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제조업처럼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과 만물이 존재하고 움직이는 모든 것에서 발생한다."
그렇다. 데이터는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발생하는 것이다. 올늘 8일차 유튜브 스트리밍을 방송했다. 2시간 내지 세시간 정도를 방송하는데, 시청자는 많지 않다. 내가 흘려 보낸 시간은 사라지지 않고 유튜브에 기록된다. 스트리밍으로 송출됐던 영상은 기록으로 남는다. 2021년 10월 19일, 오늘 2시부터 시간이 남았다. 혼자 조용히 책을 읽다가 컴퓨터 앞에서 나의 모습을 송출했다.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았다. 그저 저작권이 없는 피아노 음악을 틀어놓고 조용히 책을 읽었다. 사람들은 들어오고 나갔다. 그 와중에는 함께 수 분을 머물렀던 분도 있고 구독을 눌러주신 분도 계신다. 좋아요도 함께 찍힌다. 이렇게 만들어진 흘러간 시간은 기록이 되어 유튜브 데이터 센터에 저장된다. 80세가 된 어느날 나 조차 잊어버린 기억을 유튜브는 기억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생생하게 말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했던 기침의 횟수와 들숨과 날숨까지 모두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 기록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마 내가 죽어서까지 기록될 것이다. 데이터는 만들어 낼 수 없다. 이는 생성된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고르던 내가 어떤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는지, 내가 어떤 페이지에 몇 분을 머물고 있었으며 이것이 구매 전환률은 몇 퍼센트가 됐는지. 이 것들은 모두 데이터의 형태로 남는다.
나의 무의식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모든 것들이 데이터로 남는다. 수 십 만에서 많게는 백 만이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유튜버들 중에는 아주 유익하고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영상을 만드는 이들도 있지만, 아무 의미 없이 화면만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컨텐츠도 있다. 하지만 그런 영상을 구독하는 이들이 적잖다. 어쩌다 한 번 올라오는 방송이라면 사람들은 그를 철저하게 무시할 것이다. 어쩌면 알고리즘조차 그를 띄울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다. 알고리즘이 그의 영상을 다른이들에게 노출시킬 이유와 명분. 그것은 쌓여진 데이터의 양으로 판별한다. 어떤 영상을 얼마나 노출하면 사람들이 이를 클릭할 것인지. 그리고 실시간 시청자 중 얼마나의 비중이 그에게 좋아요를 누르고 채팅의 바능을 하는지. 모든 것은 데이터가 된다. 이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이들은 아무리 좋은 영상과 컨텐츠를 갖고 있음에도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이들보다 월등하게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게 된다. 유익함과는 별개다. 단순히 데이터의 싸움이다. 이런 데이터는 노출빈도와 사람들의 패턴 파악을 가능하게 하고 체류시간을 예측한다. 이 체류시간은 광고 노출 시간과 비례하며 광고 노출 시간은 수익으로 이어진다.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무료인 이유다. 모든 상업활동에는 경제적 이유가 존재한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을 사업가는 하지 않는다. 유튜브와 네이버, 쿠팡, 카카오 모든 이들이 데이트를 갖고 있다. 많게는 십 수 년 전 기록들 부터 시작하여 적게는 어제와 오늘 있었던 모든 일까지 기록된다. 네이버에 단순히 생각을 적는다. 나의 생각이 옳다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쌓는다. 이렇게 쌓여져 있는 데이터의 양은 노출의 빈도를 높이고 유입과 체류시간을 결정한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 단순히 책을 읽고 감상평을 기록한다. 하지만 내가 쌓아 놓은 데이터의 공간이 일기장이 아니라 온라인상이라는 사실만으로 꽤 많은 영향력이 생기곤 한다. 블로그 이웃이 5,400만에 인스타 팔로워도 10,400명이다. 브런치도 대략 50명이 약간 안되는 사람들이 구독 중이다. 개인 종이 일기장에 기록했으면 쌓이지 않을 데이터는 광고를 붙일 수 있는 상품성을 갖고 훌륭한 데이터가 된다. 그것이 다른 무료 플랫폼들이 내 글을 노출시키는 이유가 된다. 나에 글에 체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노출을 희망하는 상품판매자들의 연락이 돈다. 결국 데이터는 돈이다.
앞으로는 데이터 전쟁이 될 것이다. 중국을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이유는 15억의 잠재력 있는 데이터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동물이나 식물이 아닌 사람의 패턴을 분석한다. 1명보다는 2명을, 2명보다는 4명을 더 선호한다. 1분보다는 2분을, 2분보다는 4분을 더 선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엄청난 데이터들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전쟁은 이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요하고 관리하느냐로 결정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비록 인구는 5천 만이지만, 상당히 세계적 수준의 인터넷 보급과 스마트폰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적잖은 데이터를 쌓는 국가다. 나의 새로운 도전인 유튜브 또한 오늘부로 구독자가 310명이 넘었다. 아마 단순한 데이터 축적이 더 많은 구독자를 발생하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지는 그저 피아노 배경의 독서나 하고 잡담이나 잡지식의 이야기를 쌓아하는 '오인환TV'의 구독자가 증명할 것이다. 위 글은 '원희룡이 말하다'라는 책의 일부를 캡처한 글이다. 전반적인 책의 내용이나 맥락과 상관없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저 한 줄 때문에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 급하게 생각을 데이터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