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벅 처벅 처벅'
그들의 생김새가 희안하다.
K-2소총에 방독면을 쓴 이들...
이들은 '현역'의 방에 서 있다.
군화도 벗지 않았다.
"13일. 금일의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방독면을 쓴 군인 중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말한다.
"이름, 논현역. 31세 맞습니까?"
"네... 맞는데 누구시죠?"
자다 깬 현역의 눈앞에 비현실이 서 있다.
종이 울린다.
"1교시는 국어입니다."
군인은 말이 끝나자 무섭게 간이책상, 시험지, 연필을 내놓는다.
"시간이 없습니다. 간단하게 진행하겠습니다. 문제는 2문학씩입니다."
현역은 군인을 멀뚱히 쳐다본다.
"각 교시마다 3분입니다."
갑자기 들이닥친 군인과 느닺없는 시험.
현역은 상황파악이 안된다.
"총 10분의 시간동안 6문제만 풀면 됩니다"
"시~작!"
"국어 1번에 2, 2번에 3, 영어 1번에 3..."
현역은 상황 파악은 늦게 하기로 하고 일단 풀기로 한다.
"다 풀었습니다!"
현역은 시험지를 제출했다.
"합격! 축하합니다. 오늘은 일상을 보내셔도 좋습니다."
"저.. 저기요! 상황 설명은 해 주셔야죠!"
현역이 묻자 방독면을 쓴 사내가 대답했다.
"시간이 없으니, 궁금하시면 드리는 방독면을 착용하고 따라오시죠!"
사내는 방독면을 내밀었다.
현역은 일단 쓰고 따라가기로 한다.
군인들은 현역의 방문을 열고 나간다.
방은 군화발로 엉망이 됐다.
현역은 화가 났지만 일단 참기로 한다.
군인들은 현역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옆집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앞집 소녀의 허락도 없이 마스터 키로 문을 열었다.
소녀의 방문을 연다.
느닺없는 군인들의 방문에 소녀가 화들짝 깬다.
"오늘이 며칠인가요?"
소녀가 물었다.
"13일이요. 이제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소녀가 눈을 비비며 다시 묻는다.
"시험이요? 무슨 시험이요? 몇 시에 시작되나요?"
소녀가 다급하게 묻자 군인은 대답한다.
"이제 곧..."
종이 울린다.
"이름이 '여수' 맞나요?"
"네 맞는데요."
군인은 방금 전 현역에게 했던 설명을 똑같이 하고
책상, 연필, 시험지를 내려 놓는다.
'시~작!'
여수는 황급히 문제를 푼다.
"국어 1번에, 2.. 2번에는... 3.. 영어 1번에는..."
여수라는 소녀가 혼잣말에서 오답들이 들렸다.
현역은 다음 상황이 궁금했다.
소녀는 시험지를 제출했고 남자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안타깝습니다. 다음 기회에 뵈어야겠습니다."
군인은 x 반도에 걸려 있는 수류탄이 핀을 뽑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던지고 나간다.
수류탄에서는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소녀가 가엽게도 외쳤다.
"저.. 저기요!!"
하얀 연기가 소녀를 덮자, 소녀가 스르르 잠든다.
그녀의 방문을 닫은 군인이 말했다.
"세상엔 인구가 너무 많습니다. 환경 위기 시계 들어보셨나요?"
현역은 들어봤다고 했다.
"불필요한 잉여인구를 잠재우자는 합의가 있었습니다."
현역은 군인의 말에 놀랐다.
"인간으로써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면 앞으로 평생 잠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소녀의 방문으로 하얀 연기가 흘러나왔다.
군인은 아파트 복도로 나가더니 말했다.
"자유 일상을 보내셔도 괜찮습니다. 계속 함께 하실껀가요?"
군인은 다음 인물로 보이는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