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발] 어떻게 몽골은 세계를 지배했는가_언바운드

by 오인환

역사적 아이러니가 있다. 300만이 채 안되는 몽골이 세계를 지배한 역사. 몽골제국은 인류역사상 가장 큰 제국이었다. 그들이 갑자기 성장하고 세계를 지배한 것은'본질을 파악하는 능력' 때문이다. 그들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 내던 민족이다. 11세기 이전까지 몽골은 별볼일 없는 변방의 유목민족에 불과했다. 여진이나 거란에 치이고 부족간의 분열이 워낙 심해 세력을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들은 농사를 짓기 어려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넓은 초원을 유랑할 수 밖에 없었다. 거처가 없어 언제든 외부의 적으로부터 침입을 당하면 도망가야 하기도 했다. 이처럼 언제든 모든 걸 버리고 떠나야하는 상황은 몽골의 '본질 파악 능력'을 향상 시켰다. 갑작스러운 이동에 그들은 가볍게 가장 중요한 물건 정도만 챙기고 떠나야 했다. 불필요한 것과 필요한 것을 본능적으로 파악하고 빠르게 도망이나 유랑을 해야 했다. 가진 것이 많은 농경민족에 비해,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는지를 파악하는 능력은 그들의 문화와 본능 속에 들어갔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동 수단인 '말'과 언제든 장거리를 이동하며 먹고 잘 수 있는 생필품들이었다. 이런 최악의 상황 중 지구에 이상 기온이 일어났다.

11세기가 되어가며 지구의 평균기온이 내려간 것이다. 이로인해 몽골인들이 유랑하던 초원이 더 넓어지는 효과가 났다. 몽골인들은 자신들이 기르던 '말'이 어딜가도 뜯어먹을 풀이 많아지는 행운을 놓치지 않았다. 말이 뜯어먹을 풀이 더 넓게 자라고 있다는 것은 몰골인들이 말을 끌고 더 멀리까지 이동할 수 있음을 뜻했다. 그들의 말은 우유를 제공하고 기동력을 제공하고, 노쇠하고 병든 말은 식사 거리가 되었으며 전쟁에서 유용한 병력이 되기도 했다. 전쟁의 역사에서 '몇 만 대군'이라는 말이 흔히 나온다. 이 출정군사의 숫자는 통상 '보급병'과 '취사병'을 포함한 모든 군인의 숫자를 말한다. 가령 보급을 책임지던 보급로를 끊는 일만으로도 고대 전쟁은 생각보다 쉽게 전세가 역전되곤 했다. 쉽게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보급로를 차단했던 이순신 장군의 승리를 보면 알 수 있다. 고대 전쟁에서는 전투병의 능력과 수보다 '보급'이 훨씬 승패를 갈른다. 심지어 제대로 전투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특수병들은 스스로의 목숨도 책임지지 못하는 상태로 전쟁에 물자 공급을 위해 내던져 지기도 했다.

몽골의 군대는 달랐다. 몽골의 군대는 출정하는 모든 군인이 전투병이자 보급병이고 취사병이기도 했다. 그들은 고립된 상황에서도 언제든지 다양한 작전 수행을 할 수 있었다. 전투병은 전투에 특화되고 보급병은 보급능력에 특화되고 취사병은 취사 능력에 특화된 분업화는 오랫동안 농경민족의 능력 평가 기준이기도 했다. 글을 쓰고 읽는 사람은 글을 쓰고 읽는 일만 할 뿐, 요리도 전쟁도 취약해도 됐고,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요리만 잘하면 됐지, 전쟁의 능력은 하등 필요가 없었다. 이런 분업은 기동성을 약화시킨다. 빠르게 빈틈을 찾아 이동하고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선 다재다능한 기마병이 특수했다. 오랜기간 분업이 잘된 국가가 문명국가로서 번영을 누리던 시기, 몽골의 탄생은 혁신적이었다. 1206년 테무친이 44세의 나이로 대칸에 올라섰다. 적지 않은 나이에 몽골초원을 통일하였고 여기서부터 대몽골국의 역사적 확장이 시작된다. 몽골 초원을 통일한 징기스칸은 기마군단을 이끌고 외부로 진격해나간다. 노예나 귀족도 없고 농토도 없는 기마민족은 다재다능한 능력을 펼치며 농경민족을 지배해 갔다.

그들은 쉽게 말하면 약탈자였다. 본국에서 보급받고 전투를 하던 기존 전쟁양상의 흐름을 깨고 그들은 재빠르게 다른 지역을 점령하고 약탈하여 전쟁물자를 확보했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고구려' 또한 약탈에 능한 민족으로 중국에서는 기록하고 있다. 우리 현대 사회에서 약탈이란 좋은 이미지일 수 없다. 하지만 야생에서 약탈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다. 타인의 노력과 시간을 훔쳐 재빠르게 성장하는 굉장히 현명한 자세이기도 하다. 이런 야만적인 행동이 지금은 지탄받아야 할 비도덕적 행동으로 규범되어 있지만 실제 자본주의는 노동자의 시간과 노력을 자본가가 약탈해가는 과정과 다름없다. 자본가는 가만히 앉아서 노동자들이 생산해 내는 결과물에 일정 보상을 주고 나머지를 착취해간다. 자본가는 다수의 노동가들의 시간을 착취하는 샘이다. 보급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것은 기동성을 확장시키고 효율을 늘리게 해준다. 에어비엠비가 숙박을 하지 않음에도 최고의 숙박업체가 되고 우버가 자체 없이 최고의 운송업체가 된 것이 비슷한 이유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구글 또한 제대로 된 제조공장 없이 최고의 수익을 얻는 일종의 디지털 유목기업들이다.

농경민족에게는 '효율', '실리'보다는 '명분'과 '명예'가 우선시 된다. 전쟁에 승리한 장수는 명예와 신분 상승의 기회가 있었다. 가문에 대한 대우와 처분도 달라졌다. 고여있는 사회문화는 유럽의 방어구를 화려하고 위엄있게 만들었지만 전쟁에서 전혀 효율적이지 않았다. 그저 말 한 필에 칼과 활 한 자루씩 가볍게 갖고 있던 몽골민족에게 명예와 후속 조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신분을 나타내는 위엄도 필요없었다. '나의 명함에 어떤 이름이 박혀 있는가'와 그보다 중요한 '어떻게 효율적인 생산방식으로 성장해 가는가'는 현대 시대에 더 중요해졌다. 1000년 가까이 흘러간 이 역사의 배경이 다시금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는가 싶다. 당시 사회에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룰이 한 순간에 무너진데는 징기스칸 한 세대도 걸리지 않았다. 20세가 초 마차가 자동차로 변화가는데 처음 반까지는 십 수년이 걸렸지만 나머지 반이 모두 자동차로 바뀌는데는 수 년도 걸리지 않았다. 앞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과연 변화하는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일까에 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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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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