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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Apr 22. 2022

[인문] 재밌고 쉬운 교양_교양이 쌓일 만두하지

 '청나라'에서 '하늘 아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수학자'라고 불리던 '하국주'가 조선의 '홍정하'에게 문제를 냈다. 

"360명이 1인당 1냥8전씩 냈다. 모두 합하면 얼마일까"

 너무나 쉬운 이 수학 문제를 홍정하는 단숨에 답하고 하국주에게 되물었다.

"둥근 옥이 있다. 이 옥에 내접하는 정육면체 옥을 뺀 껍질의 무게는 256근 50냥 5전이다. 껍질의 두께가 4촌 5푼이라고 하면 이 둥근 옥의 지름과 정육면체 옥의 한 변의 길이는 얼마인가?"

 17세기 '홍정하'와 '하국주'는 같은 시대 수학자다. 조선의 수학자는 꽤 생소하지만 앞선 문제에서 하국주는 바로 풀 수 없으니 다음에 풀겠다고 대답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홍정하는 두 수의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수학적 구조를 얻어낸 조선 최초의 수학자다. 조선에도 역시 이런 수학자가 존재하고 있었다. 세종 시대에는 이처럼 수학과 천문학이 발달했다. 농업기반사회에서 수학과 천문학은 역시나 굉장히 중요했다. 세종 역시 수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행정가가 이처럼 본질을 깨치고 있을 때, 그 사회의 생산력은 늘어난다. 고, 중세를 통틀어 조선의 생산성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가 세종시대라는 것은 이처럼 수학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 당시에도 수학은 물론 '투자법'도 있었다. 퇴계 이황 선생은 굉장히 성공적인 '투자'를 한 인물로 보여지는데, 노비와 전답을 통해 자산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모계혈통을 계승하는 노비법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여성 노비들을 평민들과 혼인시켜 노비의 수를 늘렸다. 그렇게 보자면 사람사는 곳은 여기나 저기나,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더럽기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콜레라병은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의 하수시스템을 발전시키고 공공의료법과 공중위생법을 만들어냈다. 사실 대부분의 인간의 병은 '식수'와' 변소'를 구분하지 않는 단순한 생활 방식에서 시작했다. 위생의 개념이 부족했던 중세에는 '종교'에서 질병의 해결책을 찾으려 했으나, 결국 아주 사소한 생활 방식의 변화가 중요했었다. 사실 인간의 역사를 변하게 했던 이벤트 중 상당수는 이처럼 '전염병'에서 시작했다. 1차세계대전을 종식시켰고 세계질서를 변화시켰다. 20세기 최악의 전염병이라는 이 병은 무려 5천만명의 사망자를 내고 1차 세계대전 전사자보다 훨씬 많은 죽음을 만들었다. 패스트를 포함해 인간이 전염병의 위협에 노출될 때마다 사회와 경제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졌다. 식수와 변소를 구분하는 생활 습관만으로도 인류의 상당수가 질병에서 해방됐고 손씻는 문화를 선전하는 일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병에서 자유로워졌다. 패션의 상징으로 자주 여겨지는 우사나 모자, 하이힐은 중세 프랑스인들이 요강을 길거리에 투척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여인들이 머리를 30~60cm까지 위로 높이고 풍선처럼 부풀려 꾸미던 '푸프' 머리는 보기에는 아름다웠으나 위생상 굉장히 취약했으며 머리에 쥐가 드나들기도 하고 썩은 과일에 의해 냄새가 나기도 했다. 과거인들의 위생관념에 대해 들여다 볼 때, 지금 어딘가를 입장할 때마다 손을 소독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현대인의 입장에서 질병이 유행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센고쿠 시대, 에도시대에 일본 남자들의 상투법인 '촌마게'는 지금 보기에 굉장히 우스우 보인다. 이마와 정수리까지 훤하게 밀어버리고 주변머리를 뒤로 묶은 이 헤어스타일은 사실 일본의 기후와 '시대적 배경' 때문에 만들어졌다. 투구를 자주 사용하던 그들은 열을 쉽게 방출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이 필수적이었다. 통풍이 되지 않는 투구와 무겁고 더운 갑옷은 열기 배출이 반드시 필요했다. 청나라 여진에게도 비슷한 상투법이 있다. 이들 또한 변발을 하여 머리의 뒷부분만 묶어두고 전체를 밀었는데, 이는 말을 탈 때 최대한 편하기 위한 상투법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런 머리관리법은 위생적인 모습일 수도 있어보인다. 오늘 날 남성들이 면도를 하는 것처럼 깔끔하고 위생적이여 보인다는 인상을 그 당시 상투에서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 수염을 기른다는 것도 생각보다는 어렵고 까다롭다. 가장 까다로운 것은 위생관리인데 머리카락과 같이 깔끔하게 잘 씻어주지 않으면 기름이 생기고 벌레가 꼬일 수 있음으로 씻기 어려웠던 과거에는 머리를 오히려 밀어버리는 편이 훨씬 더 낫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두발규제는 대략 6mm쯤 됐던 것 같다. 주먹으로 머리를 쥐고 잡히는 경우에는 가차없이 불려가곤 했다. 머리를 검사하는 날에는 학교 0교시를 빼먹고 미용실로 몰려가는 모습이 지금도 훤하다. 사실 군인이나 승려처럼 '두발'에 대한 획일화는 필요에 따라 존재하기도 한다. 지금은 자유로워진 '학생 두발'이지만 사실, 두발은 인상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임으로 쉽게 말하면 '번뇌'를 일으키기 쉽다.

 실패한 임금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연산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잔혹하고 포악했다. 사실 '베토벤'이나 '고흐', '칸트', '피카소' 등의 성격도 그닥 유순하진 않다. 다만 업적에 따라 '존경'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그들의 인성에 대해서 보자면 '목적지향'이 얼마나 옳지 않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만하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는 '아인슈타인'이나 '베토벤' 등의 성공한 명사를 거론하지만 사실 그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사회적 업적 외에 행복이나 인격 적인 부분에서 '성공'을 이뤘다고 보기는 힘들다. 책은 중간 중간 재미난 만화와 이야기를 섞으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60만 이상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유튜브 채널 '교양만두'의 도서다. 솔직히 아직 그들의 영상을 본 적은 없으나 분명 호기심 가득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은 채널처럼 보인다. 꼭 성인이 아니더라도 청소년들이 보기도 쉽고 흥미로울 것 같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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