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2 시모음

눈치

by 신기루

알아채기


저기 쓰레기는 안 버려요?

네가 버리는 거잖아는 말투다

어제 하루종일 종이를 갈아댄 건 넌데

버리라고 내놓으면 버리죠며 버틴다

그제야 굼뜨게 일어나서 파쇄 종이봉투를 꺼내려고 한다

그 사이 아이들이 와서 종이가루를 끄집어낸다

어제 그렇게 종이를 많이 부셨으면 지가 정리하고 새 봉투 끼웠을 텐데

적어도 나라면

한 번 두 번 예상 기대치를 삐끗하면 두고 봐야 나만 상처받을 것 같아 피한 인간이 한둘이 아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삐끗할 때가 많았겠지

어차피 삐걱대는 인생. 제맘대로 구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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