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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Feb 21. 2022

[계발]유대인의 하루는 저녁 6시에 시작된다

왜 유대인들은 '히브리어'로 적힌 탈무드만 경전으로 인정하는 것일까?

 유대인 율법학자들이 사상과 지성을 집대성한 책이 '탈무드'다. '탈무드'는 히브리어어로 '배움' 혹은 '학습'을 이야기한다. 유대인들이 이런 탈무드를 대할 때, 하나의 원칙이 있다. 히브리어로 적혀진 탈무드'만'이 '경전'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히브리어에 있다. 히브리어의 문법 구조는 독특하다. 다른 언어와 다르게 히브리어는 동사가 문장의 가장 앞에 들어온다. 이스라엘 심리학자 사이 단지거(Shai Danziger)교수와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통해 예를 들어보자. 이들은 이스라엘의 가성방 전담 판사를 통해 한 연구를 했다. 판사들은 죄수자들에게 가석방 심사를 하게 되는데 평균적으로 35%의 승인율을 보였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그들이 승인율은 시간에 따라 달랐다. 하루 세번 식사 이후의 승인율이 65%나 돼는데, 식사 시간 2시간 전부터 승인율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식사 전에는 승인율이 0%에 가까울 정도였다. 즉, 인간은 정신적 에너지의 양을 균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초반'에 강하게 사용하다가 점차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 실험으로 증명된 셈이다. 우리의 뇌는 특이하게도 같은 문장 중, '시작'에 들어가는 단어를 중요하게 여긴다. 즉, '동사'를 가장 앞에 배치하는 히브리어의 특성은 '배움'과 '학습'이란 '동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의 의미하는 지도 모른다.

 더욱 특이한 것은 '히브리어'의 시간표현에 관한 특성에 있다. 히브리어에는 '미래'와 '과거'를 표현하는 표현을 '완료'와 '미완료'로 표현한다. 잔뜩, 계획만 짜둔 일정표는 쓸모없다. 그것을 완료했는지, 완료하지 못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야 말로 '일정표'의 본질이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특성을 살펴보면, 대부분 동사가 뒤에 위치하고 있다. 주어와 목적어 사이에 '동사'가 들어가는 '서양'과 반대로 한국어와 일본어는 주어와 '목적어'가 연결되어 나온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동양 문화'의 특성이 언어에서도 형성되는 셈이다. 혹시 스케줄을 정리한다고 'ㅁㅁ대학 방문하기'라고 기재한다거나, 'ㅇㅇ관련 촬영'이라고 적고 있다면, 그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일정 정리는 '동사'를 강조해야 한다. 또한 완료와 미완료을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 '[방문] ㅁㅁ대학' 혹은 '[촬영] ㅇㅇ'라고 깔끔하게 정리하여 사용하면 일정의 본질인 '동작'에 맞는 스케줄표를 갖는 셈이다.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하는 현재의 '시간' 개념은 잘못됐다. 마치 과거와 미래가 따로 존재할 것 같다는 착각을 만들기 때문이다. 과거와 미래, 현재는 그저 연속되는 '현재'의 순서배열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이라는 개념을 잘못 인식하면서 시간과 인생에 대해 주체성을 잃고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시간이라는 것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관념일 뿐이다. 그렇다면 시간은 무엇일까.

 예전 브리티시 항공사에서 독특한 상품을 내놨던 적이 있다. 런던에서 출발한 비행은 해가 지고 나서 시작했다. 다만, 콩고드 여객기가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 더 빠르게 비행하면서 '뉴욕'에 도착한 시간이 출발한 시간보다 빨랐던 것이다. 실제로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 전에 이미 도착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겼다. 당시 항공사의 슬로건은 '떠나기 전에 도착하라'였다. 승객들은 비행준 태양이 다시 떠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출발한 시간보다 도착한 시간이 더 이른 아이러니함을 맞이했다. 우리는 시간을 거슬렀던 것일까. 시간이라는 관념은 인간이 '농업'을 위해 사용됐다. 인간은 '농사'를 지으면서 하늘을 올려다 보곤 했다. 별자리의 위치와 달의 모양에 따라, 비가 오는 주기와 기온의 변화를 겪었던 인간은 '땅'과 '하늘'의 연관성을 찾기 시작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모르던 그들에게 '하늘의 변화'는 땅에 곧바로 영향을 주던 '절대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달이 차오르는 변화는 1년동안 12번 일어났다. 인간은 '땅'을 관장하는 '신의 숫자'로 12를 설정한다. 12지간지, 12개월, 12시간과 12시간이 합해진 24시간, 12궁 등 동양과 서양의 구분 없이 인간은 '신의 숫자' 12를 신성하게 여겼다. 결국 인류의 역사의 90% 이상이 석기 시대다. 인간의 관념은 대부분 그들이 사용하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구가 태양을 돌고 태양이 우리은하를 돌고 우리 은하는 또 어딘가를 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의 개념은 아주 한정적일 뿐이다.

 요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일을 부지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중에 아침형 인간이 더 부지런하고 성공하는 인간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다만, 기상 시간이 몇 시인가는 본질이 아니다. 제자리를 빙글 빙글 돌다가 멈춰지는 일정한 타이밍에 눈을 뜨는 행위가 성공의 시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시간과 리듬이 존재한다. 유대인들은 뜨거운 사막지대에서 생활하면서 해가 지는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마찬가지로 추운 지역에 사는 이들은 해가 뜨면 일찍 일어나야 했다. 이처럼 기온에 따라 달라지는 문화적 기상 시간은 '리듬'과 연관있다. 농사를 짓는 농사꾼의 경우,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한 여름 해야 할 일이 많은 농사의 경우에는 해가 뜨기 전에 눈을 뜨고 움직여서, 해가 중천일 때는 태양을 피하고 쉬어야 한다. '일찍 일어나는 이가 성공한다'는 논리는 이렇게 형성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주영 회장'이나 빌게이츠 회장은 아침형 인간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일론 머스크나 처칠의 경우에는 오늘날 직장인도 지각할 만한 7~8시 사이에 기상했다. 스티브잡스나 제프 베조스 또한 6시에 기상했기에, 지독한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논리는 잘못됐다. 시간을 얼마나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본질이다. 인간은 '자연선택설'에 맞게 진화한 '진화적 동물'이다. 즉, 우리가 갖고 있는 우성인자는 자연에 가장 적합한 상태다. 현재 우리의 리듬이 과연 '아침'에만 가장 활발한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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