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2 시모음

나의 꿈

by 신기루

언니, 나 붙었어.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건 그녀. 6수째 드디어 장학사 시험에 붙었다고. 어휴, 그간 얼마나 떨어졌을 때마다 마음 졸이고 불안하고 힘들었을까. 드디어 한 고비 넘어갔네. 앞으로 장학사도 힘들고 교감도 힘들고 교장도 힘들겠지. 일 하는데 힘들지 않는 일이 있나. 아무튼 지금은 큰 산을 넘었으니 얼마나 기쁠까. 나는 장학사, 교감, 교장이 꿈이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가르치는 게 좋았다라고 하면 누가 믿을까? 정말 그랬다. 재밌었다. 손바닥도 때려가며 가르치던 시절도 있었고 자율학습을 강조하던 시절도 아이들과 호흡이 잘 맞았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점점 낯설게 느껴지고 이해못하게 느껴지는 순간, 나왔다.

후배가 붙었다고 환호를 할 때 너의 꿈은 이루어졌구나. 그럼 나는? 생각해보면 고3때 대입원서를 쓸 때 당당히 '문예창작과'에 가겠다고 담임에게 얘기했다. 왜?라고 묻자 -시 쓰려구요. 그런데 담임이 - 니 성적이면 여기도 되는데? 라며 커트라인으로 빼곡한 대학교 중 한 곳을 찍은 게 국어교육과. 착한 학생은 문예창작과를 주장하지 못 하고 국어교육과로 가면서 인생이 바꼈다. 그 비쩍마르고 키 큰 고3 담임샘 덕분에 밥 걱정은 안 하고 살았지만 글쓰기와는 점점 멀어지는 삶을 살았다.

나의 꿈은? 지금부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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