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인사고과

별 다섯 개 부탁드려요 독후감

by 오인환


오래 전 유럽에서 전쟁중, 창기병은 기피 기병 중 하나였다. 그들이 사용하는 창의 길이는 3m가 넘고 무게도 3kg가 넘어가면서 전투에서 그들의 느리고 무거운 기동성이 약점이었기 때문이다. 전투 중 근거리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어, 고작 긴 창을 땅에 박아두고 상대돌격대를 먼저 맞이하는 용도로만 창기병이 활용되다보니, 그들은 총알받이로써의 역할만 수행하게 되었다. 이런 문화는 창기병의 숫자를 항상 모자르게 만들었다. 그런 이유로 15~16세기 유럽의 대부분 전쟁에서 창기병은 어떤 조직에도 속하지 않은 1:1 계약 형태의 군사 서비스가 대행해주는 일종의 용병서비스 직군이 대신 하게 되었다. 조직에 대한 충성이나 애국심보다는 시일에 따른 보수가 그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자 군주론의 저자인 마키아벨리는 그들을 보며 '용병대장은 유능하면 왕을 위협하고, 무능하면 돈 낭비니 결국 쓸모없는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창기병들은 서로 평원에서 만나 몇 번의 합을 겨룬뒤 초원에 앉아 쉬면서 상대와 술을 나눠 먹었다고 한다.




이렇듯 창기병 사업이 대박이 나자, 이런 일을 주선하던 용병 용역 회사의 잇속만 커져갔다. 그 와중에는 독일에서 알브레히트 혼 발렌슈타인(Albrecht von Wallenstein)이라는 용병대장의 용병 기업(company)은 15만 대군으로 군사가 늘어나기도 했는데, 그 규모는 프랑스나 스페인보다 병력규모가 컸다고 한다. 앞서말한 용병기업에서의 꾸준한 병령 증가는 페르디난트 2세 황제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고 황제는 매수꾼을 이용해 용병대장을 암살해버렸다. 그렇게 용병기업이 무너지고 이후에는 다시 조직에 대한 충성을 중요하시하는 왕권강화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우리가 말하는 프리랜서(freelancer)는 이처럼 자유계약을 하는 '창기병(lancer)'에서 유래를 했고 당시 용병기업을 부르던 기업인 컴퍼니(company)는 현대 기업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 조직에서 독립된 용병들이 많아지는 현상은 중세 유럽이 아닌 현대 우리 사회에서도 겪는다. 자유롭다는 것에는 여러 함정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소속감을 갖지 않으며 고용주와 상대 중 어느 쪽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독립적인 개체가 되기도 한다.




우리 시대 노동자들의 형태가 바뀌어 가고 있다. 특정기업에 소속되어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노동자로써의 법률적 권리를 보호받고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프리랜서의 확대는 앞서 말한 유럽의 예시와 같이 꼭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2021년 최저임금은 1시간에 8,720원이다. 임금근로자에게 보장되는 이런 최저임금은 프리랜서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그 밖에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어떤 권리도 프리랜서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 페이스북, 우버, 유튜브 등의 플랫폼 기업의 특징은 스스로 충성도 있는 병력을 갖지 않고 외부의 용병을 고용해 사업을 일군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동력을 투입하는 노동자들과의 관계는 사업자상의 동등한 1대1 계약관계라는 명분으로 그들은 노동자들에 대한 어떠한 책임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최저 임금이나 노동보험에 대한 의무나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도 없으며 노동환경에 대한 그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플랫폼 노동자들은 법률적 보호에 특히나 취약한 노동환경 속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리랜서는 플랫폼기업과 사용자 사이에서 2중으로 평가받는다. 그들이 임금은 시장논리에 따라 철저하게 낮아지고 높아지고하며 안정성마저 보장받지 못한다. 플랫폼 기업이 우리 사회에 이처럼 녹아 들어가게 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우리 노동의 형태가 급격하게 변해가는 것은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대, 30대의 일자리는 각각 8만 2000개씩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긱 이코노미'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기업의 입장에서 상시노동자를 고용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젊은 층의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시대의 새로운 문화에는 새로운 법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단순한 터치 몇 번으로 당일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우리 사회가 좀 더 살기 좋아지고 있다는 착각속에 빠지고 있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는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무한 양상되가고 있는 증거일 지도 모른다.




사회의 노동형태가 바뀌면서 이에 따른 법률적 해법도 함께 나와야 할 것이다. 플랫폼 기업과 문화의 발전으로 우리 노동자들은 '별점'이라는 무시 무시한 인사고과를 매일 한 건, 한 건에 따라 평가 받는다. 인권의 사각지대는 '억대 프리랜서'의 탄생 뒤에 감춰지며 이처럼 우리의 주변에서 언제나 존재하는 듯하다. 아직 본격적인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 이런 플랫폼 노동자들의 권익은 시간이 갈수록 사회에서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 뻔하다. 아마 그 언젠가 다가울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 인식을 이 책은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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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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