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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Feb 19. 2023

[생각] 집중하여 중력을 만들다._금강경 필사

 내리 꽂는 것 보다 스며드는 게 중요하다. 어린 천재, 젊은 사업가 등 이른 나이에 도달하는 이를 동경한 적도 있으나 삶을 사색으로 채운 노인의 지혜를 동경하게 됐다. 물론 둘 다 훌륭하다.  좋아하는 말이 있다.

 "낙숫물이 바위 뚫는다."

 성실함은 때로 불타는 열정보다 중요하다. 예전에는 모든 대륙이 하나로 붙어 있다. 이를 판게아라고 한다. 판게아는 조금씩 이동하다 지금의 모습이 됐다. 현 지도는 한 번의 열정이 만든 결과물이 아니다. 천지가 개벽하여 하루 아침에 변하는 것도 아니다.

아주 천천히 영겁의 세월을 뜨뜻미지근하게 데워야 가능하다.

 뜨뜻미지근한 '집중' 상태.

한 번에 와장창 끌어 모으는 것이 아닌, 천천히 시간을 두고 집중하는 상태.

가운데로 모으는 것을 '집중'이라고 한다. 가운데로 모으는 힘을 '중력'이라고 한다면, 물리학 용어와 겹친다. 흩어져 있는 정신세계를 한 곳에 모은다. 그것은 집중이고 모으는 힘은 중력이겠다. 중력이라 하면 뉴턴이 떠오른다. 질량 작은 것이 큰 쪽으로 쏠린다. 만류인력이 그렇단다. 어쨌던 가운데로 모으면 중력이 생긴다. 중력이 커지면 작은 질량은 끌려온다. 집중하지 못하면 다른 중력에 끌려간다.

 적당한 중력은 대상을 가까이 다가 오도록 만든다. 그것이 돈이던, 사람이던, 뭐든 그렇다. 중력이 너무 강하면 그것은 혼연일체 되어, 나의 일부가 된다. 나의 일부가 되는 건 상대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우주에서는 그렇게 강한 중력을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적당히 내 주변에 그것들이 궤도에 이끌려 빙글 빙글 도는 상태. 그 정도의 집중 상태가 되기 위해선 나에게 중력이 있어야 한다. 중력은 집중해야 생긴다. 너무 조급하게 강해서도 안되고 너무 약해서 다른 중력에 끌려 다녀서도 안된다.

 돈에 끌려다니고, 사람에 끌려다니고, 사랑에 끌려다니고, 일에 끌려 다니고 있다면, 내가 갖고 있는 중력의 크기를 의심해야 한다. 아주 오래 전에 '금강경 필사'를 해보고자 책을 구매했다.

 2023년에는 성경도 일회독하기로 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진 나만의 철학이 있다. 

'불경'을 언급하면, '성경'을 언급할 것, 

'반일'을 쓰면, '친일'도 써 볼 것.

'보수'를 말하면, '진보'를 말할 것,

가위 바위 보 게임에서 남들이 하나의 손을 낼 때, 하나 빼기를 할 수 있는 다른 쪽 손도 준비해 볼 것.

 조급해 할 것 없이 그냥 천천히, 성경이건, 불경이건 뭐든 집중해서 바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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