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20대일 때는 할머니들과 얘기도 잘했다. 아주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별천지스러운 이야기를 할머니들은 한다. 호랑이 담배 먹는 얘기처럼 얼토당토않은 현실인가 비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진 아주 신세계 같은 이야기들을 한다. 그런데 지금 나이가 들고 보니 참을성이 없다. 이상한 말을 하면 바로 쏘아 버린다. 버려진 썩은 고구마를 보면서
'옛날에 고구마는 썩으면 못 먹어도 감자는 썩어도 먹는다고 했어.'라고 하길래
'썩어서 싹 난 감자를 어떻게 먹어?'
했더니 뭐라 뭐라 하는데 듣기가 싫었다. 그래서 진짜 먹을 수 있나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면 동물은 먹을 수 있다는 내용을 봤다. 옛날에는 뭔들 못 먹었겠나. 나무껍질도 벗겨 먹었는데. 30년대생이면 도저히 대화가 안 될 수준의 생활을 살아온 사람 아닌가. 그래서 요즘은 갱년기라 그런지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어줄 인내력이 고갈됐다. 그래서 바로바로 반박해버린다. 그래서 엄마는 나랑 얘기하는 게 재미없어서 잘 안 한다. 그런데 남편은 '호호호, 아 그래요?' 하면서 잘 들어준다. 그래서 남편과 얘기할 때는 엄마 얼굴이 빛난다. 남편은 나랑 얘기하다가도 맨날 혼난다.
'그래, 잘났다, 잘났어.'
요렇게 얘기가 끝날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