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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Sep 28. 2022

[집필_소설] 48시간병_2화

"포커요?"


...



이상한 정적이 흐른다.



"아! 아닙니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의사는 말했다.



진료를 보는 도중에도 잃은 돈이 아른 거렸다.



남자는 자신의 중독 증세를


의학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정신의학과 의사인 자신도


자신의 중독 증세를 알았다.



그러나



이론으로 아는 것과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의사는 환자에게 '포커 게임'으로 


함께 한탕하자는 제안을 목구멍 끝까지 하고 싶었다.



그러나


무의식 중에 나온 허언에 아차 싶었다.



"선생님, 제 시간이 남들보다 늦게 흐른다는 건 고칠 수 있나요?"



의사는 말했다.



"재동 님, 그 좋은 걸 왜 고치시나요?"



이때가 기회라고 의사는 생각한 듯 말을 이었다.



"일단 의학적 소견부터 말씀드리자면..."



의사는 이를 '시간지연병'이라고 불렀다.



"시간지연병'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이


생각보다 흔한 병입니다. 3년 전인 2030년에야 공식적으로 인정됐죠."



의사는 남자가 앓고 있는 '시간지연병'이


현대인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것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금새 사라지기도 하는 '뇌의 착시' 같은 거라고 했다.



이 정신질환은 '물리계'와 상당히 부딪쳤다.


시간은 절대적인가, 상대적인가.


모든 사람들은 각자 뇌가 일으키는 착각의 시간을 살고 있는가.



"재동 님. 제가 지금껏 의사 생활하면서 속도가 10% 정도 느려지는 미미한 경우는 봤습니다. 그러나 하루가 48시간으로 느끼는 경우는 처음입니다."



의사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래서 말인데, 제가 제안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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