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가 사용하는 근육과 권투선수가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다. 골프선수가 사용하는 근육과 농구선수가 사용하는 근육 또한 다르다. 우리는 이렇게 신체의 능력을 구분 짓을 때는 하체, 상체, 팔, 다리 등 여러 근육의 역할을 분명하게 나눈다.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선 전반적인 체력 관리는 필수지만 하체 집중 훈련은 필수적이다. 야구 투수들이 운동하는 방법을 보면 굵은 고무줄을 힘차게 잡아당기며 팔과 어깨를 단련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하지만 유독, 신체를 벗어나, 두뇌와 정신세계로 올라오면 사람들은 유독 '책'만을 이야기한다. 마치, '책'이 모든 것에 해결책인 것 마냥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성공하며,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학업성적도 오를 수 있다는 착각말이다.
지난 2014년, 중졸 아들들을 서울대에 보낸 중졸아버지의 이야기가 SBS '생활의 달인'에 소개된 적이 있다. 강원도 춘천에 사는 '노태권' 님의 이야기다. 그는 강원도 춘천에서 중졸의 학력으로 막노동꾼으로 일하며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그는 40대 중반이 되서야 겨우 한글을 뗐다. 첫째 아들 동주 씨는 게임 중독이었다. 둘째 동생 희주 씨 또한 게임에 빠져 들었으며 건강상의 문제로 모두 중졸의 학력을 갖게 됐다. 아버지인 노태권씨는 이런 아들들을 위해 직접 공부를 시작했다. 가장인 그는 일하며 공부를 시작했다. 주유소 알바, 공사 현장에서의 노무직을 행하며 그는 꾸준한 공부를 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아버지인 노태권씨는 수능 모의고사에서 400점 만점에 390점을 받을 정도로 실력이 높아졌고 첫째 아들은 실제로 수능 390점을 받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입학했다.
아버지 '노태권' 님은 '난독증'이었다. 그의 공부 비법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그는 아내가 책을 읽어서 만들어 준 녹음 테이프를 들었다. 그는 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고 과외를 받은 것도 아니다. 글자를 쓰지 못하는 '노태권' 님을 위해 아내는 공사장에 있는 시멘트 포대에 내용 요약을 적어주고 기름떼가 묻지 않게 코팅을 해주었다. 또한 아내가 녹음해준 테이프를 가지고 다니며 세차장 일을 하면서,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수시로 들었다. 그 결과 그는 까막눈에서 부터 시작하여, 공부 시작한 지 7년만에 7번의 모의고사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문해력이 뛰어나면 마치 좋은 학업성적을 얻을 것만 같은 마법이 어쩌면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주게 하는 실례다.
모든 문제를 '문자'로 해결 하려고 했던 송나라는 과도한 문치주의 사회였다. 문화, 예술, 경제, 정치, 사회 문제를 모두 문자로 해결해야하는 사회분위기는 '송'을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문맹이라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했던 징기스칸은 뛰어난 통찰력과 전략을 갖고 있었으며 뛰어난 리더쉽과 하드웨어적인 능력을 통해 겨우 백만의 인구로 당시 세계인구의 3분의 1인, 1억명을 지배 했다. 그렇다면 독서는 필요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이란, '읽고, 쓰고, 말하고, 듣고'의 능력이 존재한다. 이 중, 말하는 능력과 듣는 능력은 특별한 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생활 중 의도치 않게 사용하고 길러지게 된다. 하지만 읽거나 쓰는 능력은 사실상 기회가 많지 않다. 특히나 '긴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은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반드시 읽는 능력을 통해서만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4가지 방법 중에서 인위적으로 향상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읽기'이다. 듣기와 말하기는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인위적으로 노출 빈도를 향상 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읽고 쓰는 것이다. 쓰는 일 또한 읽는 일이 수반 되어야 가능한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모든지 균형이 중요하다. 읽기만 하는 능력은 아무런 능력이 아니다. 기름을 넣기만 하고 앞으로 달려가지 않는 자동차가 몇기통 엔진인지 중요하지 않은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일단, 언제 활용될지 모를 능력이라면 '길러놓고 보자' 식의 방법 또한 반드시 틀렸다고만 할 수도 없다. 모든 것에는 임계점이 존재한다. 세상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로는 '대나무'가 있다. 대나무는 일정 기간까지는 자라나는 속도가 느리지만, 죽순이 싹을 뽑아내고 땅으로 솟아난 뒤부터는 하루 1미터씩 자라는 괴물과 같은 식물이 된다. 우리에게 숨겨진 재능이 사용되지 않는 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임계점을 뚫어 넘길지는 알 수가 없다.
이 책은 '책벌레'들의 서재를 소개하고 그들의 정리 노하우를 알려준다. 책을 좋아하는 나 조차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는 내공들이 첩첩이 쌓여 있다. 나의 서재는 분류별로 정리 되어 있는 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꾸 늘어나는 책 때문에 정리를 해도 다시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서재를 보면서 나 또한 배울 것들이 많았다. 그들은 언제든 아웃풋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서재와 지식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다. 이는 언제든지 이를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사용되지 않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 이처럼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는 지식들이 쌓여 있는 것들을 보면서 그들이 쌓아둔 지식들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우표를 수집하는 일은 단순 취미일 뿐이다. 누구나 멋있는 서재를 가지고 있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책 또한 수집하는 것에 의의를 갖고 있다면 이것을 그저 자기 만족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왜 읽지 않는 책들을 쌓아두느냐를 보고 허영심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피규어나 우표를 모우는 일처럼 책을 수집하는 일 자체에 만족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본다. 책을 읽으면 무엇이 좋아지는가? 비판적 사고, 논리적 사고, 창의적 사고 그 무엇이 되더라도 그것은 독서의 본질이 아니다. 그것은 독서로 얻게되는 부수적인 것일 뿐이다. 인생에서는 앞서 말한 사고능력이 필수는 아니다. 인생의 본질과 필수능력은 '행복함'에 기민하는 것이다. 독서는 자기 만족이고 그로 인해 행복하다면 되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에는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서재를 갖고 이 책의 작가들의 서재를 부러워하는 일 또한, 그저 이유나 목적없이 책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라고 접근하여 보면 좋은듯하다. 독서는 그렇다. 책을 통해 그들의 서재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유 없이 부러워하는 걸 보면 그저 아무런 목적없이 책을 좋아하는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