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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un 23. 2022

[일상] 디저트가 맛있는 아기자기한 카페_구하나구칠


 최근들어 카페를 많이 다니는 듯하다. 제주에 있으니 아기자기한 컨셉의 카페를 많이 다니게 되는데, 신효에 있는 구하나구칠도 그중 하나다. 독특한 이름의 구하나구칠은 카페 사장 님 두 분이 91년 97년생이라서 그렇단다. 카페 옆에 주차 단지가 있어 주차하는데 어렵지는 않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주차할 곳이 없는 곳은 다니질 않다보니, 이곳은 일단 가볍게 차타고 가서 커피랑 디저트를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오픈한 얼마 안된 카페라 그런지 깨끗하고 분위기도 좋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디저트가 굉장히 유명한가 보다. 사람들은 보통 쿠키에 대해 좋은 평이 있던데 주문한 것은 샌드위치다. 페페로니 피자 샌드위치였다. 개인적으로 피자를 좋아하는데 '쿠키'가 맛있다고 하지만 샌드위치도 합격이다. 예전에 들은 바에 의하면 '페페로니'라는 말은 이탈리아어 이지만, 이탈리아에는 페페로니 피자가 없단다. 우리가 '페페로니'라고 부르는 것은 '살라미'고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페페로니'는 파프리카라는 뜻이다. 이것이 미국식 피자가 되면서 매운 살라미 피자를 '페페로니'피자라고 부른다니, 이탈리아에 가서 페페로니피자를 시키면 파프리카 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단다. 파프리카는 페퍼(고추)와 어원을 같이한다. 실제로 생기기도 고추처럼 생기긴 했다. 보통 피망과 헷갈리는 경우도 있지만 피망보다는 단맛이 강하고 과육이 많다. 



 어쨌던 내가 먹었던 페페로니 피자 샌드위치는 적당히 매콤하고 생각보다 든든하다. 가격은 5천원 정도된다. 개인적으로 뉴질랜드에서 살 때, 가장 많이 먹은 음식 두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피자와 햄버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족 없이 혼자 이국 생활을 하다보니, 식사 시간은 사실상 배를 채우는 시간일 뿐이었다. 간단하게 먹고 빨리 정리가 가능한 음식, 뒷처리가 깔끔한 음식이라서 그런 듯 하다. 일과를 마치면 버거킹과 맥도날드에서 항상 패밀리박스를 사서 같이 일하는 동료와 나눠먹었다. 그것이 일종의 루틴이 되었고 주말에는 마트에서 냉동피자를 사서 먹었다. 냉동피자를 사서 먹은 이유는 '맛'과 '가격' 때문이다. 보통 호주나 뉴질랜드는 식대가 비싼 편이다. 마트에 가서 3불이면 꽤 그럴싸한 냉동피자를 살 수 있는데, 1.5에 콜라 캔 하나까지 함께 구입하면 점심 한끼만 먹어도 든든할 정도다. 한국에 오고 가장 적응이 힘든 것이 '식사'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배달 음식도 '차려짐'이 중요한 듯 하다. 따뜻한 음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요리에 들이는 시간과 먹는 시간, 정리하는 시간이 꽤 들어간다.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간식'으로 여기고 따뜻한 국물과 함께 밥이 있어야 하는 식문화 특성상 간단히 먹는게 쉽지는 않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좋아하던 피자는 sals피자다. 오클랜드에서 처음 먹어본 sals피자는 뉴욕식 피자다. 여기 사장님이 내가 다니던 '바'에 단골이라 자주 얼굴을 보곤 했다. 비자 만료 전에는 '매니저'로 일할 생각 없냐고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마침 다른 곳에 먼저 취업이 된 터라 거절했다. 꽤 성공한 젊은 사장님이었는데 주말 저녁마다 와서 항상 내 맞은 편에 앉아서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카페는 동네 카페인데 길에서 보기보다 내부가 넓다. 테이블은 6~7개 쯤 된다. 아주 잠깐 머물고 있었지만 손님들이 쿠키를 사가는 모습을 몇번이나 봤다. 다른 평들처럼 쿠키가 진짜 유명한가보다. 잠깐 머물고 있는 동안 사장 님들은 손소독제로 테이블을 닦으시고 내부 청소를 계속하셨다. 최근 철지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정주행하고 있는 터라 믿음이 간다.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대략 15~20분 정도가 걸린다. 만들어 놓고 판매하는 게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마다 직접 만드신다.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면 전화 주문을 통해 먼저 선주문하고 픽업해도 된다. 카페 중앙에 애들이 좋아할 것 같은 흔들의자가 있다. 애 둘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아이들과 왔을 때, 일어날 일들을 시뮬레이션 해보곤 한다. 아이들이 흔들의자에 앉아서 쿠키를 먹는 모습을 생각해본다. 카페 인스타그램에 가면 이것 저꾸준하게 디저트, 샌드위치, 음료 피드가 올라온다. 그 정성 하나 하나가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가깝지 않더라도 일부러 찾아갈 만한 카페다. 다음에는 아이들과 같이 와야겠다. 이 근처를 방문할 일이 많은데 자주 다닐만한 카페를 찾은 듯 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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