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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Oct 07. 2022

[계발]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수정하라_빠르게 실패하기

 주사위에서 6이 나올 확률은 16.7%다. 확률이 극히 적다. 이 확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주사위의 6면을 3면으로 만들거나 숫자를 모두 6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다만 그런 변칙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이 있을가. 주사위를 2번 던진다면 33.4%, 3번 던지면 50%로 올라간다. 고정된 확률이 아니라 도전 횟수를 올릴수록 100%에 수렴한다. 즉 게임의 룰을 그대로 두고 도전 횟수만 늘리면 성공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실패라는 것은 다음 도전 시, 성공 확률이 2배 가까이 올라갔음을 의미하는 신호다. 실패를 두려워 한다는 것은 '도전'을 두려워 한다는 것이고 앞서말한 16.7%의 확률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의미다. 실패는 다음 도전 확률이 높아졌음을 알리는 신호다.  최대한 빨리 시작하고 실패하며 빈번히 도전해야 한다. 우리가 당면하는 대부분의 목적은 성공률이 낮다. 부정적인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예측력을 자부한다. 이는 당연하다. 모든 상황은 부정적으로 예측할 때, 맞아 떨어질 확률이 높다. 우스께소리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상황을 부정적으로 예측할수록 우리의 예감은 맞을 확률이 높다. 누군가의 도전에 섣불리 예측하지 말라는 이유는 이와 같다. 누군가의 도전에 부정적인 예측을 하면 할수록 당신의 말이 맞을 확률이 높다. 다만 생각해보면 '예측'이라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미리 결과를 때려 맞췄다는 희열 말고는 그것이 주는 인생의 어떤 장점도 없다. 야구 선수가 방망이를 휘두를 때마다, '홈런일 리 없다'라고 예측할수록 예측력은 높아진다. 다만 본질은 '미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바꾸는 것'이다. 어떤 도전을 할 때, 성공률이 극히 적음을 빨리 인정해야한다. 도전을 예측하는 이들에게 "나도 알아."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도전하는 이유는 그것이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성공이 주는 달콤함 때문이다. 어떤 도전을 하더라도 실패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

 누군가는 이를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말한다. 실패하더라도 심리적 데미지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1회 도전에 실패한다면 가차없이 포기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하하. 그럴 줄 알았지!"

성공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이러니하게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실패를 당연하게 생각할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순신 장군은 이처럼 말했다. 생즉필사 사즉필생(生卽必死 死卽必生), '죽고자 하면 살 것이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자신있게 예측한 것과 결과는 언제나 반대로 진행된다. 그렇다. 살고자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 어떤 일에든 기대치를 지나치게 낮춰야 한다. 인간은 기계와 다르다. 어떤 도전 뒤에 내려지는 성과에 심리적 데미지를 입는다. 자신의 기대치가 높다면 그것을 이루지 못할 때, 실망감을 갖는다. 실망은 사전적 의미로 희망을 잃어버렸음을 말한다. 이는 원하는 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는 마음이다. 인간이 실패 뒤에 갖는 '실망'이라는 감정이 희망을 잃어 버렸을 때, 갖는 감정이라지만, 역설적으로 실패 뒤에는 '희망'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시 실패할 확률'이 사라진 것이다. 앞서 말한대로 실패를 하면 할수록 성공 확률은 100에 수렴한다. 유튜브에 새제품의 리뷰를 몇 차례 업로드한 적 있다. 언박싱 영상들이다. 누군가 내 언박싱 영상을 보며 말했다. 

 "지금 막 구매한 새제품인데 너무 막 다루시네요."

그렇다. 나는 새제품일수록 막다룬다. 얼마 전, 출고를 오래 기다렸던 '전기차'가 나왔을 때, 출고하자마자 흙 묻은 '감귤 컨테이너'를 실었다. 스마트폰은 액정필름을 떼어버린다. 그밖에 값비싼 카메라나 전자기기, 소지품 등. 그 첫인상을 '막' 이용해 버린다. 이 철학은 사실, 학창시절 갖게 됐다.

 초등학교 시절, 학기를 새로 시작하면 접힌 곳 없는 반짝 반짝한 교과서를 받는다. 아버지는 반들거리는 흰 달력으로 교과서가 때묻지 않게 잘 싸주셨다. 그것을 소중하게 사용하라는 의미일지 모른다. 이유가 그것 때문인지, 어린시절부터 새로운 것을 접하면 더럽혀지지 않게 조심하게 사용했다. 새옷, 새책, 새가방 등. 그러다보니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가령 책이 더러워질까봐 메모도 하지 않고 접거나 펴는 일도 조심스러워졌다. 가방이나 옷이 구겨질까봐 밖으로 나갈 때 잘 착용하지 않게 됐다. 어느날은 스프링 노트를 구매했다. 첫장을 쓰고 마음에 들지 않는 글씨체 때문에 첫장을 찢었다. 처음처럼. 다시 첫장을 썼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그 장을 찢었다. 처음처럼. 그러다보니 거의 사용하지 않고 깨끗한 것들 투성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용감'을 최소화하는 '사용'이 본질일리 없다. 그 뒤로 최대한 첫날 막 써버린다. 제품 박스나 포장지는 가차없이 뜯어버린다. 대상에게 주종관계를 확실하게 알려준다.

 "내가 주인이야. 내 손 때와 흔적이 묻는걸 더렵혀졌다고 여기지마!"

대상을 그렇게 대하면 물건은 '주종관계'를 확실히 이해하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한다. 주인도 종을 편하게 쓴다. 물건을 모시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야 말로 본질을 다하는 것이다. 이는 '실패'와 '성공'에서도 비슷하다. 가장 어설프고 멍청하게 시작한다. 그것이 당연히 실패할 것을 인지하고 도전하며 상대에게 내가 프로답지 못한 사람임을 분명하게 언급한다. 실패확률 0%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도전하지 않는 것보다 분명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성취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구글을 통해 찾은 바이어에게 메일을 보낸 적 있다.

 "감귤은 있는데 살사람이 없다."

이런 식이다. 이 아마추어 같은 시작은 어떻게든 진행하게 만들었고 첫 메일을 보낸 주, 주말에 나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소매 마트 본사에서 '수출미팅'을 진행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고, 당연히 실패할 것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의 수많은 도전도 분명 실패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뭐든 저지르면 시작은 된다. 시작이 되면 수정이 가능하다. 일단 시작하고, 차차 완성해 가면 그만이다. 최근 읽는 책들이 너무 좋다. 아마 다독의 장점일 것이다. 역시 다작이 답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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