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요즘애들은 살만해서 배가 불렀다?_요즘애들

by 오인환

동양의학에서는 만물에 '음양'과 '오행'의 성질이 있다고 봤다. 만물은 여러 성질을 갖고 있는데 흔히 수치화 했을 때, 그 성질이 편향되어 있으면 그것을 '편성(偏性)'이라 한다. 즉, 음과 양의 성질이나 물, 불, 땅, 나무, 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성질이 각 물질마다 어느정도 씩 존재하지만, 극단적으로 한 쪽으로 편성되어 있는 물질을 우리는 '약' 혹은 '독'이라고 부른다. '편성(偏性)'이 약하다는 것은 성질의 균형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것을 먹거나 취했을 때는 아무런 탈이 없다. 하지만 극단으로 치우쳐져 있는 성질의 무언가를 먹으면 '탈'이 생긴다. 생긴 '탈'에 반대 극단의 성질로 융화시키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동양의학의 기본 원리다. 독과 약의 원리는 그렇다. 해파리, 독사, 독버섯, 전갈, 복어 등 이런 생물들이 갖고 있는 독은 그렇다면 어째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들과 비슷한 것을 해치거나 먹으려는 우리의 입장에서 '독'은 '생명을 앗아가는 악'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그들의 입장에서 '독'이란 생명을 치켜주는 '선'이다. 독사는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맹독성 물질'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독사'만 독특하게 그런 진화의 과정을 겪었을가? 아카시아는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독특한 방어기술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 독을 만들어 내어 자신의 잎이 맛없게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독을 만들어 내는 것은 외부의 위협으로 자신을 지켜내는 생존 수단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떨까? 동물이든, 식물이든, 인간이든, 심지어 미생물이라고 하더라도 생존을 위협하는 강한 외부자극을 받으면 체내에 독성을 생성한다. 자신이 '맛없는 고기'라는 것을 적에게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외부에 이런 자극이 생기면 생물은 근육을 키워 고기를 질기게 만들고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자연독성 호르몬을 만든다. 스트레스라는 말은 라틴어의 'stringer(팽팽히 죄다. 긴장하다)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생물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긴장상태에 도달하면 신체는 '호흡'과 '움직임', '동공'을 비롯해 신체를 수축시키고 짧은 시간에 방어태세를 갖추기 위해 독성물질을 생성한다. 이런 스트레스(긴장감)을 인간에게 가장 많이 주는 상황은 '불확실성'이다. 심리학자 잭 니츠키는 인간은 상상의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동물이기에 다른 동식물보다 그 불확실성에 대한 부정적 가설을 결합하여 최악의 시나리오에 집착한다."라고 했다. 즉, 실제 위협보다 더 큰 가상의 위협을 상상을 통해 만들어내고 불필요한 '체내 독성'을 더 생성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균형잡힌 상태에서 긴장된 상태로 접어들게 되고, 긴장된 상태로 오랜 기간 노출되면, 임계점을 지나 자율 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흔히 말하는 불안, 우울, 무력감, 피로 등의 현상을 겪는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70%가 실제로 스트레스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사실상 '번아웃 증후군'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 무력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독재시대를 겪지도, 전쟁을 겪지도 않은 '요즘 애들'은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기에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걸까. 과연 그들은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배부른 소리'를 하는 것에 불과할까.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 째로, 기성세대의 기대감이다. 80년대 초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30%대였다. 하지만 '요즘애들'로 분류되는 세대들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는다. 모두가 공부하여 대학을 가는 사회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그렇게 '요즘애들'은 최고의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가 됐다. 기성세대가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때의 경제성장률은 엄청났다. 기성세대는 스스로 이뤄 놓은 일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 그들은 스스로 자산을 형성하고 급여수준을 올렸으며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을 통해 가정을 만든다. 그들의 인생을 완전하게 해 줄 마지막 하나는 '자녀'였다. 그렇게 '요즘애들'은 엄청난 사교육과 관심을 받고 자란다. 그리고 그들은 '헬리콥터 맘(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자녀를 과잉보호 하는 엄마)', 슈퍼맘, 치맛바람의 용어가 만들어질 만큼 자녀에 대해 관심을 위장한 감시를 이어 나갔다. 사실상 모든 인간이 똑같은 능력을 가졌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해보지 못한 일들을 자녀가 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모는 교육과 간섭의 강도를 높혔다. 자녀의 성적이 곧 부모의 스펙이 되고 모두가 일단 입시를 향해 움직인다.

목적과 이유를 모르고 하는 행위에 인간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단 땅을 파!' 이유도 묻지 못하고 목적도 없는 '삽질'을 군대에서 남자들은 흔하게 겪는다. 이에 대해 '삽질한다'라는 '말이 만들어 진 것 처럼,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모른채 행위에만 집중하는 일들이 반복 될수록 젊은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부를 했다고 좋은 대학과 취업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취업을 하더라도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일을 하게되고 경제 성장률은 멈춰져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불확실성에 의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특히 이런 스트레스 중에도 부모는 '과보호와 감시'를 놓지 않는다. 동물원에 있는 늑대나 호랑이가 철장 앞으로 왔다갔다하는 행동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이런 정형행동이나 상동증은 구경꾼들에게 둘러싸인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이는 정신적 장애를 이야기 한다. 야생에서 자라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과보호 받고 있는 동물원에서 생존의 위협을 덜 받는 동물들은 이처럼 정신적 장애를 여지없이 나타낸다. 호랑이는 나른하게 누워 눈만 껌뻑거리고 어떠한 의지력없이 무력하게 있는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이처럼 내부의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어 스스로 죽어가게 만든다.

'요즘애들'은 과한 업무에 시달린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발달로 그들에게는 해도 티나지 않는 잡무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게 된다. 읽지 않는 메신저나 SNS 표시와 같이 금방 1, 2분이면 해결될 만한 수많은 일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놔둔다. 그들은 그렇게 버스를 타면서 문자를 보내거나, 밥을 먹으면서 TV를 보는 등, 쉼없이 움직이고 행동하며, 쉰다는 것을 '낭비'라고 여긴다. 감시를 당한다는 것은 '쉼'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요즘애들'을 다그치는 기성세대들의 여러 말들이 있다. '우리 때에는 세탁기도 없어서 직접 손으로 세탁하고 그랬어...', '우리 때는 이런 음식은 명절 때나 구경하곤 했어.' 기성세대들에게 언제나 노출되고 비교되는 그들은 스스로 엄청난 독성을 만들어내어 무기력함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사실상 가장 생존의 위협을 느낄 것이라고 여겨지는 야생 속에서 야생동물은 더 생명력을 부여받고 과보호 받는 동물원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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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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