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독후감
1984년 '이코노미스트'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10년 뒤 경제 전망을 여러 직종의 사람들에게 물은 것이다. 전직 재무 장관들, 다국적 기업 회장들, 옥스퍼드 대학 경제과 학생들, 환경미화원들. 이중 환경미화원과 다국적 기업 회장들은 미래 경제 예측에서 공동 1위를 했다. 꼴찌는 전직 재무 장관들이었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비슷한 다른 실험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펀드매니저와 원숭이(임의의 선택) 중 선택 종목 수익률을 6개월 단위로 비교했다. 그 결과 펀드매니저들의 수익이 원숭이들에 비해 더 낮았다. 2010년에는 러시아의 5살짜리 침팬지가 전문 펀드매니저보다 94%나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침팬지는 서커스단에 소속한 '루샤'다. '루샤'는 8개의 종목을 선택했고 이 종목들은 1년 사이에 300%나 치솟았다. 침팬지가 투자한 금액은 대략 100만 루블로 당시 환율 기준 3,800만 원 수준이다. 세상에는 유능한 펀드매니저들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래 예측에 언제나 벗어났다. 여러 업종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서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적극적으로 펀드매니저가 개입하여 투자한 펀드 수익보다 높았다. 인덱스펀드 지수를 이긴 펀드매니저는 전체 4%에 불과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금융정책은 '제로금리', '양적완화'였다. 그 결과 자산 가치가 상승했다. 당시 시중에 풀린 달러는 회수되지 못한 채, 2020년을 맞이했다. 10년간, 엄청난 돈이 시중에 풀렸지만 2020년 미국은 여전히, 심지어 더 많은 양적완화와 코로나 지원금을 뿌렸다. 그 뒤, 시중에 '달러'가 넘치자,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 패권에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2008년에는 '비트코인'이 처음 생겼으며 이는 최초에 무료로 수십 개씩 채굴되기도 했다. 끊임없이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은 그 뒤로도 있어왔다.
2022년 미국의 금리 인상에 이슈로 비트코인과 부동산, 주식이 동시에 떨어진다. 근 2년간, '미래를 예측한다'라는 전문가들은 자신의 수익률과 예측력을 자랑했다. TV와 뉴스, 책에서는 '투자자'라는 이름으로 전문가들이 대거 나왔다. 다만 지금 미국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물가 안정'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달러 패권 유지'를 위해서다. 흔해버린 달러를 다시 흡수하여 달러의 패권과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연준의 '달러 패권'에 대한 의지에 의심을 한다면 지금이 투자 적기 적극 권장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투자'는 '돈 버는 가장 쉬운 길'이라며 미국 나스닥 그래프를 들이민다. 떨어지지 않고 고공행진하는 나스닥 그래프를 보면 '미국 주식은 어쨌거나 무조건 오른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다만 모든 예측은 '그렇다'와 '그렇지 않다'가 50 대 50이다. 카지노에서는 50 대 50의 확률 게임도 딜러 쪽이 언제나 승리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크게 굴릴수록 수익이 커진다는 매력적인 투자 유혹을 벗어나지 못한다. 흔히 말하는 '몰빵 투자'다. 50을 투자해서 50을 벌어도 다음 번에 100을 배팅한다면 50%의 성공률로도 0원에 수렴하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책은 2020년에 쓰였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막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다. 이 책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부분들이 있다. 예측은 50은 맞고 50을 틀리다. 전문가들은 각종 예측을 한다. 예측에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그들이 두려워하던 '미래'를 이미 스치듯 지나온 '나'로써는 그들이 바라보는 '맞거나 틀린 미래'를 편안하게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팬데믹이 선포되는 시점에서의 '코로나'는 무서운 존재였다. 이기적인 일부들이 다수의 전염자를 만들어낼수록 그 공포는 커졌다.
한국 감염자가 1000명을 넘을 수 있다는 경고성 기사가 뜨고, 1만 명이 넘을 수 있는 기사가 떴다. 공포가 실재하지 않았을 때는 그 존재가 엄청나 보였다. 그러나 10만 명이 넘어가고, 지인과 가족 중 누군가가 걸리기도 한 뒤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극도로 줄어들었다. 미래를 완벽하게 알고 있는 '신'이 된 입장에서 '독자'는 '전문가들의 미래 예측'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2020년에 출간된 이 책을 그 당시에 봤다면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책은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인 2020년, '경제, 부동산, 사회, 의료, 정치, 교육'의 키워드로 이야기한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실려있다. 의견은 너무나 훌륭하다. 다만 지나서 보니 지나 온 현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많았다. 조금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미래'를 더 잘 예측할 것이라는 믿음은 고대부터 있어왔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들에 의탁해 불안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가시권에 두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책은 '코로나 이후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읽으면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필요하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개인적으로 책은 많은 걸 담고 있고 이미 지나간 과거, 심지어 잘못 예측한 글도 있으나 읽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 모두는 '신'조차 모르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확증편향'을 갖는다. 자신의 견해나 주장에 합당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면서 자신이 생각이 맞았다거나 전문가의 생각이 맞았다고 착각한다. 그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며 그것을 누군가가 맞췄다고 하더라도 우연이거나 운이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경각하며 '맹신'을 피하고 '비판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