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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ul 25. 2022

[이슈] 사쿠라지마 화산 분화에 대해서

지구상에는 무려 1,670개의 화산이 존재한다. 화산은 공룡을 멸종케한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며 자연재해 중 가장 위험한 재해로 여겨지기도 한다. 화산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일으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부근에는 6억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다. 전 세계인 10명 중 한 명은 활화산 근처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은 지구 반대편의 나폴레옹을 패하게 만들었고 세계의 역사를 바꿨다. 근처 숨바와섬 인구 중 26명만 남기고 대부분을 사망하게 했으며 화산재가 성층권으로 날아가서 태양을 가렸다. 차단된 태양 때문에 전 세계에는 이상기후와 흉작을 겪었다. 분출된 그 해, 전 세계에 여름이 사라졌다. 이 폭발로 최소 수십만의 사람이 사망했으며 필리핀의 피나투보산도 3년 간 지구의 기온을 1도 가까이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화산을 사랑한다. 화산의 근처는 화산재가 만들어준 비옥한 토양이 있다. 이런 토양은 농사에 유리하게 한다. 또한 북유럽과 뉴질랜드는 화산을 이용한 지열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빈번하지 않지만 화산이 폭발하면 아주 커다란 위험에 휩쌓인다.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원자력'과 비슷하기도 하다. 꾸준하게 안전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완전한 존재인 '원자력'은 '만에하나'라는 경우로 폭발하면 '재앙'이 된다. 실제로 화산 폭발은 직접적인 피해보다 간접적인 피해가 더 큰 편이다. 가령 화산재나 화산탄이 날아오는 경우도 있고 항공기나 교통수단이 오작동 하는 경우도 있다. 분출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치명적이기에 질식할 여지도 있다. 실제로 폭발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로 '폼페이'가 있지만, 대게 화산보다는 이후 발생하는 지진에 의한 피해가 크다.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에서 폭발한 사쿠라지마는 8시 5분에 분화했다. 일본 기상청은 사쿠라지마 주변의 지각 변공과 지진계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규모 분화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1914년 1월 12일 사쿠라지마 대규모 분화에서는 지진이 함께 동반했는데 이 지진으로 2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사쿠라지마의 분화 경계 수준을 레벨 5로 올렸는데, 이 경계수준은 가장 높은 단계로 일본 전역 기준으로 2015년 구치노에라부 화선섬 이후 두 번 째다. 주말에 분화한 이 화산은 전조 증상이 없었다. 고로 대부분의 주민들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고 교토대 명예교수인 이시하라 가즈히로에 따르면 구치노에라부 화산섬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했다. 지난 7월 18일에는 가고시마의 축구 경기중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이 잡혔다. 화산이 분화하는 장면이 이처럼 생생하게 일상과 잡힌 것은 어쩐지 마음이 이상하다. 사쿠라지마 화산은 화산의 본체가 직경 20km에 달한다. 이 화산의 칼데라(화산 폭발로 인해 생긴 분화구 주변의 원형)는 현재 바닷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이 크기는 백두산 천지의 20배에 달한다. 사쿠라지마 화산에는 인구 60만명의 가고시마 시가 있고 그 주변으로 총 2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구 밀집지역의 화산이라는 점에서 이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 중 하나로 분류하기도 한다. 뉴질랜드 로토루아 지역에 여행을 갔던 적이 있다. '와카타네'라는 지역에서 '로토루아' 지역으로 이동할 때 쯤, 요상망층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잘 묵혀진 방귀 냄새가 나는데 이 지역은 '온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도시다. 그 지역에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외지 한국인을 만났다. 관광객 아주머니들이었는데 당시 한국말이 너무 신기하게 들려서 주변을 어슬렁 거렸던 기억이 난다. 이 도시에서 가장 독특한 경험을 한 것이 있다. 하나는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방귀냄새다. 이는 유황 냄새였는데 도시를 형성하고 오랫동안 그 냄새를 맡고 있기 힘들 정도로 고약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시절 할머니 댁에 있던 푸세식 화장실 냄새가 식당이나 박물관은 물론 집 안에도 났을 것이다. 이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나는 분화구 위로 튀어 오르는 붉은 마그마를 본 적이 있다. 이곳에서 어떻게 살지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위험했지만, 그 지역은 지금도 분화했다는 이야기가 없다.



 제주에 지진이 한 번 났던 적이 있다. 사무실에 있다가 본능처럼 뛰쳐 나갔다. 가장 놀라운 것은 '스마트폰' 이었다. 스마트폰의 진동이 지진에서 오는 '탱크' 소리보다 빨랐다. 엄청난 기술력을 앞세웠지만, 대한민국의 행정은 그것을 따라잡지 못했다. 건물에서 빠져 나온 뒤, 행동요령을 알고자 했으나 119나 기상청이나 대응법을 몰랐다. 뛰쳐나온 건물에는 언제 들어가도 괜찮은지. 피신 후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 들고 건물 밖으로 뛰쳐 나온 뒤, 담당 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담당자 분은 말했다. '건물 밖으로 뛰쳐 나왔다'고 안내를 드리고 다음 매뉴얼을 여쭤보니, 담당자 님은 말씀하셨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세요.'지진 대해 물었더니 담당자 님은 다시 대답하셨다. 인터넷 기사를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일단 알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 몇 일 간은 잠을 잘 때도 밥을 먹을 때도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재해를 미리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이번 일본 화산 또한 공무원은 물론 해당 지역 주민들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그들 또한 TV를 통해 알게 된 경우도 많다. 다행히 부상자는 아직 없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3일 째 분출하는 화산을 옆에두고 많은 걱정을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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