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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un 12. 2022

[경제] 성실함이 반드시 성공의 지름길인가_부의추월차선

 성실함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면 인류는 단 한 발자국도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에도 현명함이 필요하다. 뗀석기를 사용하던 누군가는 모난 돌을 날카롭게 갈고 있는 젊은이를 보며 '저놈은 저렇게 요령을 피워서 안 될 놈이다.'라고 했을 것이다. 그렇게 인류는 39만 년 동안, 열심히 돌을 깨어다 날카로운 것을 줍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여겼다. '왜 그래야 돼?'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했던 게으름은 간석기와 청동기, 철기로 문명을 이동시켰다. 열심히 일하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성실함은 어느 순간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세상은 '성실함'과 '요령'이 적절히 번갈아가며 진화해 온다. 농사를 짓던 시기에는 성실함이 최고의 무기였다. 직장생활에서도 성실함은 최고의 무기다. 그러나 어떤 상황과 위치에서 '성실함'은 독이 되기도 한다. 젊은시절 화장품 사업을 하셨던 '이모부'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다.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냐면, '기하급수적으로 버는 것이다.', '내가 얼마를 벌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버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단순히 단리 계산으로 100만 구독자 유튜버는 생겨 날 수 없다. 차곡차곡, 하나 하나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터져야 한다.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단리'가 아니라 '복리'다. 매일 1%씩만 성장하면 1년 뒤에는 37배가 성장된다. 복리의 무서움은 자기계발과 더불어 경제력에도 적용된다. 흔히 말하기를 '임계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100도 씨의 물을 끓게 만들기 위해 지루한 99도를 견뎌내고 마지막 1도씨를 올려야 물은 끊는다. 자기계발에 흔히 사용하는 '모소 대나무'의 예시가 여기에 적절할지 모르겠다. 모소 대나무는 4년동안 미동도 않는다. 그러다 땅속에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던 지루한 시기가 지나고 5년째 되는 순간 부터 하루 30cm씩 자란다. 하루 밤 사이에 1m가 자리기도 할 만큼 엄청난 속도로 뻗어 나간다. 임계치를 넘기 전 까지의 성실함은 분명 조용히 머무는 듯 하지만 에너지를 축적한다.

 추월차선이라고 해서 '요령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주일에 5일을 남의 일이나 거들다가 돌아 온 주말 2일을 다음에 돌아올 남의 일을 거들 5일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휴식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적절하게 사용되는 것은 좋지만, 누군가의 소모품으로써 소모된 에너지를 채우는 회복기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개인적으로 빠르게 이루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가령 빠르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빠르게 돈을 벌거나, 빠르게 공부를 하는 것은 완전함을 갖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리게'가 정답은 아니다. 느리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느리게 돈을 벌거나, 느리게 공부하는 것도 올바름이 아니다. 목적에 도달하는 것은 '속도'와 별개의 문제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법'이다. 남들보다 빠르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분명 남들보다 빠르게 커피를 마시면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는 것은 '커피의 향을 즐기고, 그 시간을 즐기고, 상대와의 대화를 즐기는' 것이다. 여기에 분명한 것은 그렇다고, 천천히 커피를 마셔서 '식어버린 커피'와 '사라져버린 커피향, 지루해진 시간, 어색한 상대방과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적정함이 중요하다. 분명한 것은 본질이다. 다만 우리가 '천천히'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본질'을 놓친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 '실행력'이다. 우리가 하지 않는 대부분의 이유는 '실행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왕 무언가를 하기로 했으면 그저 서둘러 하는 것이 맞다. 다만 용기가 없어서, 적당한 타이밍이 없어서 대부분 시간을 흘려보내고 '느긋함'을 찾는다. '느긋함'이나 '나태함'은 '성실함'과 다르다. 성실함은 단순히 오래걸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성실함의 사전적 의미는 '정성스럽고 참됨'을 뜻한다. 그 어디에도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여하라는 의미가 없다. 정성을 다하는 것이 '성실'이다. 

 2021년 1인당 월평균 임금은 369만원이다.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은 5.5억이고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2억이다. 월 300만원식 꾸준히 은다고 가정해도 35년은 지나야 서울에 아파트를 살 수 있고, 15년은 꼬박 모아야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에 거주지를 살 수 있다. 2021년 아파트 공시지가 인상률은 전국 평균 19%였다. 대개 일반 직장인 월급여 인상률이 7% 안팍정도 되니, 사실상 35년 뒤에도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없고, 다른 지역 아파트도 15년 뒤에도 살 수 없다. 대부분의 삶은 어떤가. 대출을 껴서 거주지를 구매하고 리스나 할부를 통해 자동차를 구매한 뒤, 월 약정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한다. 어느 순간이되면 묶여 있는 족쇄로 인해 중요한 순간과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기회를 잡지 못한다. 그저 옭아매고 있는 부채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고 다른 이의 사업체에 돈을 벌어주고 월고정 급여를 받아가는 것으로 만족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젊을 때는 잃을 것이 없다. 그때야 말로 거칠 것 없이 달릴 수 있다. 트레일러에 잡동사니를 잔뜩 실은 트럭은 작은 커브에도 속도를 줄여야 한다. 다만 아무것도 거칠 없는 차는 신나게 다른 차들을 추월한다. 이는 차가 가지고 있는 성능과 별개의 문제다. 이삿짐을 잔뜩 실고있는 트럭보다 배기량이 작은 스쿠터가 더 기만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커다란 트럭을 추월하여 앞지른다. 무겁게 이것 저것 족쇄에 옮아 매어지기 전에 가벼운 몸으로 진정한 부를 얻어야 한다.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핵심'은 무엇인가. 무엇이 중요한가. 그 철학에 대해 고민하고 가치 있는 것에 '정성스럽고 참된 노력'을 더하면 얼치기로 빠르게 성공하는 것이 아닌 이른 시기에 제대로 된 부의 추월차선을 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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