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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Apr 21. 2022

[생각] 그저 습관처럼..._꾸준하게 쓰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는 천재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곡보다 알려지지 않은 곡이 더 많은 작곡가다. 그는 오페라 27곡, 교향곡 67곡, 행진곡 31곡, 관현악용 무곡 45곡, 피아노 협주곡 42곡, 바이올린 협주곡 12곡, 회유곡 약 40곡, 그외 독주곡, 교회용 성악곡, 실내 악곡 칸타타, 미사곡 등을 포함하여 600여 곡을 작곡했다. 입체파 천재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Ruiz Picasso)는 20세기 최고의 천재 화가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가 알고 있는 작품을 포함하여 대략 2만 여 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20세기 최고 천재물리학자로 알려진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상대성이론'이나 '특수상대성이론' 외에 24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고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매주 한 편 씩 칸타타를 작곡했다. 발명왕 에디슨의 경우에도 우리가 모르는 1039개의 발명 특허를 냈으며 일본 최고의 작곡가 히사이시 조 또한 17개의 솔로 앨범과 40개가 넘는 영화음악을 만든 걸로 유명하다. 그들의 작품 대부분은 '천재성'을 인정받은 경우보다 그냥 그런 작품들이 훨씬 많으며 작품들 대부분도 일관적이지 못하다. 특히 초기와 중기, 후기에는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지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성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피카소의 초년 작품과 이후 작품은 특히나 동일 인물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이나 다르다. 그들의 작품들은 대부분 '다작'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하나의 정확한 타겟을 위해 굉장히 많은 투사를 하는 방식으로 정확한 한발을 맞춰냈다. 그들을 천재로 길들인 것은 천재적인 영감이 아니라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과 습관에 있다.

 습관은 실제로 굉장히 무서운 무기다. 자신이 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벌인다. 예전 로마 공화정 시대 장군이자 정치가인 퀸투스세르토리우스(Quintus Serorius)는 "습관이 천성보다 완고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습관은 천성보다 완고하다. 습관은 의식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무의식'에게 넘겨 저절로 이루게 만든다. 무의식은 우리의 의식 체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주 무서운 녀석이다. 유학시절 영어 공부에 푹 빠져 있던 시기에는 영어로 대화하는 꿈조차 심심찮게 꾸곤 했다. 그 밖에 역사를 공부하던 시기에는 꿈에서 역사가 나오기도 한다. 얼핏 꿈에서 나온 현상과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 어렵게 암기하지 않아도 저절로 외워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무의식은 이처럼 우리가 자고 있거나 멍때리거나 생각치도 않은 사소한 순간 순간에도 꾸준하게 작동하여 우리를 목적에 이르게 한다. 가수이자 엔테터이먼트인 윤종신 님은 꾸준하게 작곡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그의 작품 중에는 놀랍게도 불쑥 불쑥 아이돌 가수들을 제치고 높은 순위로 랭킹되는 노래들이 나오곤 한다. 사람들에게 보통 무언가를 권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완벽한 타이밍을 원한다. 또한 자신에게 지워지지 않을 '출판'이라는 기록물에 대한 부담을 갖는다. 불완전한 출판을 통해 자신의 이력을 남기느니 완전한 시기가 오면 출판을 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듯, 인간의 삶에는 완벽한 타이밍은 없으며 그것은 다시 오늘이 지나가면 또 내일이 되고, 내일이 지나가면 내일 모레가 되기도 하지만 그 타이밍은 빠르면 빠를수록 더 많은 작품을 남길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한번 길들인 습관은 바꾸기 힘들고 어렵기에 좋은 습관을 만들고 길들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뉴 잉글랜드의 성직자 나다니엘 에몬스(Nathaniel Emmons) 또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습관은 우리에게 최상의 하인이기도 하고 최악의 주인이기도 하다." 나는 행동자아와 명령자아를 나눈다. 명령자아가 주간의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일정을 분류하고 명령을 내리면 행동자아는 어떠한 가치판단 없이 내려진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 비슷하다. 습관은 우리에게 최상의 하인이기도 하고 최악의 주인이기도 하다. 불교에서는 이를 '업'이라고 여겨, 쌓여진 업식들로 인해 '보'를 받게 된다. 이를 '업보'라고 부른다. 성경에서도 조차 비슷한 말들이 많이 있다. 마가복음 9장에는 이런 말이 있다. "만일 네 손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찍어버리라 장앤인으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손을 가지고 지옥 곧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으니라" 과거에 지은 죄는 현재와 미래에 발목이 되어 끝까지 불지옥에 살도록 우리를 붙잡는다. 나쁜 습관과 죄의 유혹은 이처럼 우리를 최악의 주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좋은 습관은 우리의 최상의 하인이 되어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너무나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일필휘지하여 한 번에 명품을 만들겠다는 심리는 단 번의 붓을 휘둘러 산수강산을 모두 그려내겠다는 욕심이다.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백, 수 천 번의 붓칠이 덧해야 하고 이는 수많은 흔적들이 되어 한폭의 명화가 되는 것이다. 그저 생각없이 꾸준히 일정량을 뽑아내라. 그러다보면 뭐라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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