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한국 음식으로 시작한 한국과의 인연

우연하고도 사소한 기적 독후

by 오인환

감사하게도 한국에 관심 많은 외국인을 만난다. 유학 시기, 친구들은 한국을 좋아했다.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음악을 좋아했다.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나보다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들이 가졌던 열정은 '한식'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잘 깨닫지 못하지만 한식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바로 '밑반찬'과 '후불결제'다. 우리에게 당연한 문화는 결코 당연하지 않다. 꺼내 놓아도 먹지 않는 배추김치, 무말랭이, 콩나물무침 등. 무료로 무한 리필이 가능하는 점이 그들에게 신선했던 모양이다. 이 개념을 대게 놀라워했다. 친구는 밥과 밑반찬만 먹어도 되겠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에 가면 감자튀김만 추가해도 비용을 내야 한다. 친구는 종지에 나오는 콩나물무침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두 번이고 세번을 리필했다. 식당에 따라 뷔페처럼 하는 곳도 있다. 한식은 대게 후불결제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해외 레스토랑도 후불결제가 있다. 다만 후불 결제 시, 서로가 신용카드를 꺼내 다투는 모습이 재밌던 모양이다. 상대는 시간과 음식을 공유하는 새로운 의미의 대상이다. 한국인의 지갑은 기꺼이 열렸다. 우리의 식문화는 대게 공유한다. 찌개나 전골을 시키면 '쪽'하고 빨아먹던 수저를 다시 국물에 담근다. 이 모습에 기겁하는 이도 있다. 다만 대부분은 받아들인다. 식문화 중 가장 독특한 점을 찾으라면 '채식', '물', '발효'다. 지리적인 특징에 따른 문화다. 동양은 태평양을 아래로 한다. 태양열로 달궈진 적도 태평양은 습한 공기를 만들고 북상한다. 풍부한 강수량을 만든다. 여기에 특징이 하나 있다. 한, 중, 일은 모두 이 동양에 속하지만 식문화는 다르다는 점이다. 삼국은 풍부한 강수량 덕분에 쌀농사를 짓게 됐다. 아프리카를 아래로 하는 유럽에 비해 식물이 비교적 크게 자란다. 짧은 풀이 자라는 유럽보다 '채식'을 하기 유리하다. 중국은 토질이 황토와 석회질이다. 수질이 좋지 못하. 고대 중국에서는 '차 문화'가 발달했다. 중국 음식에 기름이 많이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은 덥고 습하다. 때문에 최대한 음식을 빠르게 섭취해야 했다. 일본에 '생식'이나 '튀김'이 많은 이유도 그렇다. 중식은 '웍'에 기름을 조리한다. '향신료'가 독특하다. 재료 간의 '조화로움'에 집중한다. 일식은 싱싱한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자 한다.

한식은 중간에 해당된다. 한국은 수량이 풍부다. 다만 토질이 석회질이 아니다. 비교적 습하지 않다. 굳이 '생식'을 하지 않는다. 사계절이 뚜렷하기에 저장한 음식으로 겨울을 보내야 한다. 한식의 특징은 '저장성'에 있다. 한식은 '탕류'가 잘 발달되어 있다. 발효식품이 많다. 보관한 음식을 뜨거운 물에 데워 다시 먹는다. 서양인의 냉장고와 한국인의 냉장고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바로 '장아찌', '김치', '젓갈'과 같이 반년 이상 두고 먹는 음식이 있느냐다. 동양의 특징 덕분에 서양인들은 특히 '한국 음식'과 '일본 음식'에 환상을 갖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식'에 환상을 갖는다. '웰빙푸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산업화가 먼저 된 일본이 일식이 먼저 알렸다. 한식은 비교적 최근에 알려졌다. 한식의 또 다른 특징은 '설거지'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식기류가 덜 나오는 '일식'에 비해, 중식과 한식은 식기가 더 많이 나오고 씻기도 힘들다. 이는 여성의 가사 노동력이 많이 투입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 또한 식사 후 뒤처리 물 사용과 연관 있다. 어쨌건 한국의 여성들은 가족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자 했다. 그런 노력의 산물인지 한국인들은 평균적으로 비만이 아니다. 구글 검색을 해보면 '왜 한국인들은...'에 자동완성 기능으로 '날씬한가'가 함께 나온다. 한국인들은 비교적 마른 편에 속하는데 이 또한 '채식 위주'의 식단 때문이 아닐까 싶다. 중국인들은 한국인의 생활수준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중 하나가 '고기를 많이 먹지 못한다.'이다. 실제로 한국인들은 고기를 많이 못 했다. 세종 시기에는 소를 도축하는 것이 불법이기도 했다. 이것은 농업국가들이 필연적으로 가져야 했던 문제다. 다만 통계를 보자면, 현대의 한국인들은 고기면 고기, 해산물이면 해산물 거의 모든 식단을 대체적으로 많이 먹는다. 어쨌건 꽤 오랜 시간, 동양인이 육식을 하지 않아 왔다는 것은 사실이므로 그것은 '식문화'에 그대로 남았다. '숙성'이나, '발효'는 사실 건강이나 맛을 위한 발명이 아니다. 이것은 식품을 오래 보관하고 먹기 위한 방안이었다. '고기'는 발효나 숙성이 어렵다. 보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동양'과 '서양'의 큰 문제였다. 오죽하면 아인슈타인이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특허를 냈을까. 오래된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은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후추라는 향신료를 찾게 했다. 이것은 대항해시대를 열었다. 서양이 해결 방안을 외부에서 찾은 것과 반대로 동양은 그 해결 방안을 손쉽게 찾았다. '숙성'과 '발효'다.

'과학'의 발전과 서양의 '오리엔탈리즘'은 동양 식문화에 환상을 심었다. 어쨌건 이는 일부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아프리카 윤'은 한국 식문화에 대한 간단한 호기심으로 한국과 인연을 처음 시작한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법한 '오지랖 넓은 아주머니'를 통해 한국의 인상을 처음 접한다. 체중을 줄이고 맛을 챙기는 한국식에 푹 빠진 뒤에도 그는 한국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갖는다. 그녀는 카메룬임으로써 정체성을 갖고 미국에서 생활한다. 와중 한국계 미국인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는다. 카메룬, 한국, 미국. 국적으로 따지자면 꽤 재미난 문화의 융합이다. 역시나 그녀와 남편은 불어, 영어, 한국어, 카메룬어로 여러 언어가 융합된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가 융합된다. 우리는 고유한 정체성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 쉽게 말하는 '순종'말이다. 다만 조화라는 것은 '순종'에 적합하지 않다. 식재료를 그대로 섭취하는 것을 '요리'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양한 식재료가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며 하나의 맛을 내는 것을 우리는 훌륭한 요리라고 한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지극히 낙천적인 시각과 때로는 이별의 슬픔, 신체적 고통, 마음의 상처가 담겨 있다. 언제나 행복하고 웃을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인생은 원래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하나의 음식처럼 조화롭게 섞여 완성된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어쩐지 그녀가 세상에 내어놓은 책이 짧지만 다양한 맛이 있는 우리 인생과 같아서 너무 재밌다. 어느 순간에는 '요리책'을 읽는 듯하고, 어느 순간에는 연애 소설을 읽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감동도 있다. 삶은 그래서 재밌다. 그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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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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