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 빛나느냐가 문제다.
미국 텍사스에는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둔 티파니 셰리라는 30대 여성이 있다. 그녀의 수익은 일주일에 120만 원 가까이 된다. 그녀의 직업은 무엇일까. 그녀가 엄청난 고수익은 아니지만 그녀가 수익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그녀의 남편과 그녀의 자녀 또한 같은 일을 한다고 한다. 이 가족이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들의 생계를 이어가게 하는 이 일은 바로 '쓰레기통 뒤지기'다.그녀는 2017년부터 남들이 버린 쓰레기통을 뒤져 쓸만한 물건을 줍고 이를 중고 매장에 팔아 남겼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수익은 크지 않지만 분명 의미가 있다. 그녀는 해당 내용을 SNS로 공유하며 영향력 가졌다. 그녀에 관한 뉴스가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 조차 확인 할 수 있으며 그녀의 '틱톡' 팔로워가 200만명, 인스타 팔로워 또한 2만 명인 것을 보자면 그녀가 쓰레기통에서 물건을 주워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단순 그 의미 이상의 의미가 있는 행동이다. 남들이 버린 물건을 주워다 사용하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다. 쓰레기를 줍고 이를 되파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이 얼마나 돈이 되는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방식은 다양하고 사회가 구축해 놓은 '돈 버는 법'의 틀을 깨고서도 얼마든 생계가 유지할 만큼의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가 버린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경유가 있다. 해외에서 생활하다보면 '귀국세일'이라는 이름의 세일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가고자 하는 이들이 물건을 급하게 처리하는 것들이다. 중고로 되팔기 애매하고 그렇다고 버리기는 더 애매한 물건들은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 시장에 나온다. 내가 유학하던 당시 나의 주급은 일주일에 3~400불도 되지 않았다. 학업을 하며 아르바이트를 하기에 시간적으로 맞추기 쉽지 않았다. 또한 해당 국가는 학생비자 소지자들에게 최대 20시간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더 이상의 일을 하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했다. 유학생인 나는 돈이 더 필요했다. 당시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귀국세일'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당시 가장 기본 밥통(rice cooker)는 중고 가격은 귀국세일에서 3불~ 30불까지 다양했다. 같은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10배의 시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용하여 밥통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10배의 시세차를 내고 되팔기를 반복했다. 일주일에 물건을 구매하고 되파는 일 만으로도 유학자금의 상당수를 보충할 수 있었다.
주어진 틀을 깨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이 사실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 깨우쳐도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가능성을 갖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기존의 틀을 깨는 사람들에 의해 바뀌어진다. 가령 일본인들은 한국의 노트북에 CD룸이 없다는 사실에 놀란다고 한다. 사실 처음 맥북을 사용했을 때, CD롬도 없고 USB포트도 없다는 사실에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세상에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편화 되면서 저장, 입력, 출력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현재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에도 역시 CD롬과 USB가 없다. 빠른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고화질 영화를 볼 수 있고 언제든지 파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현대 시대가 바라는 것은 CD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 오는 틀을 깨는 일이다. 이런 최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나면 다음은 조금 수월해진다. '따깍, 따깍'하고 버튼과 키를 누르는 키감은 핸드폰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구매 요소 중 하나였다. 얼마 지나고 스마트폰이 나온 뒤에 밋밋한 화면 액정을 누르는 일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였다. 이런 갇혀 있는 틀이 깨지는 일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를 떠나, 그 사고 방식이 어떤 일까지 가능하게 하는지 기대하게 만든다.
우리는 살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거나,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빼먹는다. 훌륭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은 결과를 비춰 말하는 말이다. 사실 아무리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영향를 끼치고 있는지와는 다른 이야기다. 온 우주를 통틀어 가장 빛나고 있는 별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내 눈에는 그보다 훨씬 작은 별인 '태양'이 가장 빛나는 별이다. 지금 당장 얼마나 밝게 가까이에서 빛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 비춰주는 지가 문제다. 태양은 바로 옆에 있지만 밤이 되면 아주 깜깜하고 별은 아주 멀리 있지만 그럼 해도 불구하고 나를 비춰줄 수 있다. 언제 어떤 사람이 되는지는 시간과 거리의 문제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의 문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