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을 하나 받았다. 보내주신 분은 교보문고에 진열된 나의 책 일부를 훑어보다가 메일을 보내주신 듯 했다. 정중하게 책 내용에 이견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행복과 돈은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다. 아마 내가 썼던 글에서 '돈과 행복'의 연관관계를 설명한 부분을 보신 듯 했다. 돈이 없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으며,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사실, 정확하게 어떤 부분을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당 내용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 다시 답신해 드렸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만약 당신에게 선택권을 주었다고 가정해보자.
A. 외부
1. 가난할 것
2. 부유할 것
B. 내부
1. 행복할 것
2. 불행할 것
여기서 A와 B는 어떠한 상관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돈이 없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A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B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옵션
1번: A1&B1= 가난하지만 행복한 인생
2번: A1&B2= 가난하면서 불행한 인생
3번: A2&B1= 부유하면서 행복한 인생
4번: A2&B2= 부유하지만 불행한 인생
다음 옵션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선택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연히 '3번'이다. 고민할 여지가 있을까. 이것을 나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부르고 싶다.
부유하면서 행복한 인생을 선택해야 당연한 것 아닐까.
그렇다면 '최선'이 아닌 '차선'은 무엇인가. 당연히 '1번'이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인생은 '차선'이다. 그렇다면 최악은 무엇일까.
'2번'은 최악이다. 가난하면서도 불행한 인생.
그렇다면 남은 '4번'은 '차악'이 된다. 부유하지만 불행한 인생이다. 어차피 불행할 것이라면 돈없이 불행한 것보다는 돈이라도 있고 불행한 것이 그나마 낫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나에게 '메일'을 보내주신 분은 내가 '부유한 삶'을 추구해야한다는 사실에 불편해 하셨다. 하지만 나의 의견은 이렇다. 인생은 '반드시 최선'으로 살아가질 수 없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하고, 차선이 아니라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한다. 결국 인생이란 최선을 선택하건, 차선을 선택하건의 문제가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데에 있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선, 일단 '부유해진다'가 필요하다. 돈이 없어도 충분히 값진 인생을 살 수 있고, 돈이 많아도 불행한 삶을 살 수 있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불행해야만 한다는 명분이 있어야 하지 않는다면 돈이 없을 필요는 없다. '어떻게 돈을 벌지?'를 고민하는 것은 '악'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지'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단순히 '싸게 대충 만들어서 돈이나 벌어야지.'하는 사람보다 더 '선'하다.
나에게 과분할 만큼, 필요치 않을 만큼 돈을 버는 것은 욕심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분하게 벌지 못하는 것과 벌지 않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과분하게 벌고 본인이 필요한 돈이 아니라면 그것을 선한 곳에 사용하거나 기부할 수 있다. 하지 않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돈은 자유를 가져다준다.
물론 돈이 없다고하더라도 분명 행복해야한다는 인생의 전제는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인생을 행복한다는 것이 외부의 풍요로움과 상관이 없다면 굳이, 어떻게 하면 돈을 벌지를 고민하는 것 역시 행복과 큰 관련이 없다. 외부적으로 더 성장하고, 내부적으로도 더 성장하여 부자이면서 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최선으로 가는 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