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_시] 아껴쓰면 똥 된다_ 100년 뒤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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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죽었다.

이유는 모르나,

멍청하게 갑자기 죽었다.

해보고 싶은 것도 못하고,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었다.

말하고 싶은 것도 못 말했고,

가고 싶은 곳도 못 가봤다.

인생.. 멍청하게 아껴쓰다 똥 됐다.

돌아가면,

아껴쓰지 않을테다.

소원빌고 신을 찾는다.

아낌없이 쓰겠노라 다짐한다.

기회를 얻는다.

죽었다는 사실은 잊는다.

아껴쓰지 말지어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먹고 싶은 것도 다 먹어보리라.

해야 할 말도 다 해보고

해 볼 수 있는 것도

막힘없이 도전해 보리라.

이미 죽었다.

죽이고 싶던 놈들은 죽었다.

이미 죽었다.

죽고 싶었던 나도 죽었다

이미 죽었다.

사랑하는 이들도 이미 죽었다.

사라졌다.

좋아하던, 끔찍하던 시공간도 모두 사라졌다.

이제 '0'이 됐다.

빈 공간, 빈 시간에 덩그라니 서 있다.

모든 것이 '0'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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