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예술과 가까워 지는 법_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by 오인환


전시장 바닥에 총 7,000개의 사탕이 깔려 있다. 사탕의 총 무게 34kg. 누구나 이 사탕을 먹을 수 있다. 심지어 가지고 나갈 수도 있다. 그냥 관람객에게 사탕을 제공하기 위해서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탕은 '무제'라는 이름의 설치 미술이다. '무제'는 '펠릭스 곤살레스 토레스'의 작품이다. 그는 단조로운 설치와 조각으로 유명하다. 토레스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사탕은 그의 애인을 이야기한다. 1991년 그의 애인이 죽음과 가까워 졌을 때 몸무게는 34kg이다. 애인은 참여자들에 의해 죽음처럼 사라져 간다. 그러나 다음 날이 되면 사탕은 여지 없이 다시 채워 진다. 사라진 연인의 존재를 매번 재생시키는 설치 미술이다. '김진혁 작가'는 이런 설치 미술을 '문학적 예술'이라고 말한다. 은유의 특성이 가득 담긴 예술이라는 말이다. 무게, 달콤함, 재생까지. 설치 미술은 단순히 전시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예술적 가치'는 '작가'가 아니라 '감상자'에 의해 달라진다. 난해하기만 한 현대미술은 어떻게 즐기는 것일까. 설치 미술이 난해한 것은 '작가'가 숨겨 놓은 무언가를 표면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기계가 담지 못할 '내면'을 담아야 했다. 사진기보다 정교하게 사물의 겉모습을 표현할 수 없다. 기술은 예술을 더 인간다워지게 바꾸어 놓았다.



일부 사람들은 의미를 알 수 없는 '공공미술'에 의문을 갖는다. 소중한 세금이 건축비와 설치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것을 경제적 손익으로만 따지기에 우리는 인간이다. 공공미술은 환경을 쾌적하게 하고 서민의 정서에도 효과적이다. 파리 한복판에 지어진 볼품없고 쓸모없는 철제 탑을 사람들은 '세금 낭비'이자 '인간의 욕심'의 신물인 '현대판 바벨탑'이라고 불렀다. 다만, 이제와서 이 철제탑은 굉장히 중요한 '파리'의 상징이 됐다. 인간은 '의식주'만 가지고 살 수 없다. 매슬로의 욕구위계이론에 따르면 가장 하단에는 '생리적욕구'가 있다. 그 위로 안전욕구, 소속과 애정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 '의식주'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 등 결핍 욕구는 충족시키지만 그 상단에 있는 성장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예술은 당연히 생리적 욕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예술은 인간이 의식주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상위 욕구를 충족한다.



꽤 값비싼 스테이크 집을 아이와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아이는 자신의 앞에 놓인 한 접시의 가치가 얼마인 줄 모르고 투정을 했다. 그러고는 집으로 돌아가서 계란 후라이에 간장, 밥을 비벼 먹었다. 가치라는 것은 가치를 알아 볼 때 생겨난다. 얼마나 훌륭한 요리사의 작품인지 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의 맛을 얼마나 음미하고 가치를 알 수 있는지다. 단순히 대단한 사람의 작품이기 때문이 아니라, 아는 만큼 보인다. 가끔 7살 아이들이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가지고 올 때가 있다. 혼자 보고 있을 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때도 많다. 단순히 유추할 뿐이다. 가만히 그림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다가와 자신의 그림을 해석해 준다. 무엇을 그렸으며, 무슨 생각을 했고, 무엇으로 그렸는지를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한다. 듣고 있으면 내가 생각치도 못한 이야기들이 나올 때가 있다. 꿈 이야기를 그렸을 때도 있고 가끔씩은 호랑이를 잡아먹는 토끼도 있다. 그것을 보고나면 '아~ 그렇구나' 하고 반응한다. 그런 반응을 몇 차례하고 나면, 아이가 어떤 것에 영감을 받고 어떤 걸 주로 그리는지 알 수 있다. 다른 아이의 그림에는 유독 의미가 없던 것들이 '내 아이'의 그림일 때는 그 의도와 생각이 궁금해진다.



'의도와 생각을 궁금해 보는 것'. 그것은 몹시 인간적이고 예술을 감상하는 주 포인트다. 건축가 페터 춤토르는 '페터 춤토르 분위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무엇이 나를 감동시켰을까? 전부 다 이다. 모든 사물 그 자체. 사람들, 공기, 소음, 소리, 색깔, 물질, 질감, 형태."



조명은 어떻게 비치했고 색깔은 어떤 색을 사용했는지, 주변 음악은 어떤지. 그 모든 것에 의미가 없다면 그것은 그냥 '현상'이지, '예술'이라고 할 수 없다. 의도를 가지는 행위. 그것이 예술이다. 작가의 의도가 가끔 해석자와 다를 수도 있지만, 그 의도를 생각해보는 행위가 예술이다.



미술 전시 감상에서 아트 컬렉팅까지 예술가 가까워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로 '관심'이다. 내 아이의 그림이 다른 아이들의 그림보다 더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내 아이의 그림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내가 아이의 그림에서 의도를 찾아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미술과 예술에 대한 관심은 작가와 큐레이터, 전시관의 의도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다. 음악과 미술 등 예술은 가끔 아무 말도 없이 사람을 위로 한다. 누구도 정확히 누군가의 마음을 정확히 위로하지 못한다. 다만 오로지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예술'이다. 그 해석은 언제나 자신이 열어 두고 자신을 위로한다. 고로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많은 위로를 준다. 근처를 지나면서 한 번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던 '제주도립미술관'을 아이들과 한 번 방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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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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