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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Dec 26. 2021

[고전] 강력추천하는 정성 가득한 품격있는 고전 만화

홍길동전 독후감


 '홍길동'은 허균이 상상해낸 가공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홍길동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이다. 그는 '연산군일기'와 '중종실록' 등에 등장한다. 물론 사용된 한자가 다르긴 하지만 모두 사용된 음이 '홍길동'이라는 사실과 소설과 실존 인물 둘다 도적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실존 인물인 홍길동은 관리들의 애를 먹이기도 했고, 일부 백성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연산군 일기를 살펴보면 연산군은 홍길동을 잡았다는 보고를 직접 받기도 했다. 소설이 실존 인물의 일화를 모티브로 차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홍길동 전은 분명 당시 사회상을 담고 있긴 하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고, 형을 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현대에 와서 '홍길동 전'이 담고 있는 '사회비판적 시각'에 큰 공감을 하기 어렵다. 다만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 홍길동 전의 후반부에 도적 '홍길동'은 '율도국'이라는 이상 사회를 건설한다. 그는 바다를 건나 대양의 섬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뿌리를 내린다. 그가 원하는 이상 사회를 직접 건설하는 모습에서 혁명가적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는 '율도국'이 '류큐(유구국)'을 말한는 주장도 있다. '류큐'는 현재 일본 큐슈 지방의 오키나와 현에 존재하던 독립국의 이름이다. 그것을 주장하는 근거로는 이 지역에 있는 비석의 기록을 이야기한다. 기록에 의거하기에 '빈촌을 근거지로 했던 15세기 말의 호족이 있고, 그의 출생년도(홍길동)가 기록된 족보가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밖에 조선에서 갖고 갔던 농기구와 화폐 또한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이에 관한 근거가 부족하거 연구가 덜 이루어져 있어 정설로 부르긴 힘들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비판하며 기득권층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영웅'의 모습은 대중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보여진다. 홍길동은 워낙 신출귀몰하여 사람들은 그를 보며 '동해번쩍, 서해번쩍'이라는 형용어를 함께 붙인다. 어쩐지 실존 인물 홍길동의 성향이 소설에서 '도술을 부릴 수 있다'는 설정으로 바뀌진 않았는가 생각이 든다. 홍길동은 소설에서 '분신술'을 사용하는데 이는 판타지적이 요소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당시 대중들의 눈에 조선의 탐관오리를 동시 다발적으로 농락하는 '홍길동'의 능력을 극대화하여 표현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 국민이 어린시절 만화영화나 책으로 읽은 기억은 있는데 정확하고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홍길동의 내용은 대략 '활빈당'을 만들어 탐관오리들의 뇌물을 훔쳐다가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의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굉장히 입체적이다. 홍길동은 사회가 정한 '법칙'과 '사회 부조리'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인물이다. 마치 프랑스 혁명의 계몽주의를 보는 듯 하다. 불합리에 저항할 수 있도록, 깨어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기득권은 원치 안는다. 사회가 이미 고착화로 만든 비효율과 부조리를 꼬집는 것은 과거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리더의 등장은 언제나 역사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진보를 이끌었다.  



 이 도서는 전통회화방식 그대로 한지 위에 붓으로 그리고 염료로 칠해서 제작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최대한 '홍길동 전'을 그대로 전하면서, 쉽게 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쉽게 그려지는 다른 만화와는 다르게 시간이라는 정성이 들어간 작품이다. 너무나 쉽게 그려지고 쓰여지는 요즘 글과 그림에 대비하여 작품은 철학을 묵직하게 지니고, 스토리를 가볍고 빠르게 진행하게 했다. 요즘에는 미국의 종합 엔터테이먼트 회사인 '마블 코믹스'의 애니메이션과 영화가 매우 인기가 있다. 대중에 사회에 품고 있는 영웅에 대한 기대가 시대를 잘 만나 이런 흥행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듯하다. 사실상 '홍길동'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판타지물'이자 '영웅 소재'의 소설이다. 그 속이 담고 있는 내용과 주제가 전혀 서구 현대 만화와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는다. 본 작품에 애정이 가는 이유는 이 작품의 탄생 배경이다. 이 작품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콘텐츠 창작 지원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이 사업은 만화의 다양성을 지원하고 독립출판을 돕는다. 만화 콘텐츠 다각화와 수출작품의 번역 등을 통해 대한민국 만화 산업의 번영을 돕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웹툰', '웹소설'이 세계적인 유행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OTT업체의 한국 상륙으로 인해 웹툰 시장의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특히 네이버 사의 상위 20위 작가 평균 수익이 17억 5천 만원이고 전체 연재 작가의 62%가 연 1억 이상의 수익을 얻는다고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와 연예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굉장하게 넓어지고 있다. 다만, 우리의 문제 또한 명확하다. 흔히 알고 있는 일류 플랫폼에서의 독주가 아니라면 시장 전체가 나눠가는 파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만화, 웹툰 작가 실태 기초조사'에 따르면 불과 5년 전에는 16.3%의 작가가 5천 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고 1000만원 미만의 수익을 얻는 작가는 24.7%나 될 정도다. 인간은 언제나 역사적으로 진보의 방향을 택했다. '요즘 젊은이들...'을 외던 이들은 언제나 틀려왔다. 노인들의 걱정을 받던 이들이 지지하던 '노예해방'이나 '여성참정권' 등 우리는 점차 진보적인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는 다른 연예쪽에서도 마찬가지로 여야 한다. 이런 사회 현실과 정확하게 맞아 덜어지도록 '홍길동 전'이라는 소설은 '이상향'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원작 소설이 담고 있는 디테일을 생략한 채로 간략한 내용만을 알고 사람들이 많다. 어떤 소설이나 영화도 자주 노출되면 그것에 익숙해지고 새롭지 않게 된다. 본 만화는 1시간내지, 2시간이면 매우 쉽고 빠르게 본 '고전'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더군다나, 쉽게 쓰여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이 작품이 '2021년 독립출판 지원 사업 분야 선정작'이라는 한 차례의 검증된 작품이라는 사실은 우리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게 한다. 만화의 초반부에 '아이를 낳기 위해' 대감이 본처와 '첩'에게 접근하는 내용은 가히 낯뜨겁다. 어린이들만 읽는 소설은 분명히 아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읽지 못할 이유도 없다. 이 소설은 어른들만 읽을 수 있는 작품도 아니고 아이들만 읽을 수 있는 작품도 아니다. 되려 세계인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더 많은 독자들에게 지지 받고 읽혀야 하는 도서라고 생각든다. 


본 리뷰는 업체의 협찬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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