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정치에 관련된 신문기사를 얘기해도 정치얘기란다. 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 하든지 야당 대표 이야기를 하든지 서울시장 이야기를 하든지 정치인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 무조건 정치얘기란다. 그리고 학생들을 상대로 선동했다고 한다. 선동한다고 따라올 애들도 아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 선교단체에 소속된 교사가 기독교 관련 동아리를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종교교육을 시켰다. 이것은 종교를 강요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잘못된 처신으로 보인다. 무엇이 좋다, 믿어라, 믿어라고 한다면 적극적 포교활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정치 이야기는 사실을 전달해도 선동이란다. 그래서 그냥 피한다. 아이들이 왜곡해서 들을 때도 있다. 왜곡하고 부풀리면 교사만 바보 된다. 안 가르쳐주면 된다. 뭘 힘들게 가르치냐. 가끔 아이들 중에서는
'샘, 몇 반에 누구는 일베예요.'
'그래?'
'근데 걔가 샘 좋아해요.'
일베 취향도 참 고상하지. 나를 왜 좋아하냐? 뭣 때문에 좋아하는지는 안 물어봤다.
그 반에서 정치발언을 할 때 신중해야 한다. 없는 얘기도 지어내면 피곤해진다. 하지 말자. 이러다 보니 점점 안 가르친다. 우리 아이들에게 경제, 정치 무능아를 만들어도 될까? 팩트는 전달하고 판단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정치 교과서가 있어도 다분히 가치관이 반영되는 인문학이다 보니 아, 다르고 어, 다를 것 같다. 과학도 지식만 전달될까? 누구는 복제를 찬성하고 누구는 복제를 반대하지 않는가. 교사는 중립적인 기계가 아니다. 누가 칼을 대고 경계를 그을 수는 없다. 교실에서 말하는 건 자유다. 국회의원들은 왜 면책권을 갖는가. 특권 속에서 책임지지 못할 막말들을 쏟아내지 않는가. 힘없는 최말단 학생 도우미로 전락한 교사들. 닥치고 AI처럼 정보전달 기계로만 살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정치개념은 부모와 똑같다. '우리 아빠가 그랬어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