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롬 수제 다이어리 리뷰
* '수제 다이어리 '오롬' 사의 협찬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책 좋아하는 제 이웃 님들이 좋아할만한 상품이라, 협찬 제안에 'YES!!!!' 했습니다.
-오롬샵 공식몰은 'http://www.orom.co.kr/'
-회원가입 시에 3천원짜리 쿠폰과 2천원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생일 당일에는 만원 생일 쿠폰을 준다고 합니다.
-그밖에 회원등급시에는 백화점 상품권과 황금 열쇠 등의 선물을 증정합니다.
-이니셜 각인 서비스(5000원)을 추가하면 수제활자로 이니셜 제작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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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표현하게 되면 결국 그것이 현실로 나타난다. 그것은 심리학자 칼 융(Jung)이 말한 '동시성(synchronicity) 이론'과 같다. 칼 융의 '동시성 이론'은 비인과적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일을 말한다. 즉, 둘 간의 인과관계가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실제 칼 융은 매우 합리적인 성격의 여성을 치료하고 있었다. 그녀는 정신분석에 대해 의심을 갖고 치료에 불신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융에게 자신의 꿈에 나왔던 황금 풍뎅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꿈 속에서 누군가가 그녀에게 황금 풍뎅이 모양의 보석을 선물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칼 융이 창문을 열어보자, 그 곳에 황금색과 비슷한 색의 풍뎅이가 있었다. 융은 여성환자에게 다가가 황금 풍뎅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여기에 당신의 풍뎅이가 있네요." 이 일화 이후 환자의 치료는 원활해졌다. 이런 동시성은 과학적 입증이 불가능하지만, 통계적으로 입증되고 우리 삶에 종종 발견되는 사건이다.
우리가 밝히지 못한 인과관계는 우주 만물에 존재한다. 그것은 사람의 내면과 외면에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내면과 외부세계는 철저하게 단절되어 있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만도 없다. 과학이란 '관계 없음'을 정의하지 않는다. '관계가 증명된 바 없음'을 정의한다. 즉, 우리가 모르고 있는 일에 대해 과학은 '없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비과학적'이라는 말이 반드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손으로 글을 쓰는 일은 우리의 내면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끈과 같다. 이 끈을 통해 내면의 것들이 외부에 연결되면 더이상 인과관계가 전혀 없다고 말하지 어렵지 않겠는다.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그래서 중요하다. 군부대에서 우리의 뇌에는 망상 활성화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시스템은 긴급한 메시지를 두뇌의 활성화된 부위에 전송하고, 그렇지 않은 메시지를 무의식으로 전송한다. 고로 이 시스템은 긴급한 메시지에 두뇌를 기민하도록 만드는데, 가령 내가 전기차를 구매한 뒤 부터, 세상에 전기차만 보이거나, 나의 아이가 5살이면, 지나가는 5살 아이들이 눈에 쉽게 뛰는 것들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우리의 의식이 일정한 키워드나 목표에 기민하게 되면, 자는 동안에도 꾸준하게 이 시스템은 작동한다. 우리의 뇌에 그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각인 시키는 몇차례의 노력으로 우리는 그 키워드가 목표에 기민하게 작동하며 자고 있거나, 깨어있는 어느 순간에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특화패치가 되는 샘이다. '오롬 다이어리'를 선물로 받았다. '망상활성화 시스템'이 이미 각인됐는지, 나와 출생 년도가 같다. 1987년에 설립된 회사라는 사실에 더 각별해진다. 이 회사는 '오롯하다'의 순우리말을 이름으로 사용한다. 이는 모자람 없이 온전하다라는 뜻이다. 이름에서 이미 '수제 다이어리'를 만드는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다이어리를 꽤 오랫동안 사용했었다. 스무살부터 손으로 다이어리를 사용했다. 그러고보니 처음 사용하는 다이어리나 수첩이 많이 해져있다. 급하게 문방구에서 산 다이어리는 인조 가죽인지, 고무 재질의 무언가로 만들어졌다. 이것을 손으로 만져도 검정색 부스레기가 나온다. 어딘가 놓기 불안하다. 첫 번 째, 두 번 째, 세 번 째 다이어리를 구매하면서 점차 다이어리를 좋은 걸 써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경제력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나의 인생을 꾸준하게 촘촘히 담아내는 거의 유일한 아날로그 도구다. 현재는 스마트폰이 이를 대신하기도 하지만, 스마트폰과는 분명 다른다. 우리는 누구나 값싸고 편하게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음에도 정성을 다하고 육수를 우린 라멘집의 라멘과 인스턴트 라면의 맛을 같다고 보지 않는다. 편하고 좋은 것과 감성이 깊은 것은 분명 다르다. 공간이 넉넉하고 느낌있는 다자인이다. 심지어 잘 해지지 않도록 옆면은 은장으로 덮여 고급스러운 느낌도 있다. 꽤 맘에 든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다이어리 표면에 각인되어진 I.H OH라는 내 이니셜이다. 세상이 소품종 대량 생산되면서 우린 값 싼 제품을 마음껏 구매할 수 있게 됐지만, 철학 없는, 영혼없는 아이템을 소유하게 됐다. 핸드메이드 작업을 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내 이니셜이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이 것은 탄생 목적부터 오로지 나와 인연을 함께 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런 아이템들이 반드시 나와 함께 해야 한다고 느낀다. 나이가 들고 책을 점점 좋아 할수록 필기구에 욕심이 생긴다. 책을 읽을 때면, 이미 사라져 버린 명사들의 영혼과 대화한다는 느낌이 든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누군가의 생각을 읽는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나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유명한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 만큼이나 경이로운 경험이다. 십 수 년 간, 온,오프라인에서 다이어리 관리를 해왔던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시간과 공간이 다른 나를 현재의 내가 만나는 경이로운 경험을 함께 도와주는 이 '다이어리'의 중요성 말이다. 나는 만 20살 부터 정말 친한 친구나 지인에게 다이어리나 수첩을 선물하곤 했다. 매일 쓸 때마다 떠오를 수 있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계속해서 간직해야 하며, 시간이 더 지나고 지날 수록 소중해지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다이어리를 선물하는 것은 선물 받는 이의 과거를 선물하는 것과도 같다. 이제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가 일반화되어 간다. 좋은 선물들은 많지만 받는 이가 스스로 쌓아가는 과거의 흔적을 즐길 수 있도록 정말 의미있는 선물을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