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철원은 메일을 클릭했다.
클릭하자 통장에는 어김없이 1만원이 입금됐다.
도와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상대는
'강원도, 강진' 형제라고 소개했다.
'원도'라는 사람은 '봉개일보'에 기자고
'강진'은 '약품회사 연구원'이라고 했다.
내용은 별개 없었다.
간단한 소개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철원은 전화번호를 가만히 바라봤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다.
커뮤니티에서 5,000원을 받겠다고 메일을 보내던 한심한 인물일 것이다.
속는 셈치고 목소리나 들어보기로 했다.
'띠리링'
"여.. 보세요?"
철원이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아.! 네 사장 님, 메일로 인사드렸던 강.원.도 기자 입니다."
"네네.. 서로 길게 이야기할 건 없고, 어떻게 도와주실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철원은 빠르게 내용을 들어보고 통화를 끊을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
"그 전에, 사례라고 하심은..."
원도가 말하자 철원은 고민했다.
"10억 단위는 보실 겁니다."
"네?"
허무맹랑한 숫자에 원도는 놀랐다.
철원 또한 깊은 생각을 하고 뱉은 말은 아니었기에
자신이 뱉은 숫자에 놀랐다.
"아, 저는 봉개일보 강원도 기자 입니다. 제 신분 확인은 아마 인터넷에 검색하면 쉽게 확인 가능 하실꺼구요."
원도가 갑자기 적극적으로 나왔다.
철원은 오른쪽 어깨로 휴대폰을 집고
컴퓨터 화면에 '강원도 기자'를 검색해본다.
'경제와 증식'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확인되셨나요? 제 동생은 '매봉약품을 다니고 있어요."
잠시 통화에 공백이 생긴다.
'음...'
"2주 후에 매봉약품에 공시가 하나 뜰꺼에요."
"어떤 공시인가요?"
철원은 물었다.
그러자 원도는 갑자기 목소리를 톤을 바꾸며 말했다.
"저희에게 좋은 일이 생길거라는 건 어떻게 알죠?"
아무것도 약속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철원에게 알렸다.
철원은 웃으며 답한다.
"하하.. 기자 님, 어떤 정보인지 알아야 저도 돕죠."
"좋습니다. 그러면 일단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작은 협업을 하나 하는건 어떠신가요?"
"음... 이렇게 하죠...."
원도가 제안한 방법은 이랬다.
철원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한도를 '익명으로 기부'하는 것이다.
기부에 관한 기사를 원도 자신이 작성하고 배포하는 것이다.
"아니, 그게 협업입니까? 통화시간이 아깝네요. 이만 끊겠습니다."
철원이 전화를 끊으려고 하자 원도는 만류했다.
"끝까지 들어 보셔야죠."
"한.. 일주일 간, 제가 기부자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키겠습니다."
"그 다음에는요?"
"익명 기부자를 찾았다는 기사도 제 이름으로 낼 거에요."
철원은 그게 자신의 메일을 알리는데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원도가 철원에게 묻는다.
"이슈가 되려면, 그래도 금액이 좀 커야 되는데... 내일까지 1억 정도는 가능 하신가요?"
철원은 흠짓했다.
'1억...'
자신의 통장에 있는 돈은 기껏해봐야 1천만원이다.
어떻게 하면 1억을 만들 수 있을까.
"네, 가능합니다."
철원은 감당하지 못할 대답을 했다.
"그러면, 내일까지 현찰 1억을 '진혜원'이라는 복지 단체에 익명으로 기부하세요."
시간을 알려주시면, 제가 그 금방에 있는 cctv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할 겁니다.
"좋습니다.!!"
철원은 대책없이 약속했다.
그는 황금알을 낳는 메일함을 갖고 있지만
당장 내일까지 현금 1억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했다.
위험을 무릅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