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과메기

겨울이 끝나길

by 이세

퇴근을 앞두고 업무 마무리를 하며 마음이 분주하다. 오늘도 머리가 멍하도록 서류를 보고 전화를 받았다. 그 와중 아빠한테 문자가 와 있다.

'통화요망'

가슴이 쎄하다. 며칠 전 집에 들러 할머니가 여전히 병세가 안 좋으시다고 전해주고 간 터였다.

전화를 걸었다.

"아빠 무슨 일이세요?"

6시가 안 된 시간인데 왜 여즉 퇴근하지 않았냐 묻는 아빠에게 대답할 말이 없다.

아빠는 쩝쩝 소리가 나게 무언갈 씹고 있었다.

"우리가 꽁치 말고 청어과메기를 시켜서 먹고 있다. 참 맛있네. 너 과메기 좋아하는데 남은 거 싸다주까?"

맥이 탁 풀렸다. 안 먹을 테니 가져다주실 필요 없다는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꽁치 말고 청어과메기는 뭐가 그리 다른가?

너무 맛있어서 먹다 보니 내 생각이 났구나?

근데 남는 거 싸주기 전에 그냥 새거 시켜주는 건 안되나?

저 함께 먹는 우리 안에는 나는 없는데 누구일까?

마흔세 살의 나는 이렇게 또 네 살같이 마음이 삐뚤어져서 나를 떠올린 부모의 마음을 밀어낸다.

한 번이라도 오롯이 남는 게 생각나서가 아니라 그냥 진짜 내 생각이 나서 전화할 수는 없었냐고.. 오늘도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는 왜 이리 나는 꽁하고 퀘퀘한가 생각한다.

나는.. 사실 과메기를 좋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