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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발]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말아라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독후감

by 오인환

마태복음7:614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

부정적인 정서나 감정을 숨기고 타인의 말에 순응하면서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 하는 경항을 의미하는 말로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다. 자신이 긍정적인 성격이라고 혹은 착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일부는 남의 무례함에 익숙한 편이다.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을 사람들은 '착하다'라고 표현하며, 불편한 상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고 자기합리화 하는 것을 '긍정적이다'라고 말한다. 이 두 표현은 모두 잘못됐다. 타인의 무례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는 것은 착한 것이 아니라, '무력함'일 뿐이고 착하다는 것은 능동적인 선행을 실행함으로써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잘못되어 있는 것을 '잘되고 있다'라고 합리화하는 것은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망상증'에 가깝다. 긍정적이다는 것은 모든 상황의 양면을 바라보고 한 쪽으로 쏠릴 수 있는 시선을 균형 맞추는 일이다. 가령, 우리가 불행이라고 하는 현상에서 행복의 측면을 바라보는 것 처럼 말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현상 중, 가장 꼴볼견은 '갑질문화'다. 기껏 해봐야 몇 만 원 짜리 재화나 서비스의 교환에 '선택권'이 먼저 주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거들먹거리는 꼴볼견들은 크게보자면 '반사회적인 인격장애'의 순화 버전에 가깝다. 누군가에게 '갑질'을 한다는 것은 결국,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결여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판단된 이들에게 '갑질'을 하여 자존감을 겨우 유지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종종 말한다. 마치 타인을 무시해야 자신의 지위가 유지된다는 착각을 하는 부류가 많아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곤 한다.


미국 MIT 공대 졸업생들 중, 사회적 성공에 가깝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는 전문적인 기술과 실력을 성공의 요인으로 꼽았다. 나머지 85%는 '공감능력과 인간관계'를 꼽았다. 또한 스탠포드 대학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이 비즈니스에 더욱 혁신적이었으며 조사대상 766명의 기업가 중 인간관계가 넓은 즉,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특허출원이나 신제품 출시가 3배가 많았다고 한다. 무례한 손님이나 거들먹거리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현대사회에 더 많다. 공감능력보다는 신체적 능력이 훨씬 더 성공요인에 가깝던 농업사회를 벗어나고 직장동료와의 관계가 원만해야하는 공업사회를 벗어났다. 이제는 다양한 고객과 대중을 상대하는 서비스 사회다. 더 많은 사람을 접하다 보면 불특정 다수 중 일정 비율로 무례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종교적 접근으로 '원수를 사랑하라'와 같이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이들을 스스로 포용하고 사랑하는 것이 '선행'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무례한 누군가가 헤치게 될 타인의 감정까지 보호하기 위해선, 무례한 누군가에게 칼 같은 대응을 해 줘야한다. '그럴 수 없습니다!' 라는 똑부러진 자기 방어는 분명하게 필요하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라.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사랑'과 '친절'은 불필요하다. 우리는 길거리에 꽂혀있는 돌뿌리에게 '한정식'을 차려 받치지 않는다. 그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그것을 대접해야한다. 다만, 어떤 누군가는 이런 단호함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그들은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는 없다. 그저 그런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되, 어제보다 조금만 더 단호해지기를 결심하면 그만이다.


나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말이 나온 김에 성경의 말을 하나 더 인용해보자, '절구에 넣고 찧어도 그 미련한 것이 벗어지지 않으니, 새끼 빼앗긴 암곰을 만날 지언정 미련한 자는 만나지 말라.' 피하지 못하면 즐기는 것이 맞다. 하지만 피할 수 있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맞다. 도둑을 곁에 두고 그가 선해지길 바라면 안된다. 거짓말쟁이를 곁에두고 한 번만 더 그를 믿어보고자 하는 것도 안된다. 자신이 도둑질을 당하지 않거나 거짓말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어떤 변화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저 조용히 자리를 뜨고나 부딪칠 경우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 자신이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적 특성을 갖고 있다면, 냉정한 말이지만 방법은 두가지 밖에 없다. 그것을 감내하던지 혹은 직업을 바꾸는 방법이다. 직업을 바꾸지 않으면서 그런 일을 당하지 않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존재이래로 단 한번도, 무례하지 않은 사람들이 100% 비율이었던 적이 없다.


사람을 상대하는 사람들은 그런 이들을 만날 수 밖에 없다.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다.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가령, "한라봉의 색깔이 빨간색이기 때문에 '값'을 지불 할 수 없다"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맛은 문제가 없지만, 한라봉이 빨간 건, 자신이 생각한 색깔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받은 한라봉을 다시 택배로 보낼테니, 돈을 바로 송금하고 요구했다. 택배를 받고 송금하겠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똥 밟았다는 생각으로 송금을 하고 2~3일 뒤 도착한 택배박스에는 10kg 중 2~3kg의 과일만 들어 있었다. 놀랍게도 이런 비슷한 류의 진상은 매년 꾸준하게 있어왔고 의외로 많은 편이다. 14개가 들어가야할 3kg 박스에 13개가 들어갔으니 값을 지불하지 못하겠다고 때를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들의 특징은 굉장히 정신적 피곤도를 높혀, '그냥 드세요'라고 하고 넘어가야 끝이난다. 그런 컴플레인 하나 때문에 큰 시간을 사용하는 건, 소탐대실한다고 생각하고 그냥 줘 버리고 넘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소수는 여러 루트에서 비슷한 학습경험을 하고 이곳 저곳에 비상식적인 활동을 해 나간다.


무례한 이들에게는 '나도 말 안통하는 사람입니다'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친절'과 '예의'를 차려 줄 필요가 없다. 가끔 '똑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논리로, 상대가 무례해도 나는 웃으면서 받아준다는 경우가 있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넘기는 행위는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낼 뿐이다. 어차피 그들은 '친절'과 '예의'를 모른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 주는 것은 돼지의 잘못이 아니라 던진 사람의 잘못이다. 무례한 이들이 무례한 행동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도록 적당한 트라우마를 심어주고 그런 행동이 분명 타인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고 자신에게도 불쾌한 기억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갑질의 순환고리를 끊어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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