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간접광고를 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나의 글에도 광고는 가끔 붙어 있다. 그 비중은 어떤 시기에는 많다가 어떤 시기엔 적다. 사실 내가 하는 행동에 '광고'라고 할 건 없다. 연예인들은 TV프로그램에 패션 브랜드 협찬을 받은 옷을 입고 출연한다. 식사 한 그릇 먹고 주인의 호의에 따라 사인을 해준 대신, 값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이 노출 시킨 상품에 대한 모든 '협찬 문구'를 받진 않는다. 나또한 '도서 협찬'에 대해 큰 반감이 없다. 연예인들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협찬광고'가 들어왔다고 입는 다는 경우도 없다.


광고는 소비자에게 나쁠 수도 있지만, 알지 못했던 상품을 노출 시켜준다는 장점도 있다. 언젠가 음을 대충 알고 있지만 제목을 모르는 노래 때문에 신경 쓰였던 적이 있다. 그러던 어느날 라디오에서 노래제목과 함께 노래를 틀어주는 것이 아닌가. 라디오DJ가 노래를 틀어주는 일에는 '봉사'가 아닌 '자본'이 작동한다. 우리나라의 '가수'는 프리랜서에 속해 있어 정확하진 않지만 '한국가수협회' 기준으로 정회원이 1000명, 준회원 500명, 명예회원 2000명 이상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고 있는 가수가 그리 많지 않다. 다수의 무명들은 '라디오'나 'TV'출연의 기회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노래는 굉장히 훌륭한 경우도 많다. 대한민국 최고 가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나얼'은 무명가수 '앤썸'시절 코러스 정도의 역할만으로 대중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우리가 현재 '브라운아이즈', '브라운아이드 소울'처럼, 한국 음악의 결을 높힐 수 있는 이유는 '무명'이었던 그가 어떤 방식으로던 대중에게 소개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래에서의 원석 발굴은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도서'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만약 어떤 출판사나 어떤 작가의 글이 좋지 못했다면, 그 출판사는 대중에게 신뢰를 잃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것이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일단, 좋고 나쁘고를 떠나 옵션을 늘리는 일은 문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출판사 협찬이었네?'는 배신감이 느낄 수 있다. 실제 협찬 받는 물품에 '나쁜 평'을 내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왠만한 서평 제안에 별 죄책감 없이 응한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발라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며 댄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나는 '조터 피터슨'의 '12가지 인생법칙'을 너무 별로라고 생각하고 읽었다. 하지만 게중에는 이 책에 꽤 많은 공감을 하고 인생책으로 꼽는 사람도 존재했다. 나의 역할은 먼저 접하고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저 거기서 배울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알리는 일이다.


내가 쓰는 글들의 대다수는 책으로부터 소재를 차용하지만, 홍보를 목적으로 글과 소재를 지어내진 않는다.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더욱 잘 팔릴 수 있도록 부축이는 경우도 없다. '형편 없는 책'이라도 거기서 좋은 점을 찾아 내기위해 노력한다. 분명 누군가는 그 부분을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출판사로부터 협찬받기 때문'이 아니다. 직접 서점에서 구매한 책이 형편 없더라도 나는 거기서 무언가라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이건 책읽는 자세일 뿐이다. 예전에 협찬 받은 책의 내용중 '역사왜곡 이 의심되는 책'이 있었다. 나는 서평에 '사실과 맞지 않다'라고 기재했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의 가격은 기껏해야 1만 5천원에서 1만 8천원 사이다. 그깟 1만 8천 원 짜리 책을 공짜로 보기 위해, '너무 좋은 책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라는 가짜 정보를 팔고 싶지 않다. 내 본업은 '책읽는 사람'도 아니고 '책읽고 서평 써주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메일이나 DM으로 서평 제안 많이 온다. 성격이 완전히 다른 종류의 책을 무차별적으로 받는다. 특히, 마케팅 광고력이 약한 '소형 출판사'나 '개인 작가' 님들의 에세이나 소설은 무조건 '응'했다. 대부분의 글들은 훌륭했지만, 아마 출판 시장의 성격상 큰 '대박'이 나진 않았을 것 같다. 책이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꽤 많은 노고가 들어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이 출판되고 알려질 새도 없이 사라진다. 그중 좋은 책은 사람들에게 발굴되어야 한다. 이제는 제안 오는 모든 것들을 '응'할 수 없다. 너무나 많은 제안이 오기 때문이다. 읽어 내려가는 속도는 한정적인데 무제한으로 '응'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읽지도 않은 책을 마치 '읽은 척'하며 판매하는 역겨운 짓은 하고 싶지 않다.


내가 올리는 책광고 중, 만약 '책이 형편 없다면' 언제든 '출판사에게 책 값을 지불하고 혼자 소장하겠다.'라고 말 할 것이다. 책 값 2만원 때문에, 바쁜 시간을 쪼개어 가짜 마케팅에 동조할 생각은 없다. '왕이웨이 교수'의 '중국, 그래도 중국'은 거의 '중국 공산당의 선전물' 수준이었다. 또한 '미야자키 마사히로, 다무라 히데오'의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가 시작됐다.'는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국제정세'관련 글들 중 최악이었다. 물론 이 두 책에 대해서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긴하다. 또한 해당 출판사의 다른 책들도 훌륭하다.


내가 서평 제안을 받는 건, '공짜 책'이 촛점이 아니라, 나조차 찾지 못하는 좋은 책을 먼저 접하고 알리기 위해서다. 여기에 다른 해석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주셔도 좋다. 아무래도 책값 2만원 정도는 너끈하게 벌고 있음으로 그정도로 수동적인 삶을 택하고 싶진 않다. 나의 책과 글을 접했던 분들은 알고 있겠지만, 나의 삶의 모토는 '주체적인 삶'이다. 그것에 반하는 일은 크게 하고 싶지 않다. 나는 앞으로도 제안 들어오는 서평에 대해 기쁜 마음으로 응할 것이고 기꺼이 홍보할 생각이다. '광고'와 '홍보'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어감에 내 가치관을 바꾸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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