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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책] 제주 최대서점_남문서점

by 오인환

제주 남문서점을 들렸다. 제주시에서 남문서점, 서귀포시에서 우생당은 내가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서점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차장'이다. 아직 모르고 있는 곳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정규모 이상이 되면서 '주차장'이 있는 서점 중 접근성이 좋은 곳은 제주에 이 두 곳이다. 광화문이나 신논현역에 있는 교보문고를 간 적이 있다.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규모와 구성이다. 제주의 남문서점이나 우생당은 제주에서 나름 제일 큰 서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타지역의 중견 서점 정도되는 규모라고 보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도민은 1인당 독서량이 13.9권으로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전국 평균이 8.3권이고, 서울이 11.8권, 대전이 5.7권이니 13.9권은 정말 엄청나게 많은 숫자다. 독서 시간도 하루 39분으로 전국 평균 23.4분보다 14.6분이나 많이 읽는다. 제주도민은 여가 시간 중 17.6%를 독서에 사용한다. 도민 1인당 책 보유권 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에는 이렇다 할 대형 서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희귀한 다이어리나 독서 상품이 많은 타지역 대형 서점에 비해 제주의 서점은 '책'만 있다. 독서 상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인터넷으로 구매해야한다. 제주는 '책 읽는 섬'이다. 정확한 인과 관계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제주는 전국 수능 평균이 11년째 1위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학생 간 표준점수 평균 차이도 전국에서 가장 적다. 이 말은 학생들 간의 성적 차가 적고 점수가 고르게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는 이렇게 전국 시도 수능 평균 11년 째 1위를 차지하며 학생들 전반적인 학업성취율이 높은 편이다. 이런 이유를 적은 학생수로 인해 선생님과의 친밀도가 큰 결정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무엇보다 '책'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제주의 경제를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 할 수 있다. 제주는 전국에서 근로소득이 가장 작은 지역이자 1인당 소득 증가율이 전국 3위,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3억 5416만원으로 서울에 이어 2위이다.(2017년 기준) 물론 여기에는 높은 부동상 평가액 탓도 있지만 사업 소득도 그만큼 높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쩌면 책을 읽다보면 '노동계층'보다는 '자산계층'으로 시선이 옮겨지는 이유도 기인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는 어쩌면 독서라는 명제를 바탕으로 제주의 미래를 귀납적 일반화하는 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사유라는 것은 '실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런 저런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 아닐까. 책은 재밌는 책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재미를 갖기 위해선 일단 그것에 대해 시작을 해야한다. 시장에서 파는 순대국밥을 나는 군입대 전까지 먹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군에 입대하고 선임들과 외박을 나와 새우젓에 당면순대가 들어있는 순대국밥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이처럼 내가 좋아할지, 좋아할지 모르는 내 취향을 넓히기 위해, 나는 최근 '아이들에게 책 골라 달라고 하기'를 사용하고 있다. 서점에 풀어놓고 "아빠 책 하나만 골라줘." 라고 말한다. 아이는 그냥 느낌을 갖고 아무 책이나 고른다. 그러다보면, 평소 나라면 그냥 넘어갈 것 같은 주제의 책들을 고민해보게 된다. '커넥팅' 사의 '대중은 멍청한가(위고 메르시에)', '꿈과희망' 사의 '걷다보면 어른이 되어있겠지(황인선) ', '인물과사상사'사의 '커피인문학(박영순)'과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이상미)' 아이들이 고른 책들이다. 아이들이 골라줬는데, 꽤 만족스럽다. 만약 내가 혼자 가서 책을 골랐다면, 무의식적으로 스치고 넘어갈 주제를 골랐다. 내 책 4권과 아이들 책 2권을 샀다. 아이들은 '스마트베어'사의 '콩순이 동요 스마트폰'을 골랐다. 병렬독서의 습관 덕분에 아직 읽으면서 완독하지 못한 책들이 꽤 있다. 그럼에도 다시 몇 권의 책을 리스트에 올렸다. 언젠가 다 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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