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Jan 11. 2022

[생각] 애독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

(요청된 글)_인플루언서 글쓰기 정지중(D-24)

'애독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요청된 글이다.' 인플루언서 글쓰기 정지중인 30일 간, 스스로에게 벌칙을 하나 주었다. 매일 1회의 글을 추가로 작성하겠다는 다짐이다. 글쓰기 정지 5일 차, 소재에 대한 고민이 될 쯤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저 생각하기 좋아하는, 글쓰고 읽기 좋아할 뿐인 사람의 글이니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주제를 요청해 주시는 것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마구 요청해주세요)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바가 있다. '영어'에 대한 고민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해외에서 살면 영어가 기본적으로 쉽게 늘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영어는 하나의 덩어리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이렇게 4가지 영역이 존재한다. 이는 미세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사실은 각기 다른 영역이다. 해외 거주 3년 차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누군가와 소통할 때, 그 누군가는 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한 듣기가 쉬워지지만, 듣기 실력이 늘었다고 말하기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었다. 말하기 실력이 늘어도 쓰기 실력은 늘지 않았다. 하나의 단일 능력처럼 보이는 언어 능력은 사실상 이처럼 4가지 다른 영역으로 존재하고 서로 따로 늘려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외국어에서만 존재할까. 그렇지 않다. 글을 잘쓰던 누군가가 말을 잘 못하는 경우, 말을 잘하는 누군가가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경우, 독서를 잘하는 사람이 말을 잘못하는 경우 등의 경우의 수는 무수하게 많다. 실제로 '읽는 뇌'와 '듣는 뇌'는 반응하는 뇌의 회로가 각자 다르다. 이는 쓰기와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유아기 시기에 읽는 것을 먼저 배운다면 듣는 뇌는 덜 발달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우수한 교육방식으로 높이 평가받는 핀란드와 독일에서는 만 7세 이전에 글자 교육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인간은 읽는 능력을 타고 나지 않았다. 별다른 노력을 해도 수동적으로 늘어나는 듣기와 말하기와는 다르게 읽기와 쓰기는 자연에서 굉장히 이상한 일이다. 흔히 '뇌의 가소성'이라는 말을 한다. 30년을 택시 운전기사를 했던 사람은 최초 그 직업을 선택하기 전보다 해마의 크기가 훨씬 커졌다. 이를 통해 '공간지각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다른 신체 기관이 일정 나이까지 성장하다 성장을 멈추는 것과 달리, 우리의 뇌는 꾸준히 사용에 따라 '가소(성형)' 되어진다. '애독자'는 자연에서 굉장이 이상한 일을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나의 슬픔이 투영된 유리구슬' 따위의 표현이 있다고 해보자. 이런 표현은 결코 영상 매체로 표현할 수 없다. 오로지 활자매체만을 통해 받아 들일 수 있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음성 매체로도 표현할 수 있으나 음성정보는 문자정보에 비해 그 정보의 양이 극미하다. 듣고, 말하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를 맡는다는 우리의 감각은 실제로는 체험을 통해서만 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받아들이는 감각기관은 모두 알다 시피 코와 입, 피부와 귀다. 이런 감각기관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여야 이해할 수 있는 우리의 인식에는 '독서'라는 획기적인 발명이 끼어들었다. 독서는 오감을 통하지 않고 바로 뇌에 직접 자극을 주어 이미지로 연결 시킨다. 즉, 독서를 통해 어떤 정보를 읽는다면 우리는 그 정보를 실제 경험처럼 인지한다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길거리에서 이번주 로또 번호를 단 1회 읊어준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세 가지의 행동을 취한다. 첫 째는 그 정보를 메모할 것이고, 둘 째는 그것을 읽을 것이며, 셋 째는 그것을 행동할 것이다. 이런 간단한 행위로 우리는 누군가가 알려준 굉장히 고급진 정보를 통해 이익을 얻어낼 수 있다. 여기서 독서의 역할은 2번에 해당한다. 18세기에는 공간을 초월하여 먼거리에 있는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는 것을 초능력이라고 불렀다. 가령 강원도에 있는 이아무개와 제주도에 있는 김아무개가 동시에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먼거리(tele)에서 소통한다(pathy).'고하여 '텔레파시'라고 불렀다. 이런 텔레파시는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초능력'이었다. 지금은 김아무개와 이아무개가 소통하는 속도는 5G의 속도다. 별로 놀랍지도 않고 신가하지도 않은 현상이 됐다. 다만 이 현대의 기술로 구현해 내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우리는 먼거리의 누군가와 소통할 수는 있지만, 500년 전 이순신 장군과 소통할 수는 없다. 이는 인류가 빠르게 성장했던 배경과도 연결되어 있는데, 앞서 설명한 세가지 행동중 1번의 메모하는 행위를 누군가가 했다면, 2번과 3번은 우리의 몫으로 떨어진다. 즉, 더이상 로또의 번호를 맞추는 것은 '확률'이 아니라 '의지'로 바뀌는 셈이다.

 커다란 바위에서 날카로운 돌을 떼어다 도구로 사용한 구석기 시대는 70만 년이이다. 그러다 69만년이나 떼어낸 돌을 사용하던 인류가 돌을 갈아서 사용하면 더 날카로워진다는 사실을 1만 년 정도 쯤 알았다. 이 시기에는 인간의 최초 기록이 발견된 시기와 비슷하다. 청동기는 3천 년 전이다. 이시기는 중국에서 최초의 체계적 문자가 발견된 시기와 비슷하며, 2천 년 전에는 철기를 사용했는데 이는 '채륜'이 종이를 발견한 시기와 비슷하다. 그 뒤로 1000~1500년 뒤 인류는 만류인력을 발견하고 400년 뒤에는 인간을 달에 보냈으며 100년 전 컴퓨터를 발견하고 30년 전 스마트폰을 만들어 냈다. 기록과 읽기의 혁명은 사실상 우리 인류와 역사를 함께 했다. 어째서 기록이 발달할수록 인류의 역사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가. 우리의 정보저장 능력은 뇌라는 생물학적 육체를 벋어나 무한대로 확장되고 기술에 따라 그 속도도 무한대로 높아졌다. 문자를 독해하는 능력은 이 땅을 살다간 다수의 사람의 상상력과 정보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기록으로 우리의 뇌를 공유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생각은 수술없이 이식되며 감정과 지식의 진화는 엄청나게 빨라진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집단지성의 힘을 빌려 현재의 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소중한 습관이다. 이런 독서를 틈틈히 하는 것은 인류 최고의 석학들이 내 미래와 성공에 조언하고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생각] 매일 새벽 스트리밍을 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