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Apr 02. 2022

[읽을책] 좋은 책들과 함께 하는 한 주


 메리포핀스 출판, 김범준 작가 님의 '너를 국어 1등급으로 만들어주마'. 윌북 출판의 '민주주의 공부', 시공사의 '메모리코드' 3권을 병렬 독서하고 있다. 메모리코드는 3/4정도 읽었다. 오컬트와 과학을 미묘하게 오가며 저자의 논리를 전개하는 책이다. 인간의 고통은 '기억'으로 부터 출발한다는 접근이 굉장히 인상깊다. 다만, 본래, 어제나 오늘 도서 리뷰예정이었으나, 아이들이 코로나 확진과 개인적인 일이 바빠 완독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메리포핀스의 '너를 국어 1등급으로 만들어주마'도 굉장히 좋다. 이 책은 1/3지점까지 읽었다. 책을 읽고 가장 먼저 생각이나는 것은 예전 최승필 작가 님의 '공부머리 독서법'이다. 내가 책을 많이 읽다보니, 사람들은 내가 '속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속독'을 좋아하지 않는다. 더 솔직하게 말해보자면, 하지 못하기도 한다. 어린시절 TV에서 빠르게 책을 읽어 넘어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휘리릭'하고 책장을 넘기니 대략적인 줄거리를 읊을 수 있는 수준으로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진 않은 것 같다. 이 책의 핵심은 '천천히 읽기'다. 앞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미끄러지듯 음독하는 것이 독서에 무슨 의미가 있냐고 되무디도 한다. 물론, 그 접근은 입체적이다. 어떤 면에서는 앞에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뒷문장이 보충해 줄 것이니,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으라고 권하기도 하니 말이다. 글의 모순은 당연하다. 그것은 일단, 원론적인 이야기고 그 때. 그 때마다 다르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언젠가 누군가가 물어본 적이 있다. 왜 영어는 'hand'를 '다루다'로 쓰기도 하고 '손'이라고 쓰기도 하며 '도움'이라고 쓰기도 하는 거냐고 말이다. 곰곰히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써진다. 이 질문을 했던 누군가에게 나는 되물었다. 


"'배가 크네요'라는 말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커다란 화물선 말씀하시는 건가요?"


 "저는 과일을 말한 건데요."


'먹는 배, 사람 신체의 배, 물 위에 떠다니는 배' 등 우리말에도 동의어는 많다. 하나의 단어가 여러가지 뜻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각자 상황마다 다르게 사용되는 느낌이다. 결국 얼마나 자주 많이 접하냐의 문제로 끝날 수 밖에 없다.



 학원은 '논술', '영어'다. 어쨌거나 '글'이라는 공통사가 가지고 있는 '본질'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덧 원생들이 하나 둘, 요구하는 것들이 생긴다. '수학', '생명', '문학' 등이 그렇다. 하나 둘 접근하다보니, '나도 몰라!'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생각해보니 궁금하다. '역학'을 '수학'으로 정의한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굉장한 문명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다시 굉장한 고통의 수험생활을 하게 됐다. 고맙긴 한데, '미분이 어떻고. 적분이 어떻고,' 평범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단 한번도 써보지 않을 수학 공식들은 도대체 왜 생긴 것이며 그 어려운 수학문제들은 왜 전부 '글'로 되어 있는가. 하나보니 남는 시간에 이것 저것 보게 된다. 우연찮게 읽게된 '메모리코드'라는 책이 '너를 국어 1등급으로 만들어주마'와 얽혀 새로운 인사이트를 만들어낸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은 "'공부는 90%이상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라고 했다. 전한길 한국사 강사 또한 '수능은 유전자가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동의하고 안하고를 떠나, '메모리코드'를 읽다보니 비슷한 내용이 언급된다. 무의식에 각인된 고통의 근원을 찾아가다보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기억까지 들어가게 된다. 만약 현생에 겪지 않은 기억에 대해서는 '세대로 전달된다'고 까지 한다. 생각해보면, 조부모나 부모와 별개의 객체로 생각하지만, 또 큰 의미에서 보자면 그렇다고 보기도 힘들다. 어린시절 보일러 방에 우유를 넣고 유산균을 넣어두니, 얼마뒤 꾸덕꾸덕한 요거트가 됐다. 그리고 다 먹은 우유병을 씻지않고 다시 우유를 넣고 두면 다시 유산균이 번식하여 요거트가 된다. 하나가 두 개로 분열하고 번식하는 것은 생각해보면 '단세포'가 '다세포'로 가는 과정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부모와 완전히 다른 개체라고 보기도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내가 알지 못하는 '조상'의 업을 후대가 과보로 받는다는 동양 철학이 유전학과 닮아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민주주의 공부라는 책은 아직 깊게 읽지는 못했다. 그러나 굉장히 흥미로운 책인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로 '선거'와 '민주주의'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아졌다. 특히,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이념 갈등적인 성격도 띄고 있기에 과연, 또다시 시작된 이념 갈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민주주의는 과연 좋은 것일까. 민주주의는 무엇일까. 민주주의가 절대'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취하고 있는 '대의민주주의'는 실제로 소수에게 권력을 양도하여 통치를 일임한다. 결국 권력을 잡은 이들의 핵심은 '홍보력'이 승패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더 중요한 체제에서 '자본'과는 뗄 수 없는 관계형성이 생긴다. 즉, 대중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언론'이나 다수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본'에 관계가 섥히기 쉽다. 놀랍게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무려 14명의 후보자들이 나왔음에도 국민 대부분이 후보자의 이름과 공약을 자세하게 알지 못했다. 가장 많이 언론에서 비춰지는 거대 양당에 대한 이슈만 있을 뿐이다. 포털사이트에 후보자 광고를 올리는데 수 억이 들어가고 전화를 통해 유권자에게 이름을 노출시키는 전화비만 수천만원이 들어간다. 자본없는 민주주의 승리는 어렵다. 그렇기에 민주주의는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들과의 결탁이 관건이다. 



조금 늦었지만, 오늘 내일 차례 차례 완독하고 하나씩 하나씩 리뷰를 올릴 예정이다.




작가의 이전글 [생각] 받아들여라. 어차피 네 몫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