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1류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

by 오인환


1류에게 기대하는 것은 강인한 정신력과 열정, 의지다. 다만, 1류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는 쪽은 2류다. 한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에게 물었다.

"끝까지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뭔가요?"

궁금한 표정의 질문자와 모르겠다는 일론 사이에 황당할 정도의 긴 정적이 흐른다. 일론은 질문 자체가 이해가 안되는듯 했다. 고민하더니 되묻는다.

"힘의 원천이요?"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으로 많은 부분이 미화됐지만, 일론은 당시 실패의 아이콘이었다. 마치 감정없는 사람처럼 그는 실패에 담담했다. '견뎌내거나, 이겨내거나'의 성격처럼 보이지 않았다. 10초의 긴 정적 끝에 일론은 답했다.

"저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표정으로 보건대, 스스로 자신을 되돌이켜 보는듯 했다. 이어지는 대답은 본질을 담았다.

"끝내야 할 일이 있으면, 그냥 해요. 죽을 때까지 하는 거죠. 힘의 원천은 필요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다. 외부적, 내부적인 요인으로 그를 움직이는 추진력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대답은 단호했다.

"그건 제 본성이 아니에요. 낙천적이거나, 비관적인거랑도 상관없는 일이에요."

찾지 못한 힘의 원천을 쥐어짜지 않았다. 그는 덧붙였다.

"그냥 하는 겁니다."

'열심히'는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열심히'는 성공의 열쇠가 아니다. 성공에 근접하게 하는 인위적 장치다. 성취를 이룬 이들은 '실패'를 이겨내는 강인한 정신력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단지 실패에 둔감하다. 무감각이 어울린다. 매몰 비용의 오류가 있다. 투입된 시간과 비용에 보상심리가 작동되는 것이다. 열심히 했다면 결과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진다. 생각보다 높은 빈도의 실패에 대부분의 '열심히'한 이들은 데미지를 받는다. 열심히 하면 이뤄진다는 생각은 일종의 환상이다. 대부분의 '완성'에 다달은 것들은 '열심히'해서가 아니라 그냥 이뤄진다.

'비'는 열심히 내려서 '강'과 '바다'가 되는 것이 아니다. 비는 그냥 내릴 뿐이다. 이뤄진 결과물이 위대하기에 그 과정을 '열심히'에 빗댈 수 있으나, 열심히 물을 퍼다 나르는 일 보다 그냥 내리는 비가 훨씬 더 많은 것을 채운다.

열심히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열심히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판타지를 깨버려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영어'을 열심히 배운다. 반면, 열심히 하지 않았음에도 '한국어' 능력은 능숙하다.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하는 영어가 '그냥'하는 한국어 능력을 이길 수는 없다. 그 본질은 여기 저기서 찾아 낼 수 있다. 대부분 실패에 둔감한 1~10세 사이 어린이들은 모국어를 빠른 속도로 익힌다. 그들은 실패를 이겨낸 강인한 정신력과 의지 덕분에 모국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실패에 둔감한 무감각 때문에 실력에 능숙해 질 뿐이다.

어느날 6살 아이가 말했다.

"꼭 해야만게 됐어"

문법적으로 잘못됐다. 그 나이에는 잘못하는게 맞다.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 고로 아이의 실수를 편견없이 고쳐준다. 아이는 편하게 실패를 맞이하고 그것을 고친다.

아이에게 말을 바꿔서 알려줬다.

"'꼭 해야만 되겠어'라고 말하는 거야."

아이는 부끄러움 없이 고쳐서 다시 말했다. 몇 번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어느 순간 부터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실수를 했을 때, 웃는다. 사회가 기대하는 위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수나 실패를 부끄러워 한다. 또래보다 연봉이 적거나, 또래보다 키가 작아도 그렇다. 이것을 열등감이라고 부른다. 아들러는 열등감이 인간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가지는 대부분의 문제는 '열등감'에서 시작한다. 열등감은 '관계'를 통해 나온다.

성인들은 구구단을 실수하거나, 맞춤법이 틀리는 것에 극도로 예민하다. 열등감을 숨길수록, 시도 횟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 든다. 열심히가 만든 보상 심리에 만족하지 않는 결과는 심리적 데미지를 심하게 준다. 고로 열심히 뒤에 따라 온 실패에 대부분이 좌절하고 일어나지 못한다.

도전은 멈춰진다. 열심히 했다고 모든 것이 수월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것들은 '그냥 이뤄진다.' 한국인은 이 곳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다른 인류에 비해 상위 10%의 삶을 영유한다.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누군가는 태어난 지리적 위치, 자체만으로 이 10%의 벽을 결코 넘지 못한다. 이것은 '열심히'와 성격이 다르다.

다만, 열심히 해야하는 이유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3류다.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범주는 2류까지다. 그곳에 올라가기 위해선 열심히 해야한다. 단, 1류는 타고난다. 그것은 환경의 영향일수도 있고 돌연변이 일수도 있다. 다만 그냥 하고 있는 행위에만 촛점을 맞추고 사는 1류가 있다면, 그가 실패하더라도 비웃지 말자. 그들은 어짜피 그 비웃음에 데미지가 없을 뿐더러, 다음 도전에는 우리보다 앞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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