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학원 이름이 뭔가요?
A. '잘될거야' 입니다. 제 첫 번 째 책이름이 '앞으로 더 잘 될거야'입니다.
Q. 입간판이 촌스럽나요?
A. 괜찮습니다. 제 두 번 째 책이름이 '촌스러워도 괜찮아' 입니다.
Q. 무엇을 가르치나요?
A. 영어와 논술입니다. 제 세번째 책이 '쓰면 이루어진다'입니다.
Q. 어디에 있나요?
A. 서귀포시 남원입니다.
학원 이름과 업종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엘리스 어학원', '프라임 영어학원', '엘리트 입시학원' 등.
영어로 된 멋있는 명사형 학원이름을 고민했지만 보기엔 의미를 알 수 없는 아파트나 자동차 이름에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센트리빌, 미메이드, 골드빌, 푸르지오, 리슈빌, 아이원. 카니발, 아반떼, 아발론, 시에나, 오딧세이 등. 물론 대기업의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왜 사케는 Sake이고 스시는 Sushi인데, 막걸리는 Rice wine이고 김밥은 Korean Sushi라고 부르는지 불만이 많았다.
Avante는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앞으로'라는 뜻이다. 아마 라틴어 계열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에 수출을 해야 하는 판매전략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지은 이름을 기억해야 할 사람들은 한국인이라 한국어가 좋겠다고 판단했다. 우리의 뇌는 뛰는 것을 상상하기만 해도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실제로 뛰었을 때와 비슷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상상을 한다는 것은 실제로 신체의 변화를 일으클 만큼 강력한 간접체험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상상과 실제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스스로 지어낸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될거야'라는 동사를 명사로 활용하여 자주 읊는 행위가 스스로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학생도 잘 돼야하고 학원도 잘 돼야 한다. '잘될거야 영어', '잘될거야 논술' 입으로 소리내어 부르는 행위만으로 우리의 뇌가 착각을 일으킬 것이라 믿는다. 독일 나치스 정권의 선전장관인 요제프 괴벨스는 나치 선전과 미화를 책임지던 인물이다. 그의 목적이 어쨌던간 그의 선전활동은 성공을 거뒀다. 그는 자신의 수법에 대해 이런 표현을 사용했던 적이 있다. "한 번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이지만, 천 번을 반복한 거짓말은 진실이 된다." 그러지 않다는 자기논리가 있더라도 그렇다고 천 번을 반복하면 그것은 진리로 바뀌어 진실이 되어버린다. 들었던 예시는 꼭 긍정적인 건 아니지만, 어쨌건 자기 자신을 비관하거나 과소평가에 익숙해진 열등감 있는 이들에게 '잘될거야'는 분명 그 이름 이상의 무언가의 역할을 할 것이다. 학원 간판이 멋스럽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입소문'이 가장 좋은 마케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겉만 화려하고 내실이 비어있는 것은 '교육업'이 아니라, '유흥업'에 더 어울리는 듯하다.
영어도, 수학도, 과학도, 역사도, 사회도, 경제도 모두 분야가 다르지만 결국은 '글읽기'다. 어떤 종류의 글을 잘읽었느냐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초는 '글 잘읽기'다. 글을 잘 읽는법은 많이 읽는 것이다. 많이 읽다보면 글을 쓰게 된다. 글을 쓰다보면 많이 읽게 된다. 이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모든 과목이기도 하고 단어와 단어 순서를 바꾸면 영어가되기도 한다. 숫자를 가지고 계산하는 것은 산수이고 수학이란 수나 양, 공 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학문이다. 모두가 '글'이다.
학원 위치가 매우 멀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다. 이곳에서도 조금 더 산으로 올라간다. 엄청난 단점이다. 괜찮다. 걸러질 이들을 일부러 걸러내지 않아도 괜찮다. 공짜로 주어지는 약보다 100원이라도 내고 먹는 약이 효과가 좋다고 한다. 학원으로 들어오는데 사용된 시간은 버려지지 않는다. 가치를 높일 뿐이다. 보통의 교육 시설은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하지 않는다. 이는 사찰도 비슷하다. 서울대-관악산, 고려대-북악산, 서강대-노고산, 성균관대-북악산. 물론 학원은 접근성이 좋아야하고 주변 학교와 매우 가까워야 성공한다. 하지만 괜찮다. 아마 이런 불리함 때문에 다수에게 선택받진 못하겠지만, 정말 중요한 소수가 반대로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