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Dec 09. 2021

[읽을책] 공부가 재밌어지거나, 관심사가 넓어지는 법

 1. 오른손으로 세모를 그린다. 

 2. 왼손으로 네모를 그린다. 

 3. 머리는 위와 아래로 흔들고 왼발로 서서는 오른발로 세모를 그린다. 

 4. 그러고 난 뒤, 알파벳을 Z부터 A까지 거꾸로 읊어본다. 

1번부터 4번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해 본다. 최초 1번은 쉽게 가능하다. 조금 연습을 한다면 2번까지 가능할지도 모른다. 3번으로 넘어서서는 뇌에 과부하가 걸린다. 4번까지 가능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인간의 뇌는 한 번에 하나밖에 처리하지 못한다.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는 멀티테스크는 '거짓'이다. 단순히 한 번에 하나를 빠른 속도로 옮겨가며 처리할 뿐이다. 사람은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하는 일이 많을수록 하고 있는 모든 일에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것은 인간 뿐만 아니라, 기계나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세모를 그릴 것인지 알파벳을 거꾸로 읊을 것인지 명확히 한다. 그리고 1번부터 4번까지 중 처리 할 수 있는 것 하나에 집중하여 먼저 처리하고, 다음 순서로 넘어간다. 그것이 동시다발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결국 효율적인 방법이다. 1번부터 4번까지 모든 것을 한 번에 처리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해야할 4가지 모두가 엉망이 된다.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각종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및 개인적 고민을 갖고 있다면, 일단 순서를 정해서 하나씩 처리해야한다. 모든 것을 짊어지고 할 수는 없다.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하며 해야할 일들을 줄여가는 편이 오히려 쉽다.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는 순간에도 어떤 생각을 한다. 우리가 '생각한다'라고 인식할 수 있는 수준부터, '생각치도 못한'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결국 뇌는 운영체계를 돌린다. '생각한다'라고 인식 가능한 영역을 '의식'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생각치도 못한'이라고 하는 영역을 '무의식'이나 '잠재의식'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우리는 '의식'을 멈추더라도 '잠재의식'과 '무의식'은 끝까지 작동한다. 마치 저도 모르게, 앞서 말한 1번에서 4번까지 중 3개를 '운영'하는 꼴이다. 여기에 해야 할 일을 얹으니, 그 모든 일이 해결될 턱이 없다. 어떤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작동되는 4가지를 모두 멈추고, 가장 먼저 처리해야할 한가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도 모르게 작동되는 것'은 어떻게 작동을 멈추는가. 

 일단, 우리 인간은 '감각'에 의해 '반응'한다. 소리가 나면 귀를 기울이고, 눈 앞에 무언가가 나타나면 쳐다보게 되어 있으며, 뜨거우면 손을 재빨리 뗀다. 냄새가 나는 것에는 주의를 집중한다.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시각은 우리의 주의 집중력을 깨는 아주 대표적인 감각기관 다섯 개다. 여기서 인간은 감각정보의 80%를 시각에 의존한다. 즉, 시각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작동되는 다수의 것들 중 80%는 작동을 멈출 수 있다. 시각 정보를 차단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눈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치워버리던가. 눈을 감는 것이다. 나라면 눈을 감는 쪽을 선택하겠다. 눈을 감으면, 최근까지 들어왔던 처리되지 못하고 밀려왔던 시각정보들이 뒤늦게 뇌에 도달하여 마지막까지 CPU가 터질듯 돌아간다. '방방방방~'하고 돌아가던 고성능 컴퓨터에 전원 종료 버튼을 눌렀음에도 일정시간 동안 처리되지 못했던 처리 정보를 돌리기 위해 수 초 간 컴퓨터의 소음이 멈추지 않는 것과 같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데 필연적으로 거치는 과정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다림'이다. 떠오를 것들은 떠오르고, 가라앉을 것은 가라앉을 자연적인 '기다림'의 시간은 무조건 필요하다. 어떤 좋은 정화제를 첨가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눈을 감으면 바쁘게 돌아가던 머릿속 정보들이 여기저기를 휘감고 돌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떠오를 것은 떠오르고, 가라앉을 것은 가라앉는다. 더이상 새로 들어오는 시각정보가 차단된 상황에서 밀려 있는 잔업만 마무리한다. 

 차분히 정화된 머릿속에는 이제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투명성이 생겼다. 시각에 의한 여러 정보가 차분히 정리되면, 코와 귀에 의한 정보만 남는다. 이제 처리 해야할 정보는 20%다. 후각 정보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처리 하지 못한다. 즉, 시각과 같이 보고 싶은 것을 선택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된장과 피자를 함께 두면, 선택적으로 한 가지 냄새만 처리하지 못하고 둘을 한 번에 받아들인다. 코를 통해서 들어오고 나가는 공기의 흐름을 파악한다. 의식적으로 들숨과 날숨을 조절한다. 인간은 살면서 서서히 과호흡 상태로 바뀐다. 들여마시는 공기보다 내밭는 공기가 짧다. 산소가 많이 들어오고 이산화탄소를 덜 내뿜는 이런 과정에서 우리 몸은 굉장히 불균형한 상태로 빠진다. 이처럼 코의 의식을 들숨과 날숨의 균형에 맞추면, 거의 다수의 정보는 차단된다. 이제 1번부터 4번까지의 것들 대부분의 것을 꺼버렸다. 이런 과정을 흔히 인류는 '마음챙김'이나 '명상'이라고 부른다. 깨끗해져 정보처리효율에 최적화된 상태가 진행되면, 비워져 있는 도화지 같은 마음 속에 새로운 디폴트 값을 설정할 수 있다.  "와~ 이거 너무 궁금한데??" 새로 얻고자하는 정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최면'의 형태로 집어 넣는다. 인간은 관심과 흥미가 있는 것에 무한대의 학습능력을 발휘한다.

 새롭게 설정된 디폴트값은 무의식까지 침투한다. 무의식은 앞서 말한대로 '생각치도 못한' 순간에도 작동한다. 즉, 내가 해야 할 목표가 있다면, 가장 정제된 순간에 최면을 통해 무의식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당신의 뇌는 당신이 잠자는 순간까지 작동한다. 어쩌면 꿈에서 조차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움직일지도 모른다. 이제 1번부터 4번까지 모든 것을 멈췄다. 하나씩 끝내보자. 1번 한 손으로 세모를 그린다. 완료했다면, 이제 다른 손으로 네모를 그린다. 완료되었는가. 그렇다면 머리를 위 아래로 흔들어본다. 그리고 왼발로 서서 오른발로 세모를 그려본다. 마지막으로 지중하여 알파벳을 거꾸로 읊은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처리는 이렇게 모두 마무리된다. 나폴레옹이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라고 말을 했던가. '불가능이 왜 없어?'라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생각해본다. 나폴레옹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런 말도 남겼다.

 "다른 사람이 예상조차 할 수 없는 돌발 사태에 처했을 때, 즉시 내가 해별해 버리는 것은 내가 천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평상시에 늘 명상과 반성을 하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작가의 이전글 [계발] 이별은 어떻게 치유하는가_이별감정 사용설명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