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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an 29. 2022

[읽을책] 게으를수록 성공하는 원리

인플루언서 글쓰기 정지중(D-8)

 '에레모테리움(Eremotherium)은 포유류로 최대 6~8m 길이까지 크고, 무게는 5톤이 넘는다. 팔과 다리에는 30cm나 되는 길다란 손톱이 나있고 꼬리는 굵고 길다. 엄청나게 거대한 덩치 덕분에 다른 포식자들이 함부로 공격하지 못했다. 이런 거대한 포유류는 1만 년 전 까지 북미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나 빙하기가 되고 멸종했다. 이들은 땅늘보 속 동물로, 현재 의 나무늘보와 친척관계라고 할 수 있다. 무시무시한 공격성이 생존에 필수적이었다면, 티렉스는 지금도 지구별에서 가장 위대한 번영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생존은 사실 공격적인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호랑이, 사자와 같은 맹수들이 멸종 위기에 쳐해져 있으며 현재 인간 또한 경제력이 뛰어난 국가일수록 인구 감소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 나태하고 게으른 이들은 세상에 도태되고 사라질 것 같지만, 실제로 생물종은 그렇게 진화하지 않았다. 이름자체가 '늘보'인 '나무늘보'가 그렇다. 나무늘보는 엄청나게 게으른 동물이다. 다른 사촌 종들이 거대한 덩치와 날카로운 발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게으른 '나무늘보'는 가장 오랜 시기까지 살아 남았다. 이들은 단단한 근육이나 날카로운 이빨이 아니라, 게으름을 생존의 무기로 삼았다. 근육량을 최대한 줄여 대사율을 낮췄다. 이로인해 칼로리 소모가 극도로 줄어들었다. 또한 움직임도 극단적으로 느리다. 이렇게 게으른 생존 전략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이들은 하루 3장 정도의 나뭇잎만 먹어도 생존이 가능했다. 음식을 구하기 위하여 위험에 노출될 필요가 없었고 1~2주일에 한 번 배설을 위해 땅으로 잠시 내려오는 일이 없으면 나무 위에서 생활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무늘보의 교미 시간은 5초다. 극단적 게으름의 결과일까? 그들은 생존기간의 대부분을 나무에 매달려 있으며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시속 0.3km의 속도로 움직이며 죽는 순간까지 나무에 있는다. 그들이 먹은 것이 소화 되는데는 2주 정도가 걸리고 길게는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치열한 이들은 생각보다 생존력이 약하다. 미국 순위사이트인 '더 리치스트 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직업은 1위가 의사, 2위가 치과의사, 3위가 금융업 종사자, 4위가 변호사로 조사됐다. 흔히 말하는 고소득자이자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군에서 가장 자살을 많이 하는 이유는 높은 스트레스가 정신장애와 우울증에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과 우울증 위험 비율을 보이고 있는 연령층은 2~30대로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빌게이츠는 힘든 일이 있으면 게으른 사람에게 그 일을 시킨다고 한다. 그가 말한 게으른 사람이 점점 더 똑똑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쉽고 편하고 빠른 방식을 찾아내기 위해 누구보다 머리를 굴리기 때문이란다. 그들은 최대한 합리적인 방식으로 결과를 이끌어낸다. 최저의 노력을 통해 최고의 효율을 내겠다는 마음가짐은 결과론적으로 생존력을 높인다. 인류가 진화해온 과정을 들여다보면 확실히 그것을 알 수 있다. 산업혁명은 덜 움직이고 더 많이 생산해 내기 위한 게으름이 만들어낸 '혁명'이다. 농업혁명은 '위험'에 덜 노출되면서 안정적으로 생산해내기 위한 최적의 '게으름 혁명'이었다. 


 '어떻게하면 일하지 않고 놀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를 이를 수 있었다. '왜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워야 하나.', '왜 크고 복잡하고 어려워야 하나'의 물음은 '스티브잡스'에게 '아이폰'을 탄생하게 했다. 사실상 가장 부지런한 이들로 보이는 이들은 세상 게으른 사람들이기도 하다. 물론 그 게으름의 방향이 어떻게 발현되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진다. 프로듀서 박진영은 언제나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중에서 '해야 할 일'을 먼저 처리하곤 했다. 빨리 해야 할 의무감에서 벗어나야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게으름 때문이다. 그가 설립한 JYP는 현재 시가총액 1조4천억원이 넘는다. 세상은 게으른 사람들의 생존을 응원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게을러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자신을 더 게으르게 도와 줄 수 있는 이들을 위해 지갑을 기꺼이 열여 재낀다. 먼거리에 있는 누군가와 쉽게 연락을 할 수 있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또한 그렇다. '마크주커버그', '스티브잡스', '워렌버핏', '버락 오바마' 극단적으로 게으르다. 아침에 눈을 뜨고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고 싶지 않은 게으름으로 그들은 항상 같은 옷 수 십 벌을 쌓아놓고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 만약 인간이 게으르길 포기하고 성실하고 부지런 했다면 인류는 어떤 방식으로 진화했을까. 어쩌면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해 수십 킬로미터를 걸어다녀야 했고, 밥 한끼 먹기 위해, 매일 같이 사냥하고 밥을 지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과와 당근만 먹는 극단적인 식생활을 하기도 했고 워렌버핏은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를 주로 먹었다. 제프 베이조스는 문어와 감자, 베이컨 등을 먹었고 빌게이츠는 인앤아웃 버거와 콜라를 좋아했다. 일론 머스크는 시나몬 토스트 크런치라는 시리얼을 먹었다. 고급 스테이크에 비싼 와인을 식사에 곁들였을 것 같은 그들은 사실 대충 빨리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식사 메뉴로 골랐다. 이유는 '간편하다'라는 이유다. 남들이 보기에 치열해보이는 삶을 살고 있을 지언정, 따지고보자면 결과적으로 그들은 남들보다 더 게으를 수 있도록 젊은 시기에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즉, 최대한 게으르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성실'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성실이 정답이고 공격적인 특성이 정답이라면 자연이 보여주고 있는 여러 역사와 현상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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