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그녀를 매우 친절하며 능력도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점심을 먹지 않고 일을 한단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빨리 일을 끝내고 집에 가야 하기 때문이란다. 누군 일 안 해 봤나. 이런 그녀를 안타까워하며 너무 열심히 하는 걸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도 있고 다이어트 하려고 그런 것도 있어요.'라고 말해 버렸다. 밥은 먹고 일 해도 되는데 왜 남들한테 짠함을 유발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대단하게 여기는 그들은 또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근무시간 중에 놀고 오후에 굳이 초과근무를 하는 사람이 있다. 일부러 오후에 할 일을 남겨두려고 그런 것 같다. 예전에 항상 초근을 하는 언니가 있었는데 우연히 그날 남게 되어서 그 언니가 뭘 하는지 봤다. 자기 주변 청소를 거의 30분간 했다. 쓰레기 하나를 왔다 갔다 하면서 쓰레기통에 넣는 모습을 보면 그다지 바빠 보이지 않았다. 딸이 고3이라 늦게 오기 때문에 집에 가봤자 아무도 없단다. 그게 초근 할 이유는 아니지 않나.
또 아는 언니는 초근을 1년간 열심히 하다가 힘들어서 포기했다. 초근을 한 이유는 초근 한 금액도 급여에 포함되어 나중에 명퇴금 계산할 때 금액이 더 높아진다나. 사실 여부는 모른다.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체력 저하로 더 이상 초근을 못 하게 됐다.
9시, 10시까지 남아서 하는 걸 보면 집에 가기 싫어서 그런가?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무튼 그들은 열정적으로(?) 초근을 했다. 일 년 가도 한 번도 안 하는 사람도 많다. 또 필요하면 하는 거다. 그러나 왜 초근을 열심히 해야 하나 생각해 보면 교사들 급여가 박봉이다. 너무 적다. 그래서 딱한 생각도 든다.
그런데 점심도 안 먹고 열심히 일 하는 그 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교육청에서 오는 공문 중에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있는데 과도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교장의 머리까지 읽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때로는 교장도 거기까지 할 생각은 없어서 오히려 하지 말라고 말릴 때도 있다. 교장의 의도보다 더 교장답게 행동하는 행동대장이다. 강한 것에 저항하는 것이 용기라고 생각하여 '왜 그렇게 해야 되나요? 라며 들이대는 나를 사람들은 경계한다. '또 저러네.' 요렇게 낙인찍힌다. 그런데 발언을 한 결과 이득은 침묵한 다수들이 본다. 그러면서 항상 내가 말하면 인상을 찌푸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교장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에 대해 교장에게 죄송한 마음을 얼굴로 표현하는 것 같다. 내 말에 동조한다는 눈빛을 보냈다가는 같이 찍힐 것 같으니까. 아니 실제 그들에게는 불필요한 말이기도 할 것이다.
학교에서 다수가 하는 것에 반대하는 소수자이다 보니 4차원이라고 불리며 조롱받기 일쑤다. '참 특이하네. 저만 잘났나. 왜 그냥 조용히 따라서 안 하나.' 그냥 소란이 불편한 것이다. 조용히 살고 싶다. 가뜩이나 학생, 학부모 스트레스도 많은데 뭘 그런 것까지 고민하냐.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달라지지도 않을 텐데. 예전에 어떤 샘은 말끝마다 '그냥 해' 이렇게 말했다. 그냥 대충 할 수 있는게 있고 없는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처음에는 가까이 오지 않는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면 그럭저럭 '괴물'은 아닌듯해서 같이 지내는 사람도 있고 아예 경계의 눈초리를 끝까지거두지 않는 사람도 있다. 사람을 겪어 보지도 않고 피하는 건 먹어 보지도 않고 맛없다고 하는 편협함일 것이다. 어차피 그들의 보수적 생각에 잘 동의하기 어려운 나로서는 굳이 대화하는 자체가 피곤할 때가 많다. 나 혼자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가 되는 것이다. 앨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