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죽었다.
이유는 모르나,
멍청하게 갑자기 죽었다.
해보고 싶은 것도 못하고,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었다.
말하고 싶은 것도 못 말했고,
가고 싶은 곳도 못 가봤다.
인생.. 멍청하게 아껴쓰다 똥 됐다.
돌아가면,
아껴쓰지 않을테다.
소원빌고 신을 찾는다.
아낌없이 쓰겠노라 다짐한다.
기회를 얻는다.
죽었다는 사실은 잊는다.
아껴쓰지 말지어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먹고 싶은 것도 다 먹어보리라.
해야 할 말도 다 해보고
해 볼 수 있는 것도
막힘없이 도전해 보리라.
이미 죽었다.
죽이고 싶던 놈들은 죽었다.
이미 죽었다.
죽고 싶었던 나도 죽었다
이미 죽었다.
사랑하는 이들도 이미 죽었다.
사라졌다.
좋아하던, 끔찍하던 시공간도 모두 사라졌다.
이제 '0'이 됐다.
빈 공간, 빈 시간에 덩그라니 서 있다.
모든 것이 '0'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