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만화로 배우는 수능 고전시가(고등필독)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독후감

by 오인환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신라 시대 대표 향가다. 이름만봐도 머리가 지끈지끈 거린다. 이유는 이렇다. '제목'만 들었을 때, 현대인이 사용하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배경지식 없이 '제목'만으로 이 시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 수 없다. 고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황상태에 빠진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아이유의 '좋은 날'은 '제목'을 봐도 대략 무엇에 대한 노래일지 유추 가능하다. 다만 '찬기파랑가'는 익숙치 않다. 멜로망스의 'Happy Song'은 행복에 관한 노래일것 같다. Happy가 행복이고 Song이 노래이기 때문이다. '찬기파랑가'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보자. '찬기파랑가'의 '가(歌)'는 노래를 의미한다. 즉, '찬기파랑 song'이다. 제일 첫 단어인 찬(讚)은 찬양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기파랑을 찬양하는 song'이라는 제목이다. '랑(郞)'은 무엇일까. '랑(郞)'은 '남자'를 부르는 호칭이다. 흔히 말하는 '낭군(郎君)', '신랑(新郞)'에서도 쓰이는 말로 '~씨', '~군', '~옹'처럼 이름을 부를 때 쓴다. 영어로 굳이 바꾸면 '미스터(Mr)' 정도로 할 수 있다. 즉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를 현대식으로 굳이 바꾸면, 'Mr.기파를 찬양하는 노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가 무엇을 노래할지 감이 온다. 제목과 전반적인 분위기만 파악하더라도 시는 유용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분위기가 파악이 되면, '어조'가 느껴진다. '어조'가 느껴지면 어떤 표현 방식을 사용했는지 보인다. 교육청이나 평가원은 예전부터 고전시가에서 깊이 있는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다. 꼬불거리는 고어와 한자로 3등급 이하의 학생들이 겁을 먹고 포기하기 때문이다. 굳이 문제를 어렵게 내지 않더라도 변별력을 만들 수 있다. 고로 '고전시가'는 의외로 쉽다. 수능에서 '고전시가'는 그래서 중요하다. '비문학'과 같이 끊임없이 '지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형이 아니라, 이미 '출제 되는 지문'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전시가'나 '고전소설', '문법'은 고로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수능 언어 영역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유형의 문제다. 영어영역에서도 비슷한 유형이 있다.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내용일치' 문제와 '도표', '분위기'와 '주제찾기' 등이다. 또한 '듣기' 영역이 그렇다. 이 문제들은 '단순 반복 훈련'만으로 단기간에 고득점을 올릴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문제만 모두 맞춘다는 전략으로 접근하면 3등급까지는 무난하게 올릴 수 있다.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는 그런 의미에서 중고등학생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으로 보인다. 단순히 '고전시가'에 대한 문학적 설명을 하고 있지 않고 B급 감성의 만화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노재승' 작가는 2006년부터 창신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쳐 오던 국어교사다. 그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하면 이야기를 재밌게 담아볼까 고민을 했다. 그 5년의 결과는 이처럼 만화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학생들에게 고전시가를 설명한다. 책의 제목은 '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이지만, 흥미의 물고를 틀어주기는 충분하다. 다양한 책을 읽다보면 처음 들어보는 주제를 접할 때가 있다. 간혹,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의 역사' 혹은 '양자역학', '유럽의 음악사나 미술사' 등이 그렇다. 처음 그것을 처음 접하면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 관련된 유튜브 영상이나 영화, 다큐멘터리를 찾아본다. 그것들을 하나라도 보면 이후에는 책이 술술 읽힌다. 첫책이 술술 읽히면, 두 번째 책에서는 아는 내용이 조금씩 나온다. 책은 속독이 가능해진다. 세 번 째 책에서는 사색이 가능해진다. 내 생각을 붙여 볼 수 있다. 네번 째 책에서는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이나 다른 관점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다. 대충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대략적인 내용을 알아야 흥미가 생긴다. 처음부터 어려운 책을 읽어갈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수준에 맞게 흥미를 먼저 유발 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화는 꽤 접근성 좋다.



구지가, 공무도하가, 청산별곡, 관동별곡.. 이런 시들은 '시험 문제'를 위해 만들어진 시가 아니다. 이것은 '학생'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성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문학이다. '고전'은 생각의 폭을 넓게 한다. '시' 또한 사고의 폭을 넓게 한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함축성'은 '여백'이 되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쥘 르나르'의 시 뱀은 몹시 짧다. 시는 이렇다. '뱀 너무 길다' 여기에 독자는 '뱀'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붙는다. 작가가 무엇을 의도했던 간에, 비어 있는 여백은 이처럼 수 만가지 생각할 거리를 독자에게 던져 놓음으로써 사고의 폭을 넓힌다. '고전시가'는 시간을 초월한 문학이다. 고로 우리가 생각할 거리는 더 할 나위없이 크다. 만화는 '좀비'가 튀어나오고, 각종 만화와 영화를 오마주한 재밌는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다. 한 할아버지가 교육과 유머를 번갈아가면서 등장하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읽고 교육된다. 완독하는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고로 몇 회독도 가능하다. 고전시가가 어렵다면 이 책을 가장 먼저 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찬기파랑가



열치매


나토얀 다ᆞ리


하ᆡ간 구룸 조추 ᄠ거가나ᆞ간 안디하


새파란 나리여하ᆡ


耆郞의 즈ᅀ기 이슈라


일로 나릿 자ᆡᄫ격하ᆡ


郞아ᆡ 디니다샤온


마ᆞᅀᆞ마ᆡ 가ᆞ갓하ᆞ갈 좃누아져


아으 잣가지 노파


서리 몯누올 花判이여



열어 젖히매


나타난 달이


흰 구름 좇아 떠 가는 것 아닌가


새파란 냇물에


耆郞의 모습이 있어라


이에 냇 조약돌에


郞이 지니시던


마음의 가를 좇으련다


아아 잣나무 가지 높아


서리 모를 花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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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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