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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Jan 12. 2022

카핑 베토벤

미국, 독일, 헝가리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

에드 해리스(베토벤), 다이앤 크루거(안나 홀츠)



 1824년 드디어 10년 만에 9번 교향곡이 완성되었다.

그 당시 악보를 정리하는 직업이 있었다고 한다. 안나가 베토벤의 악보를 카피한다. 안나 역시 음악 작곡을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지만 여자가 음악을, 그것도 작곡을 하는 것에 대해 당당히 인정받지 못 한 시대인 것 같다. 영화에서는 베토벤이 지휘할 때 도움을 주는 역할을 안나가 하는데 실제로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을 것 같다. 청력을 상실했으므로.

 오랜만에 9번 교향곡을 아주 길게 영화 속에서 들어봤다. 베토벤 음악을 많이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당시 베토벤을 이단이라고 욕하거나 새로운 음악이 대세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음악이나 예술은 취향이 너무 다르고 흐름도 빨라서 명작들도 당대에는 소홀히 취급받는 경우들이 흔히 있다.  

 안나는 베토벤 음악을 좋아했고 그에게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보여준다.  베토벤은 그녀의 작곡을 혹평한다. 안나는 '왜 사용하지도 못 할 재능을 신은 주었는가'라고 괴로워한다. 베토벤 역시 '신은 음악적 재능은 주고 왜 귀는 멀게 하였는가'라고 괴로워한다. 천재적 재능과 청력 상실은 신의 장난이라기엔 너무 비극인 거지.

 이렇게 엇박으로 놀아나는 것들이 우리 인생에는 너무 많다는 것. 그러나 듣지 못함으로 인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침묵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즉 또 다른 세계를 알게 되었다는 그의 말은 항상 또 다른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다른 열림, 공간, 틈.

 남들이 경험하지 못 한 것을 경험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또 하나를 얻은 것이다. 이렇게 위로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다른 것을 찾고 볼 수 있고 할 수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는 있다. 결핍의 대가.

 예술가는 자신을 믿어야 한다. 영혼이 들어가야 한다. 열정이 있어야 한다. -주옥같은 대사들~

그녀가 작곡한 음악을 보고 베토벤 음악을 카피했다고 하면서 자신을 넘어가야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야 한다고. 제2의 베토벤은 안 된다고~~

 감상 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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