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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금택 Jul 17. 2024

집에 물이 새는데 어쩌죠?

아파트누수

오늘은 비가 하루종일 내립니다. 이런 날엔 다들 파전에 막걸리 한 사발 씩 하시지요.

어쩌다 열심히 산 죄로 구축아파트 여러 채 를  떠 넘겨받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비 오는 날의 감성 따위는 잊은 지 오랍니다.


재테크는 저에게 물태크였습니다.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누수가 필수로 따라다닙니다. 구축아파트를 매수하실 때는 꼭 화재보험에 가입하세요. 한화, 현대, 삼성등 보험사는 아무거나 해도 상품과 보험료는 비슷해요. 화재, 누수 보장되는 생활종합보험을 가입하세요. 누수피해범위가, 우리 집뿐 아니라 이웃집 피해까지도 보상되는지 꼭 확인하세요. 요즘엔 비싼 가전기기, 비싼 인테리어를 하시기 때문에 누수공사 비용보다, 피해 입은 이웃집 보상이 훨씬 부담이 큽니다. 보통 월 1만 원 하는 것 같으니 잘 알아보시고 꼭 가입하세요.

누수는 보통 상수관보다는 하수관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하수관이 어딜까요. 화장실, 싱크대, 빗물 지나는 우수관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바닥과 배관 사이에 틈이 벌어집니다. 그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우리 집과 아래층에 누수가 발생합니다.

화장실은 누수 빈도가 제일 높습니다. 누수지점은 세면대 배수관과 타일 바닥 배수관 사이 연결부위입니다. 두 번째로 욕조 하수구, 욕조 바닥 이 누수 지점입니다. 세면대 배수관과 타일 바닥 배수관은 통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연결부위에서 누수가 발생합니다. 물이 조금씩 흐르면, 바닥방수액을 녹이고 아랫칩 화장실로 흘러내려갑니다.

욕조 하수관 누수도 하수관과 바닥시멘트와 유격이 생기면서 그 틈 사이로 물이 스며듭니다. 욕조를 들어내야 하니 공사가 커집니다. 욕조 아래에는 타일을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가끔 욕조 아래로 물이 모여들어 누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누수양이 뚝뚝뚝하는 정도면 누수원인을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윗집에서 물을 틀어 놓고 아랫집 누수 상태를 보면 어디서 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뚜~욱 이 문제입니다. 물이 스며들어 머금고 있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물이 어디서부터 새들어 오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화장실에서 샐 수도 있지만, 멀리 난방배관에서 누수가 발생해서 낮은 곳으로  물이 타고 천천히 흘러 화장실에 이르기도 합니다. 미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매립 배관에서 누수가 발생하면 원인 찾기도 힘들고 공사도 크지요. 화장실 공사는 최소 30에서 타일 공사까지 필요한 공사라면 150 정도는 각오하셔야 합니다.


다음으로 누수 빈도가 높은 곳은 싱크대 하수관입니다. 싱크대 하수관은 쉽게 부식됩니다. 작은 음식물이 그대로 흘러 내려가면서 막히거나 끼어서 하수관을 썩게 합니다. 간장은 주철을 직접적으로 녹슬게 하는 원인입니다. 지방질이나 기름기 있는 음식물 찌꺼기가 배관을 막은 상태에서 간장등 부식을 유도하는 액체들이 오랫동안 배관에 머무르게 되면 누수가 발생합니다. 싱크대 하수구에 누수를 탐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싱크대를 들어내고 공사를 해야 합니다. 대리석 상판을 들어내야 하는데, 인조대리석은 쉽게 깨지기 때문에 싱크대 업자도 섣불리 하겠다고 덤비지 못합니다. 싱크대 바닥을 파내고 배관을 교체하는 비용만큼 싱크대 이전비용이 들어갑니다. 보통 100만 원에서 150만 원 공사비가 들어갑니다. 저도 퇴사하게 되면 누수사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보일러 배관에서 누수가 발생되면 심각합니다. 탐지기를 이용해서 누수된 곳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닥 난방배관을 일일이 탐지기를 대보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재수 없이 장롱 아래 배관을 교체해야 한다면 일이 커집니다. 다행히, 난방 배관이 주로 터지는 곳은 거실이나 방보다는 보일러 바로 앞의 난방 배관이 터집니다. 보일러에서 고압으로 온수를 밀어내기 때문에 보일러와 가까운 배관이 압력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탐지를 하더라도 그곳부터 의심해 보는 것이 빠릅니다. 보일러 배관 교체 공사는 위치에 따라 큰 차이가 납니다. 배관이 너무 오래되어 배관에 구멍이 뽕 뽕 날 정도라면 다른 위치도 곧 누수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안 전체 난방배관을 교체해야 합니다. 비교적 탐지가 쉽고, 바닥도 공사하기 좋다면 공사비용은 최소 50만 원 정도입니다. 위에 물건이 있거나 난이도가 높아지는 만큼 공사비는 늘어납니다.


누수가 발생하면 집주인, 임차인, 피해자 모두 난감해합니다. 집주인이 가장 신속하게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최종 공사비를 부담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누수는 누구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집주인은 돈 쓰고도 욕먹는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쓴 약이니 빨리 먹어 치우고 잊어야 합니다.


집주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누수공사 첫 번째 팁은 업자 선정입니다.

집주인은 가장 먼저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누수공사업자 전화번호를 따야 합니다. 누수공사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스스로 저렴한 업체를 찾아 인터넷 검색을 절대 로 하지 마세요. 돈이 두배로 들고, 공사하는 내내 머리를 쥐어뜯어야 하니, 절대 모르는 업체를 쓰지 마세요. 대신 관리사무소에서 알려주는 주변 설비집아저씨, 철물점 아저씨를 우선 부르세요. 플래시 한 개 들고 오토바이 타고 현장에 나타냐는 아저씨가 믿음은 좀 덜 갈 수 있습니다.

이분이 가장 우리 아파트 누수공사에 적합한 이유는 배관이 어디에 묻혀있는지 뻔히 잘 아십니다. 아파트가 30년 이상되면 여기저기 누수가 시작됩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세대에서 누수되는 위치가 같습니다. 화장실 아니면 싱크대입니다. 이분들은 아파트 하자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고 있습니다. 화장실 바닥의 기울기가 잘못되어 발생하는 문제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건축당시 배관을 이상하게 꺾어서 돌린 지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솔개가 잘못되어 배관을 꺾어 돌렸다면 누수 확률 100%입니다. 동네 설비아저씨는 우리 아파트 누수공사 경험이 많아 설명 안 해도 대충 누수지점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동내 사장님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 누수탐지기를 맹신하지 마세요.

누수공사 시작하면 작게는 20만 원부터 많게는 500만 원까지 들어갑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누수업체를 부르면 일단 장비로 중무장하고 나타납니다. 저를 포함한 보통사람들은 누수탐지 장비를 보통 건강검진할 때 내시경이나 MRI 정도로 생각합니다. 누수탐지 성능은 생각보다 정밀하지 않습니다. 물이 뚝뚝뚝 떨어지는 정도를 내시경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그 정도면 사람의 눈으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비를 먼저 내세우는 이유는 공사비 때문입니다. 플래시 하나 달랑 들고 나타나신 동네 누수설비 사장님이 100만 원을 청구하면 집주인은 “네가 뭘 했길래 그리 많이 받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반면 삐까 번쩍한 누수장비를 앞세우고, 장비 사용료 얼마, 인건비, 기술료 얼마 하며 영수증을 들이밀면 집주인은 대부분 인정합니다. 장비를 가져오기만 하지 거의 눈으로 경험으로 누수를 잡습니다. 대충 어디인지 특정 한 다음 적외선이나 내시경을 이용해서 구체적인 크랙을 잡는 정도입니다.


장비보다는 경험과, 우리 아파트 배관 위치를 잘 알아야 합니다. 동네 아저씨에게 일을 맡겨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공사 일정을 유동적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공사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누수원인이 된 집 거주자, 누수피해자 , 공사업자, 집주인들의 시간을 맞춰야 합니다.  최소 4명의 일치된 시간을 합의하는 것이 의외로 어렵습니다. 공사업자가 멀리 있다면, 여러 번 현장에 오고 싶어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사를 하든 안 하든 출장비가 10만 원이 청구되기 때문에 원거리 업체라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으니, 최대한 신속한 조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돈이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럽고, 세입자 불평에, 피해자 방방 뜨면 멘붕 됩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한 큰돈이 나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누수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모두가 더 큰 피해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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