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함이 삶을 집어삼킬 때
아침 7시.
알람보다 먼저 눈을 뜬다.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지 않는다.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도 이미 정해져 있다.
어제와 같은 하루를 그대로 반복하면 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에서, 정해진 일을 한다.
가끔 업무가 한꺼번에 밀려들어 힘들 때도 있지만
그 고통마저도 범위 안에 있다.
일상은 루틴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안정이라는 이름의 편안함을 얻는다.
가끔 ‘이대로 괜찮은 걸까?’란 의문이 스쳐가지만
곧 익숙함이 다시 그 생각을 덮는다.
A ship in harbor is safe, but that is not what ships are built for.
— John A. Shedd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하다. 하지만 배는 그걸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나는 혼자보다는 군중 속에 있을 때 편안하다.
검증된 브랜드에서, 익숙한 제품에서,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 위에서 안심을 느낀다.
우리는 모두 편안함의 중독자다.
하루 24시간, 365일.
우리는 동일한 시그널의 편안함을 주입받는다.
그것은 소리 없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배정받은 책상, 직급, 업무 프로세스.
모든 것이 나에게 딱 맞게 세팅된 시스템.
몸에 꼭 맞는 타이즈처럼
자연스럽고, 익숙하며, 너무나도 편안하다.
Comfort is the enemy of progress.
— P. T. Barnum
편안함은 발전의 적이다.
처음엔 도구였던 편안함은
어느새 내가 갇힌 감옥이 되어버린다.
직장인은 입사 3개월 안에
스스로 이 시스템 안에 들어가 하나의 부속이 된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이 안에서만이라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리는 리스크를 피하고 싶어 한다.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면 불편하고,
처음 가보는 장소에서는 불안하다.
지방에 가서도 프랜차이즈 카페만 찾는 이유다.
그 편안함이 우리를 보호한다고 믿지만
실은, 가장 중요한 것을 막고 있다.
시간.
편안함은 도전의 시간을 막고,
실패로부터 배울 기회를 차단한다.
The only way to make sense out of change is to plunge into it, move with it, and join the dance.
— Alan Watts
변화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안으로 뛰어들어, 함께 흐르고, 춤추는 것이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젊음은 점점 무뎌지고, 업무 능력은 서서히 떨어진다.
그때가 되면, 회사는 더 이상 편안함을 제공하지 않는다.
시스템 밖으로 밀려난 사람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묻는다.
지금의 편안함은
정말 당신을 지켜주는가?
아니면 당신을 지워가고 있는가?
우리는 편안함 속에서도
편안함 밖을 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밖으로 내쳐졌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The cave you fear to enter holds the treasure you seek.
— Joseph Campbell
당신이 들어가길 두려워하는 동굴 안에 당신이 찾는 보물이 있다.
두려움은
당신이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가장 정직한 신호다.
지금 당신은
편안함 속에 있나요?
그 편안함은 정말,
당신을 위한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