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Mar 04. 2022

[인문] 믿음이란 무엇인가

교양으로 읽는 세계 7대 종교


 예수는 기독교가 아니였다. 노자는 도교 신도가 아니였고, 석가모니는 불교도가 아니다. 의식과 교리를 따지며 서로의 것이 맞다고 주장하지만 위대하신 '대스승'의 사제집단들은 가르침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표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결국 대부분의 전쟁과 갈등은 '종교'로부터 시작했고 '대스승'들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우민한 제자'들은 그들의 뜻과 극히 반하는 모습을 갖게 됐다. 인류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데 '종교'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다. 과연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대략적인 종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모든 종교를 다 소개 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살펴보자면 7개의 큰 흐름으로 확인하면 좋다. 힌두교, 도교, 불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시크교가 그렇다. 이 종교는 모두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크게 나누자면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시크교는 '신이 존재'를 믿는 '종교'다. 반면, 도교는 '에너지(힘)'와 같이 추상적인 존재를 믿는 종교도 있고, 불교는 '무신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 이유는 삶과 일상을 초월하는 존재나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도무지 거스를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삶의 방향이 정해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그 설명할 수 없는 현상과 이유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인간들의 믿음이 됐다. 조금만 시간을 내면 상대를 이해할 여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의 종교나 문화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슬람과 기독교가 같은 신을 믿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상대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은 앞서 말한 대부분의 '대스승'의 가르침임에도 불구하고 독단에 빠져 자신의 말이 '진리'라고 여기는 경우가 어렵지 않게 우리 주변에 목도된다.



 첫째, 힌두교란 무엇인가. 힌두교는 창시자가 없는 종교다. 인도 북부에서 '인도-유럽인'에 의해 종교적 풍습과 문명이 융화되며 발생했다. 힌두는 어떤 특정한 하나의 신을 믿는 것은 아니다. 이 종교에는 수많은 신들이 존재한다. 이 수많은 신들은 사실상 하나의 존재의 피상이라고 여긴다. 즉, 하나의 근본적인 존재가 여러가지 모양으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여기면 쉽다. 일반적으로 이런 통합적인 존재를 칭하는 이름은 있다. 그것은 '브라만'이다. 이를 굳이 번역해보자면 '우주의 영혼' 정도다. 즉, '모든 존재' 혹은 '본질'을 뜻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과 쓰고 있는 나, 지나가는 강아지와 오늘 저녁식사로 올라왔던 닭고기까지 만물은 '브라만'에서 나왔다. 이들 생명은 모두 브라만에서 출발했고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다가, 개별적인 존재가 끝이나면 '브라만'으로 돌아간다. 마치 바다가 수증기가 되어 구름이 됐다가 비가 되어 내리고, 강으로 흘렀다가 다시 바다가 되는 것처럼 '영혼'의 '순환'을 이야기한다. 이런 순환적 세계관은 힌두교에서 '윤회사상'으로 표현된다. 힌두교는 불교의 모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타마 싯타르타는 '불교신도'가 아니라'힌두교도'였다. 불교와 비슷하게 공유하고 있는 사상인 '업보', '환생'과 같은 개념은 같은 용어를 쓰고 있기도 하다. 불교는 다양한 토속 문화와 신화와 쉽게 섞이는 특징이 있다. '무신론'적이고 굉장히 이성적인 종교다. 승려의 복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승려의 복장을 살펴보면 이 종교가 지나왔던 모든 문화의 흔적을 알 수 있다. 인도의 문화적 특성과 중국의 문화적 특성,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모두 흡수하여 받아들인다. 이런 이유로 불교는 다른 모든 종교를 포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예수와 모하메드를 인정한다. 내세관에 대해서도 굉장히 현실적이라 대게 현실에 대한 내용에 집중한다. 



 불교의 뿌리가 힌두교라고 했다. 그렇다면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뿌리는 어디일까. 바로 유대교다. 유대교는 이일신교다. 실제 유대교를 믿는 인구는 많지 않으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종교인 이슬람과 기독교의 뿌리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이 세 종교의 특징은 '인격적인 신'의 존재다. 이 뿌리에서 나온 유일신에는 여러 이름이 있다. '야훼, 하나님, 하느님, 여호와, 알라' 등. 하나님을 근본적으로 믿는 이들은 선지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두 개의 다른 종교로 나눠진다. 하나는 기독교, 다른 하나는 이슬람교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신'으로 찬미한다. 다만 이슬람에서 '예수'는 신이 아니다. 이슬람에서는 '마호메트'가 선지자 계보의 마지막인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마호메트를 선지자로 부르셨다고 여기며 기독교와 결과적으로 다른 믿음을 갖게 됐다. 모든 뿌리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의 같은 성지를 공유함으로써 우리가 현재 바라보는 중동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종교에는 '인격적인 신'을 믿는 종교도 있지만, '도교'와 같은 독특한 종교도 있다. '도교'는 중국의 토착신앙이다. 도교는 엄격하게 조직적인 구조가 있지 않다. 성지도 없고, 지도자도 없으며 믿고 있는 유일신도 존재하지 않는다. 도교는 노자에 의해 창시되었다고 여겨지는데, 그 뿌리를 살펴보면 재밌다. 어느 날, 중국에 환멸을 느끼고 떠나는 노자를 한 경비대장이 마주친 적이 있었다. 이때 경비대장은 노자에게 중국을 떠나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자가 중국을 떠나겠다고 하자, 잠시 그의 지혜를 기록하는 기간동안 머물러 달라고 했다. 노자는 그의 청에 얼마가 그곳에 머물며 짧은 글을 하나 써줬는데, 그것이 바로 '도덕경'이다. 물소를 타고 떠나는 노자의 그림이 현재 동아시아 예술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도교가 믿는 것은 일종의 에너지다. 우주에 흐르는 어떤 현상이나 에너지를 '도'라고 하는데, 이것을 영어로 혹은 한 단어로 명확하게 구분해서 규정하기 굉장히 어렵다. 이 '도'는 모든 존재의 뿌리이기도 하고 현상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흔히 도교는 종교가 아니라 철학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디고 하지만, 쉽게 도교는 '제사'의식을 행하고 있기도 함으로 종교적인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도교의 핵심은 자연스러움이다. 인위적인 것 없이 도는 조화를 이루며 시간의 흐름속에서 균형을 잡는다고 여긴다.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빛과 어둠처럼 서로 양분되어 있지만 떨어지지 않고 반대되지만 유사한 음양의 조화를 우주의 에너지라고 여긴다. 동양의 종교는 '신'에 대한 믿음이기 보다 대게 '사상'과 '철학'에 중심이 맞춰져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종교들은 그 속을 보면 사실 모두가 비슷하다.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해석의 여지를 두고 갈등을 일으키지만, 사실 모두가 조화와 포용을 이야기한다. 신이 있다고 믿거나, 신이 없다고 믿거나 여러 신을 믿거나 하나의 신을 믿거나 모두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진리가 있다고 바라본다. 사실 그것은 맞는 말이다. 식탁 위에 '컵'이 있다면, 앉아서 보거나 누워서 보거나, 멀리서 보거나, 가까이에서 보거나, 그 모양과 형태가 달라 보일 뿐, 그것을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사실 모두 비슷한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각자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세계 여러 종교들도 깊이 진리를 살펴보자면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경제] 패스트팔로어에서 퍼스트무버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