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하면 심심하다

by 신기루

주변에서 퇴직한다니까 '심심할 것이다'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막상 퇴직한 사람들이 너무 잘 놀고 있는 걸 본다. 이 화창한 가을에 교실에서 단풍을 볼 때 누군가는 제주도에 있단다. 옛날과 달리 요즘은 즐길 게 너무 많다. 그런데도 못 노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나는 우선 당원이 되겠다. 교사들에게 정치활동을 못 하게 해서 우리나라 정치가 더디게 발전한다는 얘기도 있다. 나 빼고는 좀 지식인 군단 아닐까? 그리고 공무원들도 정치활동 해야 한다. 최소한 당비는 낼 수 있어야 한다. 지지하는 국회의원에게 후원비는 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손발을 묶어 놓고 입까지 막았다. 정치적 발언도 못 한다. 교실에서 뉴스 기사를 전달해도 아이들 중에서는


'샘, 문재인 지지해요?, 노무현 좋아해요?'


요런 말들을 한다. 팩트를 얘기해도 아이들은 좌우를 가르려고 한다. 집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은 건지 매스컴에서 그렇게 전달을 받은 건지 양극단으로 나누어서 본다. 교실에서 정치 얘기를 할 수가 없다. 누군가 메모를 해서 신고를 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가 종종 기사화 된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학교 다니느라 못 한 정치활동을 한 번 해 보자. 조직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그 조직에 들어가서 얼마 못 있다가 나올지도 모른다. 지금도 몇몇 단체에 후원을 하고는 있지만. 물론 나 한사람쯤 참여한다고 해서 얼마나 변하겠는가.

이번 정부에서 부동산 때문에 화난 사람들이 많다. ' 아, 저건 아닌데, 왜 자꾸 저러지?' 똑똑한 지식인들이 넘쳐나는데 왜 바른 방편이 안 나오는가. 미치도록 안타까웠다. 촛불을 들고 차가운 바닥에 앉았던 게 엊그제인데 다시 흔들린다는 게 보통 억울한 일이 아니다. 솔직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학교는 다시 보수화 되고 뒤로 걷기 시작했다. 홍준표는 걸핏하면 전교조가 좌경화 시키고 학교가 무너졌다고 하는데 학교가 그나마 바로 서는 데에 큰 역할을 한 단체이다. 사회 자체가 인권의식이 높아졌지만 그 인권이란 걸 학교에서 계속 학생 인권을 신장시키고자 노력했기 때문에 사회로 번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교조는 그냥 학교 노조일 뿐이다. 그들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다수의 교사들이 지지하지도 않는다. 학교 노조에는 교사노조란 것도 생기고 교총이란 노조도 있다.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뿐인데 전교조만 타깃으로 삼는 건 왜일까요? 길들이고 싶은 거다. 불편한 거다.

'교원능력개발평가'라는 것도 처음에는 너무 억지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다가 10년간 개선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그동안 전교조가 계속 부당한 내용들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교과 교사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평가를 매길 수가 없다. 그래서 올해는 1명 이상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까 거의 담임에 대해서 혹은 교장과 교감에 대해서만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학부모의 평가결과는 만족도 조사 평가에서 뺀 지 오래되었다. 처음에는 말도 되지 않은 것을 들고 나타난 거다.

또 기업에서나 가능한 '성과급'을 도입하지 않나. 교사들 중 일을 많이 했으니까 돈을 더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스트레스 받는 걸로도 모자라서 옆에 있는 교사에게도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면 학교는 점점 지옥이 된다. 학교의 일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다른 사람의 협조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런데 무슨 성과를 논한단 말인가. 아직도 성과급을 받을 때 S, A, B로 매기기 때문에 B를 받으면 기분이 좋다. 알고 보면 최하 등급이다. 이 교묘한 꼼수. 이런 걸 만드는 사람들은 꼼수 천재들이다. 담임을 해도 B, 부장을 해도 B. 특색사업을 잘해서 교육장상을 받아도 B. 학교별로 만드는 기준 자체가 점수를 딸 수 없는 기준이면 최상등급을 받을 수 없다. 기준 중에는 연수를 90시간 이상 받아야 하는 항목도 있다. 책을 읽는 건 연수가 아닌가. 영상으로 된 걸 90시간 들어도 되고 외부에 나가서 강의를 들어도 된다. 그런데 그런 것을 안 한다고 자기 계발을 안 한 건 아닌다. 나는 어떤 때는 연수시간이 0(제로) 일 때도 있다. 그냥 최상 등급 안 받고 싶다. 아니 못 받는다. 그러나 최하 등급을 문자로 받게 되면 완전 기분 나쁘다. 열 받는다

학교가 민주화 되어야 하는데 보수가 득세를 하면 학교가 아파진다. 분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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