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한국어와 영어의 발음은 어떻게 다른가...

유학파 아빠의 영어교육#2

by 오인환


어학연수 첫날, 그 도시에서 가장 큰 종합대학교를 찾았다. 대도시 대학은 아무리 작아도 '한국어과'는 존재했다. 한국어과의 이미지는 유학생들의 학점받기 좋아서 수강하기도 했지만, 일부 한류 마니아층의 아시안계들과 소수 백인들이 다니고 있었다. 해당 대학교를 직접 찾아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교수 님과 부교수 님의 메일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됐다. 메일을 보냈다. 한국어과외를 무료로 해주겠으니 학생 주선을 해 달라는 메일이었다. 보통의 어학연수생들은 '영어 가르쳐 줄 친구'를 찾았다. 나는 다만 반대로 한국어를 가르쳐 주겠다는 접근일 뿐이었다. 비즈니스 뿐만아니라 세상의 대부분의 일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요구하는 일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일에 우선된다. 간단한 사고방식의 변화는 큰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나에게 연락오는 외국인 친구들이 줄을 서게 됐다. 친구의 친구를 소개받고 그의 친구를 소개 받았다. 나의 한국어 과외는 곧 내 영어 과외이기도 했다. 무료로 강의를 하는 나에게 친구들은 항상 고마워하고 미안해 했다. 하지만 그들의 한국어보다 더 빠르게 향상되던 건 나의 영어 실력이기도 했다. 그렇게 만난 친구 중 한 친구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독특한 의견을 듣게 됐다.


아시안들이 영어를 아무리 공부해도 그들의 인종을 소리로만 구분 가능한 것은 발성 탓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은 소리가 입 안에서 머물다가 사라진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유럽인의 경우 목 깊은 곳에서 나오는 울림이 입 안을 통해 증폭되어 밖으로 뻗어나간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얼핏 내가 친구들과 말하는 한국어는 턱이나 입술, 혀가 크게 움직이지도 않고 구강에서 머물다가 밖으로 뻗어나가지 못했다. 그 뒤로부터 외국 친구들의 입을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들의 소리는 비강과 구강을 열고 소리를 증폭시켜 더 멀리까지 소리가 뻗어나가도록 했다. 앞니를 살짝 건들이는 'L'발음과 두 앞니 사이로 살짝 삐져나오는 'Th'발음, 강하게 입에 소리와 바람을 머금고 있다가 터져나오는 'F', 'P', 'S' 발음들... 우리는 이런 발음을 'ㄹ' 혹은 'ㅍ', 'ㅅ'처럼 우리가 하기 쉬운 발음으로 말하곤 한다. 'C'로 시작하는 발음은 혀 끝이 앞니까지 나와있고 'ㅅ'보다 강하게 된소리로 발음해야한다. 호흡에서 더 많은 공기가 잎을 통해 뿜여져 나간다.


공동체 생활을 많이 하는 아시안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양'에서 더 많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는 건 어쩌면 이런 의사소통상 발생하는 '비말의 양' 때문일 지도 모른다. 아시아와 유럽의 지리적 공통점은 같은 위도에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지리적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차이는 그 대륙 밑으로 바다가 있느냐, 대륙이 있느냐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동양(동아시아)의 밑으로는 커다란 태평양이 있고 서양(유럽)의 밑으로는 커다란 대륙이 있다. 태양과 가장 근접하다는 적도는 기온이 가장 뜨겁게 올라간다. 유럽 밑에 있는 대륙인 아프리카는 유럽에 비교적 건조한 영향을 줬을 지도 모른다. 다만 아시아 밑에 있는 태평양은 습하고 잦은 태풍을 형성 했을 것이다. 이렇게 발생한 강수량의 차이는 '벼'와 '쌀'이라는 보편적 작물의 차를 만들었다. 벼의 연강수량 조건은 1000ml다. 벼는 같은 면적당 수확량이 밀에 비해 4배나 많다. 그런 이유로 벼를 재배할 수 있는 지역에서는 '벼'를 키우는 것이 이득이 된다. 벼를 생산하기 위해선 '보'를 짓거나 '관개사업'이라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필수다. 또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태풍의 영향으로 이 지역의 사람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된다. 이렇게 모여서 작업을 하게 되는 이들은 비교적 의사소통 전달에 있어서 수월했다. 굳이 큰 소리로 발음할 필요도 없이 가까운 동료와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반대의 경우는 서양이다. 서양은 밀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같은 수확량에 더 많은 토지가 필요했다. 큰 공동체 생활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더 넓은 지역의 작업을 하게 되면서 더 넓은 지역으로 소통 전달 능력이 필요 했을 것이다. 이런 지리적 특징은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입에서 옹알거리는 언어로도 옆사람과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동양에 비해 서양인들은 언어적 의사소통을 보조하는 제스처의 발달이 중요했다. 그들의 커다란 제스처와 표정은 아마 이런 지리적 요건에 의해 시작했을 지도 모른다. 때문에 그들의 표현을 크고 제스쳐도 크다. 그들은 표정을 통해 언어 외의 감정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안면 근육 중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입주변 근육을 자주 활용한다. 예전 한 연구에서 중국인과 스코틀랜드 인의 감정인식 방법에 대한 실험이 있었다. 이 실험에서 동양인은 눈을 통해 감정을 전달받고 서양인은 입을 통해 감정 전달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가 이모티콘을 사용할 때, 동양에서는 '^^'를, 서양은 ':)'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눈 모양을 통해서만으로도 기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음에도 서양에서는 눈은 그저 점일 뿐이고 입을 통해 표현하게 된다.


내 가장 친한 싱가포르 친구는 '한국어'를 보고 이런 평가를 했다. '세계에서 감정 표현을 가장 디테일하게 구분 할 수 있는 언어'라고 말이다. 쉽게 말해서 '잘먹었다'와 '잘 먹었습니다', '잘 쳐먹었다', '잘 먹었사옵니다' 등 우리는 어미의 변화를 통해 수많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가졌고 언어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동양 중에서도 가장 우리의 언어가 감정에 촛점이 맞춰진 탓에 우리 한국인들은 표정이나 제스처의 변화가 없어 딱딱하고 소리는 웅얼 거리며 입을 막는 마스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잘 적응하여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오늘은 아이들과 공항 근처 '빽다방'을 들리고 신제주 이마트를 들렸다. 다른 지역에 비해 동아시아 지역의 코로나 전파 속도가 느리다. 왜 그럴까. 정말 단순한 아시아인들의 통계능력 미달이 그 원인일까. 아이들 얼굴에 채워져 있는 마스크를 보며 영어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짧은 글을 투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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