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by 신기루

드디어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왔다. 호스피스에 가면 사람을 편안히 죽음으로 이끈다고만 생각했다. 물론 말기암환자들은 결국 죽음에 이르겠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수액만 주는 걸로 오해했다. 그래서 무작정 회피하고 집에 있으려고 했다. 그렇다고 요양병원에 가서 영양제 주입만으로 연명하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주변에서 요양병원과 호스피스로 나뉘어 의견이 분분하여 결정을 못 한 채 가정형 호스피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퇴원 후 집에 있은지 9일만에 결정적으로 욕창이 생겼다.

우리는 편히 가는 쪽을 선택했다. 병원에 들어오는 건 언제나 쉽지 않다. 환자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아픈 환자는 늘 몇 시간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 그날도 119에 전화를 했다. 세 명의 구급대원이 왔고 엄마를 업고 3층에서 내려왔다. 응급차에 실려 가면서 곧바로 구토를 했다. 몸이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서 조금만 움직여도 구토를 한다. 물론 십이지장암의 특성상 구토를 자주 하는 것도 있고. 간신히 응급실에 도착하자 열이 38도라 코로나가 의심된다고 응급실에 입실이 안 되었다. 환자들은 열이 나는 게 일상인데. 그래서 구급차 안에서 수액을 맞으면서 기다리다가 관찰실로 들어갔다. 관찰실은 환풍 소리도 크고 약품 냄새도 난다. 몇 시간 뒤 코로나 음성이 뜨자 그곳에서 나와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잤다. 의자 두 개를 연결하고 자다가 다시 일어나니 절대 잘 수 없는 구조였다. 잠이 쏟아지니 어떻게 구겨서 잤나 보다.


침 9시가 넘어서 호스피스 병동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여자 병실은 만실이라 남자 병실을 비우고 우리가 들어갔다. 일반 입원실보다 조용했다. 병동 자체도 덜 분주하고. 일반병원에서 고영양제를 투입하는 것만 빼고는 환자에게 약물 처치를 하는 것은 다 똑같았다. 환자에게 고영양제가 부담되어 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럴 거면 일찍 들어올걸 후회가 된다. 괜히 9일간 집에서 둘다 고생만 했던 것이다. 환자는 병원에 있는 게 맞다. 가정 간호는 두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 환자는 말 그대로 환자이니까 병원에서 관리해야 한다.


여전히 먹는 게 문제이다. 저녁으로 나온 죽을 두 숟갈밖에 못 먹었다. 그래도 비타민c 수액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 관장도 하면서 노폐물 제거도 했고. 집에서보다 편안하게 자는 것 같다. 나의 잠자리는 매우 불편해졌으나 마음은 가볍다. 그냥 맡기면 된다. 그들이, 전문가가 다 해준다.


호스피스마다 환자를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하니 어떤 의료행위와 식사들을 제공하는지 비교해 보고 가면 좋겠다. 여전히 물도 쓰고 음식 맛이 없다고 엔커버와 배즙만 먹고 있다. 엄마와의 마지막 동행은 지금까지는 잘해 온 거 같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에도 내가 한 선택이 최선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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