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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r 25. 2022

[계발] 실제로 행동해야 하는 이유_가서 만나고 이야기

 거창하게 좌우명이나 철학이라곤 할 수 없지만,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수첩 첫 장에는 꼭 다음과 같은 세 문장을 적었었다. 

'앞으로는 더 잘 될 것 같다는 기대감!'

'생각이 많으면 행동은 늦어져!!'

'덜 바쁘면 잡생각이 많아져!!!'

깊은 고민을 하고 적었던 글 같지는 않다. 그저 살면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일종의 '요령'이었다. 항상 무의식 중에 뇌리 속 깊게 박혔으면 했던 글들은 걸러지고 남겨지길 반복하다가 저 세문장만 남았다. 이중 '생각이 많으면 행동이 늦어진다'가 이 책과 닮아 있다. 그렇다. 행동은 거추장스러운 '생각'을 달고 달려야 한다. 마치 공기처럼 아무런 중량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은 사실상 엄청나게 엉덩이가 무거워 달려나가는 말이 주저앉게 만든다. 어린시절부터 책을 읽으면 작가에게 감사의 메일과 감상문을 적어 보내곤 했다. 그 중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법한 세계적인 부자나 유명 연예인 등의 명사도 있다. 이런 명사들은 무척 바빠서 이런 메일에 대답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들의 상당수는 나의 메일에 답장을 보내주곤 했다. 만 스물에 첫 해외 유학을 갔을 때, 나는 현지 대학교의 한국어과 부교수를 찾아갔다. 그리고 수 차례 메일도 보냈다. 내용은 청강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 과외'를 무료로 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나는 해당 학과에서 공부하는 현지대학생들 무료 과외를 했다. 이 친구들은 '무료과외'를 하는 나에게 감사함을 갖고 있었지만, 그렇게 나는 쉽게 현지 친구를 얻었고 영어 실력을 늘렸다. 

 유학시절 아르바이트는 주 20시간만 가능하다. 다만, 이런 법을 이용하여 현지에는 '세금신고 안하는 시급 저렴한 알바'가 넘쳐 난다. 조금 악의적인 현지 고용주들은 유학생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법적 시급에도 못미치는 돈을 지급하곤 했다. 다만, 생각을 조금 바꾸면 돈을 꼭 노동을 통해 벌 이유가 없었다. 우연히 귀국세일을 하는 이들이 헐값에 자신이 사용하던 물품을 한인 커뮤니티에 올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헐 값이 현지 커뮤니티와 시세 차이가 크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나는 귀국하는 이들의 물건 중 '밥통'을 5불 내외로 구매하고 현지 커뮤니티에 50불 이상에 팔았다. 일주일에 10개의 거래만 성사해도 450불이었다. 이것은 현지에서 알바를 하는 것보다 큰 용돈이 됐다. 우리돈으로 200만원에 가까운 용돈 벌이는 "혹시 오늘 구매 가능한가요?"라는 문자 메시지 보내기 부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내 인생의 방향 중 큰 변화는 이런 행동력에서 비롯됐다. '유학', '여행'을 떠날지 말지가 고민이 될까 싶다면 나는 환불이 되지 않는 비행기 티켓을 먼저 구매해 버렸다. 그러면 그 다음 단계는 저절로 환하게 보여졌다. 어떤 행동을 하기에 앞서 수많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장담컨데, 생각이 길어질수록 결론은 '그래, 다음에 하자', '아직은 제대로 된 기회가 아니야' 쪽으로 결론난다. 설령 아침에 결심을 하더라도, 점심 식사를 하면서, '그런데 진짜 제대로 판단한 거겠지?'하고 의심이 들어선다. 이것은 누구나 생기는 일이다. 

감귤판로가 줄어들고 제주에서의 감귤값이 헐값이 되자, 나는 '영국, 사우디, 러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홍콩' 등의 회사들에 메일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오인환입니다. 2010년 부터 제주에서 농업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나라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회사와 사업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Dear Sir, My name is Inhwan Oh from Korea. I have run an Agricultural Corporation in Jeju Island, Korea since 2010. We are an exporter of Agricultural Products. and now desirous of establishing business connections with the most reliable firms in your country...)

메일주소는 어떻게 알았을까? 그냥 구글링이다. 이처럼 단순한 몇 번의 타이핑과 클릭으로 꽤 규모있는 수출을 성사시켰다. 덕분에 싱가포르 여행도 하고 말이다. 이런 행동력은 실행까지 참 망설여진다. 그것은 장담컨데 누구나 마찬가지다. 2012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JYP 엔터테이먼트 에서 개최한 오디션에서 인기상을 받았던 내역도 비슷하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나는 명령하는 자아와 실행하는 자아를 구분짓는다. 그러나 이처럼 명령자아와 실행자아를 구분하는 것은 명확하기 힘들다. 고로 나는 '명령자아'로써 '웬만한 명령'을 일주일 중 하루에 다 내려버린다. 그리고 나머지 6일을 실행만 한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스케줄관리법'이자 이번에 신간으로 출간된 '유대인의 하루는 저녁 6시에 시작된다'이다. 보고 싶은 사람에게 메일 보내기, 읽고 싶었던 책 구매하기, 우연히 인연이 된 사람과 커피 한잔하기' 등. 모두 주말 간, 명령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맞이하는 '실행자아'의 기간 6일 간, 그것이 맞고 틀리고의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그냥 실행한다.

 제주에 '황준연' 작가 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메일로 알게 됐다. 그를 알고 싶은 마음에 네이버에 기재된 정보를 가지고 무작정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3일 내로 작가 님을 뵀다. 실행은 몹시 중요하다. 로또 복권 번호를 누군가 종이에 적어 두었다면, 그것을 읽는 노력이나, 외우는 노력이나, 받아쓰는 노력보다 상위 되어야 하는 일은 '로또를 구매하고 번호를 적는 노력'이다. 책을 읽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로또 복권 번호를 받아 읽고 한주를 그냥 넘기는 것과 같다. 책을 읽으면서 꽤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누구나 웬만한 방법은 다 알고 있다. 살을 빼는 방법은 안먹고 운동하는 것이고,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앉아서 오래 보는 것이며,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은 화내지 않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이다. 우리는 모르고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바와 다르지 않을 뿐이다. 머리속의 정보는 CPU이고, 행동은 '프린터기'나 다름없다. 중앙은행에 있는 '화폐 도안'은 100억이라도 출력되지 않으면 값어치가 0이다. '출력'버튼을 누르고 그것을 출력해서 뽑아쓰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그냥 '누른다'가 전부다. 삶을 사는 것은 '머리속'이 아니라, 실제 만지고 느껴지는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직접 몸을 움직여 무형의 어떤 것들을 유형의 어떤 것으로 출력해 내야 할 것이다. 꽤 공감되는 책을 읽어 뿌듯하다. 책은 가볍고 쉬워 간단하게 읽을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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