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이야기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일부 내용 중 불확실한 부분 있고 내용의 비약이 있음을 사전에 알려드립니다.
1982년 4월 26일, 그는 순경이었다. 저녁 근무를 위해, 집으로 돌아온 그는 낮 12시쯤, 점심을 한 끼 하고 낮잠을 잤다. 한참을 곤한 잠에 들어있던 그는 함께 동거하고 있는 동거녀가 있었다. 얼마 후, 그의 동거녀가 집에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그가 낮잠을 자고 있는 게 보였다.
그런데 하필 낮잠을 자는 그의 가슴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그 파리를 잡기 위해 손바닥을 펴서 그의 가슴을 때렸다. 그녀가 파리를 잡기 위해 곤히 잠들어 있는 자신을 깨운 것이 몹시 화가 난 그는 그녀에게 큰 소리를 친다. 그렇게 그녀와 말다툼을 시작했다.
주체하지 못할 화가 난, 그는 집을 나섰다. 마을 사람들과 오전에 있던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진득하니 마신 그는, 알딸딸하게 취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좀처럼, 정오에 있던 파리 사건이 화가 났다. 그는 함께 살던 동거녀를 주먹으로 때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그녀의 사촌 언니가 그를 말리며 동거녀의 편을 들었다. 그는 더욱 화가 났다. 다시 화를 이기지 못해, 집을 박차고 나갔다.
얼마 후, 동거녀의 남동생이 그를 찾아왔다. 누나를 때린 그에게 큰 소리로 말을 했다. 그는 몹시 화가 났다.
예비군 무기고로 달려갔다.
무기고에 보관되어 있는 M1 카빈 2자루와 실탄 180발, 수류탄 7개를 탈취했다. 그를 만류하는 방위병들에게 총을 쏘며 위협했다.
저녁이 됐다.
9시 40분.
그는 지서를 나오다 우연히 그 앞을 지나가는 26세 남자를 발견했다. 그는 그저 예비군 훈련을 위해 잠깐 마을에 들린 청년이었다. 그를 저격했다.
그리고 재래시장으로 달려갔다. 장을 보러 온 마을 주민 3명을 사살했다. 4분 뒤, 그는 마을의 통신을 차단하기 위해 우체국으로 갔다. 그곳에 근무하는 여성 교환원 2명과 집배원 1명을 살해했다.
15분 뒤,
부락으로 달려갔다. 10분 여 분간 총기를 마구잡이로 난사했다. 그 과정에서 6명이 살해됐다.
다시 10분
시장으로 달려갔다. 주민 7명을 살해했다.
40분이 지났다.
마을 상갓집을 들렸다.
그곳에서 문상을 해야 한다는 핑계로 부의금 3천 원(지금 시세로 4만 원에 해당)을 냈다.
그곳에서 문상객들과 어울리며 10분 간 술을 마셨다.
그러다, 갑자기 총을 난사했다. 상주 일가족 12명이 사망했다.
그 뒤로 그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불이 켜진 집을 찾아가 무작정 총을 난사했다. 23명이 죽었다.
다음날 새벽 그는 알고 지내던 주민의 민가에 침입했다. 일가족 5명을 잠에서 깨웠다.
마지막으로 수류탄 2발을 한 번에 터트렸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하여 4명이 폭사했다.
이로 인해 62명이 사망했고 35명이 부상당했다. 세계에서 단시간에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마로 기록된 이 사건의 발단은 '파리 한 마리'였다.
이 사건 진압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전 내무부 장관이 사임했다.
그러자
체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이가 내무부장관 후임으로 임명되었다.
그렇게 정치의 가속을 시작하고, 국회의원으로도 당선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13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가 바로 노태우 대통령이다.
살다 보면 아주 미물 같은 존재가 발단이 되어 세상이 바뀌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주 계산적이고 철저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주 우연한 사건과 발단들이 첩첩 히 쌓여 있는 모순 덩이들이다. 살면서, 그럴 수 없을 것 같은 좋은 일들이나, 그럴 수 없을 것 같은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 것들 또한 삶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지금 풀리지 않는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 지금 잘 풀린다고 기뻐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스스로 제자리에 있으려고 하더라도, 아주 미묘한 나비효과가 당신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