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나 영상을 교묘히 찍어서 신기한 현상을 만들어 내는 걸 '트릭샷'이라고 한다. 탁구공을 멀리 있는 컵에 집어넣거나, 물병을 던져서 세우는 상황 등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트릭샷'은 도전자가 수천 번을 도전한 끝에 성공한 하나의 영상을 편집하여 업로드 한다. 보지도 않고 던진 농구공이 멀리 있는 골대 안으로 들어간다던지, 여러 개의 동전을 하늘로 던져서 모두 같은 면이 나오게 하는 등 영상을 보면 신기한 장면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이런 트릭샷은 실제 무편집 스포츠광고에서 종종 사용되기도 한다. 유명 축구 혹은 골프 선수들이 운동하는 영상 중에는 '묘기'에 가까운 기술이 담겨져 있기도 하는데, 이런 기술들이 실제로 '선수'가 훈련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은 것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 하기도 했다. 트릭샷을 모아 놓은 영상을 보고 있으면 경이로움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마치 '우연'이 '운명'처럼 느껴질 정도로 소름이 끼친다. 다만 한번이 성공된 장면을 담기 위해, 수 시간 혹은 수 일 동안 같은 행동을 반복한 '메이킹 필름'을 보고 있으면 역시나 대단한 장면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인물이 생각을 비우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지루한 영상이 끊임없이 나올 뿐이고 때로는 '미련'해 보이기도 한다. SNS는 이런 '트릭샷'을 닮았다. 삶의 색깔은 아주 복잡하기 때문에 하나의 단색을 띄기 어렵다. 다만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은 무서울 만큼 '행복'하고 '성공'한 이야기들 뿐이다. 희안한 것은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행복한 사람이 적다는 것이 SNS의 특징이다.
실제로 2015년, 덴마크에서는 SNS와 행복에 관련된 실험을 진행했던 적이 있다. 이 실험에서 SNS 이용 빈도가 높은 이들과 1주일간 SNS를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을 무작위로 나누어 실험을 했는데, 1주일간 SNS를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에 대한 삶과 사회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사회활동이 높아졌다는 결과를 내놨다. 행복에는 '상대적 행복'과 '절대적 행복'으로 나눠진다. 상대적 행복은 그 기준선을 '외부'에 두는 행복을 말하고, 절대적 행복은 그 기준선이 내부에 있는 행복을 말한다. 이 두 행복이 주는 만족감은 비슷하다. 다만, 기준선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갖게되는 상실감의 크기도 비슷하다. 여기서 문제는 발생한다. 상대적 행복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으며, 자신이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기준선'을 갖게 된다. 고로 자신의 행동이나 노력과 무관하게 수동적으로 행복을 부여 받는다. 반대로 절대적 행복은 그 기준선이 내부에 있다. 외부에 기준선이 없기 때문에,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기복없는 행복을 갖는다. 주가나 경제, 인간관계, 사회적 지위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지 않는다. 실제로 '종교적 수행'의 의미를 제외하면 천주교나 불교에서 종교인들은 '혼인'을 하지 않는다.
마태복음 19장 1~12절에 보면 그와 닮은 이야기가 있다. 종교인들에게 '혼인'은 해서는 안되는 일은 아니다. 실제로 모세와 예수가 말하기도 그렇다. 이들은 혼인을 금지한 것이 아니다. 예수는 모든 사람이 그럴 필요는 없고 필요한 자들만 그러하라고 말한다. 스님이나 신부님이 '혼인'을 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불필요한 '유혹'과 '갈등'의 여지를 소멸하는 것이다. 즉, SNS를 통해 남과 비교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느니, 아예 SNS를 하지 않는 유혹의 원천을 없애는 것이다. 스님이 속세를 버리고 산으로 가는 이유도 이와 닮았다.
인생은 편집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다. 그 누구도 '희노애락' 없이, 언제나 좋은 일만 일어나는 사람은 없다. 자기계발서나 자서전을 보면 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예전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읽은 글이 있다. 블로그 주인은 자신이 '자서전'을 결코 읽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는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드리는 '확증편향'과 '결과로 근거를 삶아 성과를 평가하는 '결과편향'의 끝이라고 했다. 그렇다. 그것은 상대를 속이기 위해 하는 악의적인 행위는 아니다. 단순히 모든 개인이 갖고 잇는 '심리 현상'이라는 것이다. 가령 활을 과녁에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쏜 자리에 과녁을 그려내는 방식이다. 고로 그런 이들의 모습을 흉내낸다고 한들, 모두가 비슷한 결과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트릭샷'은 99%의 실패 뒤에 숨겨진 1%만 정확하게 정제하여 편집한다. 거기에 꽤 적절한 음악과 다양한 효과를 입히면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재탄생된다. 자기계발서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는 결과를 중심으로 과녁을 그려 넣는다. 즉, 이미 성공한 결과를 사실로 과정을 미화한다. '성공'이라는 결과가 근거가 되기 때문에, 독자는 설득력이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실예로 기상 시간에 대한 글이 그럴 수 있다. 실제 정주영 회장이나 빌게이츠 회장, 앤드루 카네기는 아침형 인간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기상 습관은 성공을 보장하는 예로 자주 사용된다. 다만, 모차르트, 처칠, 오바마, 데카르트 등은 저녁형 인간이다. 서점에는 '아침형 인간'을 이야기하며 기상시간을 당기면 성공에 다가 설 수 있다는 식의 논리가 전개된다. 반대로 저녁형 인간의 성공을 근거로 언제든 '저녁형 인간'이 성공 열쇠라는 식의 논리 전개도 가능하다.
언제나 열정이 타오르는 연예인이나 위대한 인물들의 일화를 듣곤 한다. 마치 저렇게 해야만 저런 삶을 살 수 있다는 식의 논리가 전개된다. 다만 사람은 어떤 부분을 '트릭샷'처럼 편집해 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두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실제 스티브 잡스의 혼외 딸인 '리사'를 기준으로 그를 바라보면 그는 형편없는 아버지일 뿐이다. 그를 바라 볼 때, 성공적인 사업가의 모습으로 편집을 하면, 그의 연설과 행동, 사상은 모두 멋있어 보인다. 다만 그는 미완성 된 제품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동업자를 속여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는 등의 모습도 보인다. 아인슈타인의 말은 대부분 명언으로 유명하게 사용되지만, 그는 자신을 '불행한 남자'라고 스스로 표현하기도 했으며, 노벨상 상금을 이혼 위자료로 모두 지급하고 자신의 사촌누나와 재혼을 하기도 한다. 아무리 위대한 인간이라도 어떤 모습을 담아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보이곤 한다. 업적을 제외하고 그를 닮고 싶냐고 묻는다면 그 누구도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담고자 하는 이들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갖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밝은 면만 편집하여 그것을 지향하는 것은 자칫 SNS를 보며 자괴감을 갖고 불행에 빠지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있다. 고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편집 기술에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스스로를 더 작게 만들고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